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5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꽃들에게 희망을

꽃들에게 희망을

세계 무대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유명 비보이 그룹의 병역비리 행각이 적발됐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꾸며 병역을 면제받았다가 뒤늦게 덜미를 잡힌 것이다. 군대를 가게 되면 춤 실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아 어리석은 짓을 했다고 고개를 떨구고 있는 이들을 보니 나무람만 앞세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비보이로 통칭되는 이들의 춤은 요즘 젊은이들 뿐 아니라 나이가 꽤 든 우리들도 좋아한다. 오늘 날의 세계적인 명성도 자기들 나름대로 오로지 춤을 추고 싶은 열망 하나만 가지고 일궈낸 결과다.
이런 비보이들에게 군 입대로 인한 2년간의 공백은 치명적인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춤의 특성 상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고 평생에 걸쳐 기량을 발휘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범죄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잘못된 시각이지만 군대가 젊은이들 미래의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가 젊은이들에게 특기나 창의성을 단절시키는 죽음의 공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젊은이들 탓만 할 게 아니다.
우선은 군 당국이 시간만 낭비하고 배울 게 없는 곳이라는 등 군부대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에 따른 문제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군대가 젊은이들에게 두려운 공간이 되지 않도록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군대가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왕에도 문화 예술 체육 계통의 입대자들을 위한 특별 병역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운동선수들은 국군체육부대에서 선수 활동을 계속할 수 있고 프로 게이머들은 공군 전산병 등으로 기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제도들 말이다.
이 제도를 특별한 소양을 가진 일부에게만 적용시킬 게 아니라 전체 입대자를 대상으로 확대하는 건 어떨까 싶다. 저마다의 개성에 맞게 기량을 연마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거다. 이를 위해 다양한 병역관련 프로그램을 활성화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번 기회에 군 당국도 젊은이들도 서로 달라진 마음으로 만나길 바란다.
군 당국은 군대를 젊은이들에게 가능성을 길러주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준비하고 젊은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힘을 합한다면 최강의 선진군대의 면모는 저절로 갖춰지게 돼 있다.

9명의 비보이들을 더 이상 코너로 몰지 말자. 비난과 매도만이 능사가 아니다.
젊은 날 한 때의 오류로 인생 전체를 망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들 스스로도 참회했듯 어리석은 판단으로 인한 철없는 행동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사회였으면 싶다. 지금이라도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또 다른 가능성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선처를 베풀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희망을 만들어 내자. 젊은 꽃들에게 희망을 주자.
(2010. 5. 5)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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