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9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시인의 소망으로

시인의 소망으로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1시를 훌쩍 넘긴 귀가길이다.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걸음을 옮기다가 어쭙잖은 철학자가 되어버렸다.
무심코 눈에 들어온 선거 현수막 때문이다.
현수막 자극이 ‘의정부을 선거구’를 뛰고 있는 후보군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문.
‘나 자신 저들에 비해 어떤 점에서 더 낫다고 생각하기에 이 치열한 경쟁구도에 서 있는 것일까?’


선거만큼 적자생존의 법칙이 리얼하게 적용되는 공간이 있을까?
인간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선거야말로 생존 원리의 모범답안이라는 생각이다.
적지 않은 후보군들이 뛰고 있는 이 지역만 해도 결코 만만치 않은 생존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경선을 거쳐 본선까지 진출하는 과정만 해도 쉽지 않은 경쟁력이 요구되는 만큼 갈수록 분위기가 살벌해지고 있다. 인간이기에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조차 쉽지 않은 형국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처연한 현실에 인간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다.
오로지 경쟁에서 살아남아 여의도에 입성하겠다는 일념뿐이니 오죽할까 싶으면서도 서글픔이 없지 않다.


'인간의 본성은 신에 가까울까? 짐승에 가까울까?’
결국 선거만큼 인간의 신성과 수성에 대해 제일 잘 정리된 설득력을 보여주고 있는 경우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반인반마의 외형으로 등장하는 켄타우로스처럼, 신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면서 신성과 수성을 양립하는 인간의 특수성이 망설임 없이 발휘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스스로를 향한 의문에 답을 구하다가 문득 큰 위안을 받는다.
결국 내 행동이 하늘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살아왔다.
그런 의식적인 노력들이 나 자신을 깨어있도록 자극했고 이성적 판단을 도왔다는 것을 알겠다.


윤동주의 ‘서시’를 입안에 굴려본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기원했던 시인의 순결함이 손에 잡힐 듯하다.
시인의 숭고한 삶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어지러운 정치현실을 정화시키는데 일조하는 정치인이고 싶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대한민국 정치를 실현시키고 싶다.
시인을 닮고 싶은 소망을 가슴에 다지며 그렇게 2월의 마지막을 접는다.


(2012. 2. 29)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26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공천 면접

공천 면접


공천심사 면접을 위해 실로 오래간만에 여의도 당사를 찾았다.
익숙했던 공간과 해후하는 반가움도 있었지만 오랜 공백이 주는 서먹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면접을 기다리는 예비후보자들과 취재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대기실에 들어서니 비로소 나의 처지가 실감됐다.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면접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는 상황, 그것이 적나라한 나의 현실이었다.

면접과정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다.
특별한 변별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떨리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집 거실에 앉아있는 것처럼 마냥 편한 것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인간의 능력은 약간은 몰라도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특성이 가진 설득력 때문에 갈등 없이 누군가의 손을 선뜻 들어주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직업상 면접관으로 면접에 참여하는 일이 많은 나 역시 그런 경험이 많다.
교수나 직원 채용은 물론 학생 선발에 이르기까지 일 년이면 몇 번씩 면접관의 위치에 서야하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피면접관 신분으로 나선 이번 공천 심사 면접은 상당히 파격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994년 지구당 위원장 임명 당시의 면접심사를 빼고는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번 경험으로 얻은 게 많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면접 심사대에 나선 ‘을’의 입장을 더 잘 헤아릴 수 있게 된 점이 그렇다.
역지사지로 균형있고 합리적인 판단의 준거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면접관의 일방적 논거만으로는 결코 해낼 수 없는 부분이라는 건 누구나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기자들이 내게 유독 관심을 많이 보였다.
면접이 끝난 후에도 기자들에 둘러싸여 이런저런 질문을 받았다.
싫지 않은 현상이었다. 여유있는 표정과 말투로 기자들 질문을 좀 더 세련된 정치적 제스처로 받아치고 싶다는 욕구가 내 안의 정치 DNA를 되살려내고 있었다. ‘거물이라 역시 다르다’는 립 서비스의 낯간지러움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 넘기며 서서히 ‘돌아온 장고’가 되어가고 있는 내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그렇게 정치 속으로 성큼 성큼 큰 걸음을 옮기며 자연인 홍문종에서 정치인 홍문종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지금부터 ' 진짜'가 시작되고 있는 셈이었다.

