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4일 토요일

홍문종 생각 - 선거 풍경

선거 풍경


오늘도 총구 앞에 나서는 긴장감으로 하루 일과를 연다.
어김없이 무책임한 흑색선전과 입에 담기조차 꺼려지는 인신공격이 선거판을 휘젓고 다닐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거짓과 음해가 난무하는 선거전에 나선 만큼 감수해야 할 숙명이건만 여전히 적응이 어렵고 난감하기만 하다. 당할 때마다 아프고 쓰린 건 둘째 치고 이 난장에 함께 섞여야 한다는 사실이 한없이 부끄러울 뿐이다.
정책과 비전대신 비열하고 살벌한 공세가 목청을 키우는 현실이 주는 자괴감이 더 큰 상처가 되는 것 같다.
그 것 말고도 속상한 일이 많다.
어렵사리 눈길을 맞춰 내민 명함을 매몰차게 외면하거나 새누리당 명함은 안 받는다고 눈 앞에서 내동댕이치는 상황도 있다. 심지어 8년 만에 나왔는데 면전에서 아직도 출마하느냐는 면박으로 기운을 빼는 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감지되는 희망의 사인들이 있다.
그런 것들이 나로 하여금 심신이 강건한 후보로 뛰게 하는 동력이 되고 있으니 다행이다.
이른 새벽, 전철역에서 출근길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서 있노라면 한잔 커피로 꽁꽁 언 추위를 녹여주는 따뜻한 손길이 주는 배려가 고맙다. 길거리 유세 중 빗줄기라도 만날라치면 수줍게 우산을 내미는 호의를 만나는 반가움도 내 희망의 한 줄기다. 국밥 한 그릇이나 슬그머니 넣어주는 삶은 달걀 몇 알의 소박한 관심으로 천군만마의 위력을 보태주는 이웃의 말없는 응원도 막강한(?) 배후라 할 수 있다. 꺼칠한 손길로 내 손을 잡으며 “반드시 당선돼 지역을 위해 필요한 일꾼이 되어 달라”는 주문은 과묵하지만 강력한 명령이 되어 전열을 가다듬게 하는 힘이 있다. 구태여 요금을 안 받겠다고 손사래를 쳐서 실랑이를 했던 택시기사님의 호의도 무지 기운나게 하는 응원이 됐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생성하는 에너지는 생각보다 막강하다.

따뜻한 정들이 있기에 세상은 확실히 살 만하다는 생각이다.
그 격려들을 앞세워 오늘도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선거현장으로 향한다.
앞으로 16일 남은 이 선거전에서 승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다지며 .

(2012. 3. 25)
...홍문종 생각

2012년 3월 22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홍문종입니다

홍문종입니다


“안녕하세요. 기호 1번 홍문종입니다”
‘선택’받고 싶다는 절박함으로 ‘홍문종 세일’에 최선을 다하는 나날의 연속이다.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을 누비는 후보자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끔씩 ‘나 자신, 과연 최상의 후보인가’라는 성찰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주저함이 있는 현실이다. 어떻게 해서든 선거에서 당선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긴 하지만 말이다.

허물과 약점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나름의 장점을 쓸 만한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후보들 사이에서 쉽지 않은 선택으로 유권자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후보자의 학력 경력 등이 유권자의 판단과 선택을 돕는 주요 기준으로 동원되고 있는 것일 게다. 그런 이력들이 그나마 후보자의 경쟁력과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변별력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평소 공평무사한 선택과 책임있는 투표로 제대로 된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거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후보자로 나선 지금은 가치기준이 많이 달라졌다. 지연이니 학연이니 연고 의존도가 높아졌고 아무리 적은 인연이라도 내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그렇게 섭섭하고 속이 상할 수 없다. 마음만 상하는 게 아니라 인간관계도 금이 가게 될 우려가 크다.
엊그제만 해도 시의회 의장을 지냈던 동네 지인이 자신의 동향인 야당 후보와 다정하게 말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는데 가슴이 무너지는(?) 듯 했다. 내 선거구는 아니지만 그동안 여러 인연을 나눠왔던 전직 시장이 야당 후보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같은 심정이었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 싶으면서도 섭섭함을 주체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해지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상대방이 먼저 섭섭함을 느낀 결과물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르면 반성의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서운함만 키울 일도 아니라는 보다 선거는 선거 일 뿐이라는 평상심을 잃지 말아야겠다.
경쟁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함께 해야 할 소중한 이웃이다.
평상심을 마음의 중심에 새기고 선거에 임하겠다.
그렇게 정진하며 경쟁에 살아남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

