2010년 5월 13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강요, OUT!

강요, OUT!



잘못된 대학 내 음주문화가 또 사고를 쳤다.

신입생 대면식에 참여했던 여대생이 과음으로 꽃다운 나이에 피어보지도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는 사건이 터진 것이다. 선배들의 강요에 못 이겨 마신 술이 화근이라고 한다.

해마다 대학가 음주사고로 아까운 젊은 목숨이 사라지고 있다. 교육 현장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책임을 통감하게 되지만 근절될 기미가 없으니 걱정이다.



적당한 음주는 서먹한 대면을 화기롭게 해 주는 양념이 될 수도 있다. 저마다 알아서 주량만큼 마실 수 있는 정도에서 진행되는 음주 분위기라면 논란거리가 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음주문화가 개인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분위기로 주도된다는 점이다. 막무가내로 권하는 술을 통해 서로의 일체감을 확인하려는 그릇된 사고에 길들여진 병폐 때문에 술자리의 비극이 지속되고 있다. 과음이 기분전환의 청량제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사지로 내모는 극단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는데 이를 간과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음주의 강요가 자칫 살인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앞서 여러 불운한 사건을 통해 익히 경험하면서도 여전히 같은 파행이 반복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강요’에 의한 폐단은 비단 ‘음주문화’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강요'에 잠식당한 기분이다. 1등을 위해 ‘학력’을 강요하고 취업을 위해 ‘스펙’을 강요하고 경쟁력을 위해 ‘아름다움’을 강요하고 출세를 위해 ‘인맥’을 강요하고 부귀영화를 위해 ‘황금’을 강요하고 심지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슬픔’까지도 강요하고 있는 사회가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게 학력지상주의에 매몰되고 자본 우선 논리에 지배받으며 서서히 탈색돼가고 있다. 사회 곳곳이 ‘강요’의 틀에 조종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발성이 배제된 채 강요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는 비전이 없다. 더 나아가 강요에 의한 횡포로 빚어지는 결과물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무슨 일이든 스스로 판단한 개인의 선택은 우선적으로 존중돼야 한다. 개인의 주장하는 바가 최소한 반사회적이거나 반인륜적인 범주에 들지 않는다면 배제될 이유가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획일성이나 동질성, 그리고 정통성조차도 개인의 선택 앞에서는 훼손을 감수해야 할 부차적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한 개인이 소신을 내세운다면 그 어떤 정황보다 우선적으로 보호되고 받아들여져야 옳다. 개인의 인격 존중보다 우선 할 수 있는 가치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같은 가치관이 기본 룰로 설정되고 작동되는 사회만이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희망을 노래하고 소망을 품을 수 있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고 했다. 강요하지 말라.

동일성, 효율성, 하나되는 사회 등의 구호로 아무리 미화해도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 특히 모범을 보여야 할 군이나 검찰, 정치권을 비롯한 지도계층에 까지도 강요문화가 여전히 건재한 현실은 구성원을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구시대의 낡은 관습을 벗지 못하고 퇴행한다면 결과는 너무나 뻔할테니까 말이다.

한시라도 빨리 구시대 잔유물을 치우고 성숙한 인격 사회를 구축하는 길만이 대한민국 미래를 밝히는 길이다. 강요에 의한 횡포가 더 이상 이 땅에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단결된 힘을 발휘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인 것이다.
(2010 .5. 13)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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