(2012. 2. 25)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23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약수터 민심

약수터 민심


오늘은 불암산 뒤편 길로 해서 금오약수터를 향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의 시작을 열었다.
새벽 약수터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맑은 공기를 즐기고 있어 명함을 돌리는 손길을 바쁘게 했다.
본래의 목적을 잊게 할 정도로 청량한 신 새벽에 흠씬 젖어드는 순간이 행복했다.
심호홉을 통해 들어오는 달디 단 공기도 더 없이 좋았다.

그렇게 한바탕 명함 돌리는 퍼포먼스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청룡쉼터를 향했다.
산을 조금 오르다 보니 여느 헬스클럽 못지않은 위용을 자랑하는 컨테이너 박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운동을 마치고 땀을 식히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드리자 반색하거나 심지어 후보는 돈 쓰면 안 된다며 커피까지 타다 주셨다. 부모님과의 친분을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다. 이미 고인이 된 이들을 거론하기도 했는데 아버지 쪽 친구가 대부분인 걸 보면 확실히 여성의 평균수명이 훨씬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께서 국회의원 하실 때는 일 밖에 모르셨고 어머니는 항상 겸손하고 검소하셨던 분’이라면서 아들인 내게 같은 주문을 하며 기대감을 표명하는 분도 계셨다.
모두가 부모님과의 인연과 무관하지 않은 관심과 호의였다.
지금껏 인생을 잘 살아오신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는 호의였다.
실제로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시는 분도 계셨다. 아버지보다는 서너 살 아래 연배인 어르신인데 언젠가 당신 집안 애사를 소홀히 하셨다는 게 이유의 전부였다.

오후에 찾아 뵌 봉선사 주지 스님에게서 이생과 전생, 인연, 업보 등에 관한 법문을 들었다. 문외한의 지경을 넓히고자 용을 썼다.
어설픈 불자의 심경도 헤아려졌다.
그러면서 내가 남긴 흔적이 자식은 물론 국가 등에 어떤 모습으로 작용하게 될 지 상상해 봤다.
삶을 잘 꾸려나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특히 부모로서의 삶에 얼마나 신중한 처신이 요구되는지도 깊이 생각했다.
새벽 약수터 민심을 통해 확실히 깨닫게 된 삶의 진실이다.

(2012.2.23.)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21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초심을 굽다

초심을 굽다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 중 가장 괄목할 만한 변화는 더치페이에 철저해진 모습이다.
특히 식당에서, 일행이 있어도 내가 먹은 밥값만 계산하는 -여전히 뒤통수가 뜨겁긴 하지만- 놀라운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 아버지 선거를 돕던 때만 해도 선거철 특수를 제일 먼저 누리는 곳은 아무래도 식당가였다.
그러나 그 정황이 식당주인은 몰라도 종업원들까지 행복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그 후부터는 식당에 가면 되도록 주방과 홀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인사드리는 성의를 보이고자 했다. 지나가는 말로라도 그분들의 속내를 헤아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식당에서 식사하시는 분들은 물론이고 주방에 들어가 일일이 명함을 돌리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지금,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생각이다.
유난히 식당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교감을 잘되는 느낌이다.
낮에 찾았던 ‘해주곰탕집’에서도 그랬다.
주방에 들어가 명함을 드렸는데 명함을 받으면 한쪽에 밀어놓고 말던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였다.
후보의 학,경력을 꼼꼼히 따지거나 정곡을 찌르는 질문과 시의적절한 코멘트 등으로 관심을 보여 주셔서 감사했다. 한결 성숙해진 시민의식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주문이 끊이질 않는 선거현장은 여전히 난제로 존재한다. 들르는 곳마다 ‘홍씨건 김씨건 우리는 별 관심 없다. 오로지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아우성이 주를 이루는 현실이다.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민망하고 죄송한 마음에 풀이 죽는다. 국민의 기본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이런 저런 공약만 번지르르하게 늘어놓는다는 생각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심지어 우리에게 정치가 존재하기나 하는 건가 싶은 자괴감마저 있다.
앞으로는 국민에 대한 두려움을 정치의 기본 도리로 세워 좋은 정치를 해보겠다고 추슬러보지만 움츠러든 어깨가 펴지는 건 아니다.