(2012. 3.22)
....홍문종 생각

2012년 3월 14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구두수선소 주인장

구두수선소 주인장


풍족하진 않지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자족할 줄 아는 모습만으로 주위를 행복하게 해 주는 이웃이 있다. 의정부 신곡 1동 발곡중학교 앞 사거리에 위치한 가판, 3평 남짓한 구두 수선소 주인장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 나의 열혈 팬(?)이기도 하다. (맹렬하게 지지해 주시니 힘이 납니다^^=)

그의 일과는 아침 7시, 일터의 문이 열리면서 시작된다.
오래 전부터 칼같이 지켜온 출근 시간이다. 어기는 법이 없다.
그의 손끝에서 구두는 물론 망가진 우산이나 가방 등이 새롭게 소생하는 모습이 놀랍다. 도장도 파고 문패도 써주는데 예사롭지 않은 장인의 솜씨가 훈장처럼 빛나고 있다.
내게도 승리의 염원을 담아 도장을 하나 파 주었는데 한 눈에 들어오는 녹록치 않은 솜씨였다.
가족의 생계를 걸머지고 허덕이던 예전이면 몰라도 두 자식, 남부럽지 않게 잘 가르쳐 출가까지 시킨 지금은 조금 여유를 가지라는 주위의 채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좁은 박스 속에서의 고된 일과를 고집하고 있는 그다. 육십 중반에 이르도록 성실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자부하는 우직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예전에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책임 때문에, 지금은 손자 손녀의 손에 부담없이 용돈이라도 쥐어줄 수 있는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 일을 놓지 못하겠다는 사정을 듣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저마다 소설책 몇 권 분량의 ‘사연’이라고 자신의 인생을 하소연하지만 신산하기로 따지자면 그 역시 간단치 않은 삶을 살았다. 2살 무렵 아버지를 따라 고향인 목포를 떠나와 용산 천막촌에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열악하기 짝이 없는 환경이었지만 고난으로 점철된 인생 전체에 견주면 서곡에 불과했다. 설상가상 빚을 내어 천막에 2층을 조성해서 세를 주는 식으로 삶의 궁핍을 벗어나려던 부친의 ‘꿈’은 느닷없는 화마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고 44세의 짧은 삶을 마감케 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화재로 상계동 집단촌 9평 판자집을 얻어 이주하게 됐지만 화병을 이기지 못한 아버지는 13살부터 17살에 이르는 4형제에게 ‘도둑질 하지 말고 인사 잘하고 착하게 살라’는 유언을 남기고 돌아가셨다.
졸지에 가장을 잃어버린 가족의 삶은 오롯이 그의 짐이 되고 말았으니 그 고생이 오죽했을까 싶다.
선친의 유언을 가슴에 담고 온갖 거친 일을 하며 세상을 살면서도 자신의 삶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다. 동생들을 돌보느라 정작 자신은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다는데 유일한 학교 동창인 당시 친구들과 지금까지 평생 우정을 나누고 있는 근황을 말하면서 웃는 모습이 참으로 진솔해 보였다.

이상이 어느날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가 내게 털어놓은 고달픈 인생사의 전부다.
그런 식으로 내게 마음을 열더니 열렬한 지지자가 되셨다.
나 역시 자라면서 6.25 때 월남한 이후 실향민으로 고달프고 아프게 살아온 부친의 삶의 궤적을 수없이 들어왔기에 신산한 그의 과거가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았다. 제법 긴 시간을 먹먹한 가슴으로 경청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 때는 손을 잡고 들어주는 도리 밖에 없었지만 마음 속으로 다짐한 건 있다.
'이런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야겠구나.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정치를 해야겠구나'