그나마 나중에 들른 ‘신곡실버문화센터’에서 마음이 편해졌다.
힘 있는 필체로 붓글씨 연습을 하시던 어르신께서 주신 덕담 때문이다.
어르신은 내 명함을 한참 들여다보시더니 나를 불러 세우셨다.
그리고 새누리당이 ‘국민이 하나되는 세상’이라는 뜻도 그렇지만 순수한 우리말 표기가 특히 좋다‘고 칭찬하셨다.
놀라울 정도로 상당히 깊이 있는 식견이었는데 그나마 위로가 됐다.

쌀쌀한 밤공기를 벗 삼아 집으로 돌아가는 이 시간, 이런 저런 일들을 되새기고 있다.
그렇게 초심을 굽고 있다.
변함없는 초석이 되길 빌면서.

(2012. 2. 21)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19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감동의 힘

감동의 힘


후보의 고달픈 행군은 주일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른 새벽, 집을 나서는데 후보 명함을 돌리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딸과 아들이 보였다.
아들은 몰라도 딸은 의외였다.
엊저녁, 딸은 3주 전부터 친구들과 한 약속도 있고 앞으로도 주일 선거운동은 쉬겠다고 했던 터였다.
아쉽기는 했지만 나로서는 딸의 뜻을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을 바꾼 것이다.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온 몸을 휘감더니 딸을 힘껏 안게 만들었다.
고맙고 기특한 내 아이들 ...
천하라도 얻은 양 펄펄 끓어오르는 기운이 선거운동의 피곤함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그날 밤, 딸로부터 ‘주일에는 선거운동을 쉬겠다’던 뜻을 번복하게 된 이유를 들었다.
딸이 거리에서 명함을 돌리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다가오셨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꼭 당선되길 바란다”며 안아줬는데 그 분의 진심이 딸을 감격스럽게 했다. 성당 앞에서 명함을 돌리던 아들에게도 비슷한 경험들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훌륭하신 분”이라며 안아주시던 할머니 등 후보 ‘홍문종’에 호감을 보이는 시민들의 격려를 많이 받았다.
동생과 그런 경험을 나누며, 순간 딸은 생각했단다.
낯선 이들도 저렇게 아버지를 위하시는데 자식인 우리는 더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결국 아버지를 위해 길에 나선 자신들을 따뜻한 말로 격려하고 아버지에 대해 호감을 보이는 시민들의 모습이 내 아이들로 하여금 고된 선거운동을 견디게 하는 에너지원이 된 셈이다.

현장에서의 호응은 ‘후보를 춤추게 하는’ 무한 에너지가 된다.
눈치를 보지 않는 자연스런 ‘홍문종 홍문종’ 연호가 후보를 얼마나 고무시킬 수 있는 지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공감할 수 없다.
택시 기사님들을 찾아간 현장에서도 인기 만점이어서 구름 위에 오른 기분이 됐다.
일부러 택시에서 내려 포옹하거나 ‘홍문종’을 외치는 것으로 자신들의 반가움을 표현했다.
함께 있던 일행이 “기사님들이 어떻게 그리 좋아할 수 있느냐”며 놀라워 할 정도였다.
그렇게 나를 힘나게 했다.

누군가로부터 반가운 대상이 되는 내공은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순간의 모방으로 대체될 수 있는 정서가 아니다.
오랜 동안 반복해 쌓은 정리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특별한 경우를 빼놓고(김연아 등 인기 스타 신분이면 모를까)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택시기사님들의 오늘 환대만 해도 10년을 족히 넘긴 발품으로 그들과 교류하며 쌓은 우정의 결과다.

물론 새누리당 명함을 거절하는 이도 있고 홍문종이 언제 적 홍문종이냐는 일갈도 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오늘도 달릴 수 있는 건, 깊이 숙성된 뜻을 위해 세운 목표에 갈수록 뜨거워질 수 있는 건 , 오래토록 지켜봐 주고 견인해 주는 이웃의 힘이다.
변함없는 성원이 주는 감동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정치 영역에도 벤치마킹하고 싶다.

(2012. 2. 19)
.....홍문종 생각

홍문종 생각 - 일석사조

일석사조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일과가 연속되고 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 홍문종입니다”를 입에 달고 뛰어다니며 새벽별 보고 나와서 새벽별 보고 돌아가는 식의 강행군이다.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몸과 마음이 고달픈 와중에 뜻밖의 ‘덤’이 위안을 주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

첫 번째 덤은 아버지를 돕겠다고 나선 아이들이 만들었다.
이번 선거에서 아이들이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주변의 격려와 칭찬이 아이들을 고무시키는 분위기다. 고생스럽기는 하지만 아버지를 돕고 있다는 자부심에 아이들의 생각도 부쩍 자라나는 느낌이다.
아이들은 이번 과정을 통해 정치하는 아버지를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된 듯 싶다. 나로서도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아이들과의 연대감을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게 묶어주었다.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두 번째는 오래된 친구들과의 재회를 들 수 있다.
선거구를 누비다 보니 가는 곳마다 그리운 얼굴들이 있었다.
부여잡은 손을 놓지 못하고 반가워하는 어릴 적 동무들은 엔돌핀 그 자체였다. 인위적으로는 결코 채울 수 없는 행복이기도 했다. 동네 골목이나 교회 등에서 함께 했던 추억을 나누다보니 새록새록 피어오르는 옛 기억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했다. 생활 영역이 다르다보니 전화조차 나누지 못했는데 죽마고우를 되찾은 기쁨이 생각보다 컸다.

세 번째는 내가 있는 지역 현안에 대해 좀 더 진지한 애정으로 고민하게 해줬다.
이번 선거를 하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기초적인 부분에 대한 주민배려가 생각보다 미흡해서 놀라웠다.
고산동에 있는 고산초등학교는 마을버스 배차간격이 2시간이나 됐는데 그 마저도 일정치 않아 버스 운행 시간표를 불신하고 있었다. 통학에 지장을 주게 되는 건 너무나 당연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역민들이 나서서 스쿨버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게 고민이었다. 어떻게든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절로 들었다.

네 번째는 개인적으로 가장 환영하는 부분인데 저절로 체중조절이 된다는 점이다.
선거구를 발로 누비다 보니 열심히 걷는 것만으로 운동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인위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체중이 감량되고 있으니 혜택도 이만저만한 혜택이 아니다.
선거운동을 하면 할수록 그 효과가 커질 텐데 어찌 선거운동을 게을리 할 수 있겠는가.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일석사조다.
나 역시 일당백의 효용가치로 선택되고 활용되는 후보였으면.

(2012. 2.18)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14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사진발

사진발 굴욕(?)

사진발이 좋다는 말이 상처가 될 줄은 몰랐다.
보통은 칭찬으로 여겨졌던 그 말이 그토록 굴욕적일 수 있다는 건 정말 뜻밖이었다.
지역의 한 행사장에서였다.
막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는데 “사진 잘 나왔네” 하는 소리가 들렸다.
덕담으로 생각해 감사함을 전하려고 고개를 들었는데 문득 감지되는 분위기가 묘했다.
초로의 50대 아주머니 한 분이 나를 겨냥해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못생겼는데 뽀샵 처리한 덕을 톡톡히 봤다는 말을 강조하고 있었다. 한번이 아니라 반복해서, 내가 못생겼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집요한 인신공격이었다.
무슨 대단한 과업이라도 수행하는 양 나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아니 어떻게 그리 심한 말을.... 울 어머니께서 들으시면 큰일 날 텐데’
가벼운 농으로 눙치려던 발길을 엉거주춤 멈추게 할 정도였다.

자리를 떠나와서도 그 해프닝이 기억에서 떠나지 않았다.
못생겼다는 말이 사추기 중년의 가슴을 흔든 탓일까?
무엇보다 나보고 못생겼다고 공격하는 당사자가 평균치 이하의 미모를 소유하고 있는 정황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왔다. 입이 근질근질 했지만 끝까지 그 진실-그녀야말로 너무 못생겼다는 사실-을 발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의 의도가 궁금해지는 건 사실이다.
정치적인 의도였든 개인적인 감정이었든 일단은 성공을 거둔 시도였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나로 하여금 사태 파악을 위해 에너지를 쏟게 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선거 현장에서 지지성향이 다른 유권자와 마주치는 일은 흔하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다 패싸움이 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눈길을 주지 않거나 악수를 위해 내미는 손길을 뿌리치거나 명함을 받지 않는 식의 수동적 대응에 그치기 일쑤다.
그동안 이번처럼 후보를 면전에 두고 공격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사실여부보다 염치를 더 중시했고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는 행위를 경계하는 수치심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갈수록 태산이다.
가장 기본으로 지켜져야 할 사항이 묵살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런 정황들이 못생겼다는 말 이상으로 내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게 사실이다.