(2012. 3. 15)
...홍문종 생각

2012년 3월 6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순혜' 이야기

'순혜' 이야기


결혼 4년 만에 얻은 큰 딸 ‘순혜’는 태어나기 전부터 온 집안의 기대와 관심을 모았던 아이다. 아버지께서는 (지금 큰 아들이 쓰고 있는) ‘순일’이라는 이름을 준비해 놓고 출산일을 꼽으셨을 정도다.
은근히 장손을 기대하셨나본데 나는 딸이어서 더 기뻤다.
솔직히 아버지로서의 행복을 처음 알게 해 준, 어여쁘고 소중한 딸아이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라는 생각이다. 특히 태어난 지 10일 만에 이름도 없이 하나님 품으로 가 버린 첫 번째 아이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지 순혜를 향한 나의 마음은 언제나 ‘순애보’ 그 자체다.
이 땅에 사는 대부분의 아버지가 그렇듯 나 역시 딸이라면 꼼짝 못하는 ‘딸 바보’가 되고 만 것이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운 딸내미가 선거 현장에서 일당백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생각만 해도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처음부터는 아니었다.
딸은 당초 선거 지원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아쉽고 섭섭하지만 할 수 없지, 체념하는 심정이었다. 생각이야 굴뚝같았지만 아들도 아닌 딸을 거리로 내모는 게 좋은 모양새가 아니지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빠 혼자 힘드신 것 같아 도와야겠어요.’ 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딸은 자신이 하던 일을 올 스톱 시키고 여전사로 나섰다.
새벽부터 전철역 앞을 누비며 한 사람에게라도 명함을 더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투지로 날마다 새로운 의욕을 불어넣어주는 딸 아이가 정말 대견스럽다. 평소 무언가를 얻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딸을 보지 못한 나로서는 아빠를 돕느라 체면 따위는 아랑곳 않고 열심을 내는 아이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자신의 모교인 신곡초등학교와 의정부여중이 내 선거구에 있다며 동창 명부를 들고 나오는 딸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지며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맏딸은 살림밑천이라더니 틀린 말이 아님을 부쩍 절감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유난히 작은 몸집을 하고 딸의 이름으로 순혜가 내게 왔던 처음 순간의 행복을 기억하고 있다.
가끔씩 커피포트만 했다고 놀리기도 했는데 딸의 나이가 어느 새 서른을 목전에 두고 있단다.
속절없이 빠르기만 한 세월 너머로 문득 잡히는 생각이 있다.
딸이 시집 안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그동안 손녀 딸 시집 안 보낸다고 성화이신 어머니 걱정을 덜기 위해서라도 딸 혼사에 적극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달라졌다.
오래도록 나하고 같이 살았으면 싶다.
아무래도 딸의 정치적 조력을 바라는 속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아 캥기는 마음이다.

"순혜야, 나 정말 나쁜 아빠인거야? 그런 거야?"

(2012. 3. 6)
...홍문종 생각

2012년 3월 3일 토요일

홍문종 생각 - 늦둥이 예찬

늦둥이 예찬


셋째 순범이는 하늘이 주신 선물이다.
계획에 없던 터라 망설이다가 힘들더라도 낳는 게 좋겠다는 어른들 말씀에 힘입어 세상에 나온 늦둥이였다.
그렇게 태어난 녀석이 어려서부터 부모를 크게 거스르는 일 없이 말 잘 듣는 순둥이로 자라더니 어느 새 180cm의 키와 식스 팩의 몸매를 자랑하는 청년으로 장성해 있다. 5월 군 입대를 앞두고 휴학 중인데 공수부대나 해병대처럼 군기 센 부대에 자원해서 남아의 기상을 단련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남의 사정을 헤아릴 줄 아는 속 정 깊은 인품이 녀석을 돋보이게 한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내겐 여전히 컴퓨터와 친구에 빠져있는 철부지 어린애에 불과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녀석의 진가를 재발견하면서 놀라고 있다.
녀석은 확실히 복덩이였다.
후보 공천 면접 심사에 갔더니 애가 셋이면 3점을 가산해 줬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복덩이가 내게 주는 ‘복의 서곡’에 불과했다.
선거 현장에서 천군만마의 소임을 다하는 녀석의 활약이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오늘 아침에도 새벽 전철역을 향해 대문을 나서는 아들의 뒷모습 때문에 가슴이 뜨거워졌었다.
처음 나설 때만 해도 수줍음에 우물거리던 녀석이 이제는 의정부 전체에서 명함 돌리기 선수로 정평을 얻을 만큼 노련해진 모습이다.
나름 인기도 만만치 않은 눈치다. 어르신들은 귀엽다고, 아주머니들은 예쁘다고, 아저씨들은 예의바르다는 이유로 녀석에게 호감을 보이시는데 그 호감들이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야행성인 탓에 느지막한 ‘아점’을 즐기던 녀석이 날마다 새벽 기상을 실천하는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다. 평소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이른 시간인데도 어김없이 지하철 입구에서 새벽 출근길 표심을 호소하고 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솔직히 힘이 난다. (이런 상황이니 어찌 복덩이 타령을 안 할 수 있겠는가)

부모님께 순범이 얘길 해 드렸더니 이 참에 ‘늦늦둥이’ 하나 더 낳으라고 말씀하셔서 웃음바다가 되었다.
여러분께도 늦둥이 계획을 권하는 바다.
생의 가산점은 물론이고 로또보다 더한 횡재를 분명 만나게 될테니.

복덩이 순범아, 고맙고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다음 블로그는 딸 자랑으로 팔불출이 될 각오이니 기대하시라>

(2012. 3.3)
....홍문종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