제대로 된 유권자가 제대로 된 정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기본 인성을 외면한 유권자의 선택은 그 어떤 가치로도 인정받을 수 없다.
국회의원도 좋고 유권자도 좋지만 가장 우선은 인간의 가치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PS: 다음에 만나게 되면 저 사진발 좋다고 천기를 누설하는 일은 제발 거둬 주세요.
잘 났다, 잘한다 격려해주시는 다독임으로 더 좋은 정치인으로 키워주는 아량을 보여주시면 어떨까요? 정치가 제자리를 찾아야 나라 전체가 행복해질 수 있잖아요.
그리고 안심하세요.
저한테 못생겼다고 말씀하신 거 어머니께는 일러바치지 않을게요.

(2012.2.14.)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12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홍정욱과 강금실

홍정욱과 강금실


하루를 마감하며 인터넷에서 홍정욱 의원과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의 근황을 접했다.
두 사람이 현실 정치에 던진 쓴 소리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었는데 평소의 관심 때문인지 더 눈에 띄었던 것 같다.
홍의원은 하버드 교정에서 만난 이후 오래 인연을 이어온 사이다. 당시에도 정치에 관심이 많아 어떤 형태로든 정치를 할 것 같았는데 예상대로 18대 국회에서 활약하는 그를 그동안 뿌듯한 마음으로 응원했다. 그러던 그가 정치판에 되돌아오는 일은 없을 거라며 4년여 동안 경험을 통해 파악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었다. 미련없이 정치판과 선을 긋는 그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얼마나 실망했으면 저럴까 싶어 자괴감마저 들었다.
강금실 전 장관도 평소 호감을 갖고 지켜보는 인물이다. 16대 국회에서 활동하면서 법무장관이었던 그녀와 로비에서 마주치거나 티타임을 나누는 정도의 인연이 전부지만 나름의 뚜렷한 소신이 인상깊었다.
그녀 역시 현실 정치에 대해 아쉬운 모습이었는데 급기야 민주통합당은 무능하고 새누리당은 극우정당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격한 감정을 토로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만의 리그, 소통부재, 권력을 위한, 권력만을 위한 투쟁 등으로 대표되는 정치의 부정적 속성들은 홍의원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과도 겹치는 부분이어서 더 아프게 들리는 듯 했다.

오랫동안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그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모르지 않는다.
다만 그 못지않게 정치인을 길러내는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현실인식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우리 사회는 유난히 인재 양성에 인색하고 미숙하다. 미흡하더라도 인내심으로 오래 지켜보면서 인재로 키워내는 여유와 도량 자체를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덧셈이 아닌 뺄셈이 난무하게 되는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 역시 사실 상 부끄러운 우리의 속내에 다름 아니다.
누군가를 키워주기 보다는 누르고 파괴하는 견제가 양산한 일그러진 자화상에 조급해하는 기색도 없다.
영악하고 지독한 독선과 편협이 득세하는 풍토에서 소통과 소신, 아량, 포용력 등 양질의 인자를 주문하는 자체가 폭력에 다름 아닌데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

그런 점에서 30년 가까운 시간을 거쳐 탄탄하게 준비한 사람만이 지도자로 배출되는 중국의 인재양성 시스템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에서는 그 어느 경우에도 지도자가 급조되는 일이 없다. 그 대신 오랜 동안의 검증과정을 거쳐 육성된 정치적 거목을 만들어낸다.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시스템이다.
미국사회의 열린 사고 역시 우리가 귀감으로 삼아야 할 선례를 많이 남기고 있다.
부시 정부 당시 국가기관 위원 선임을 위해 스티브 잡스를 검증하는 과정에서의 일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그다지 모범적이지 않았던 스티브 잡스에 대한 평판이 좋게 나올 리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마약 복용과 친딸 양육 외면, 회사 직원을 함부로 대한 독선과 아집, 나쁜 학과 성적에 이르기까지 그를 우호적으로 봐줄 수 있는 사안은 없었다. 보고서가 스티브 잡스의 나쁜 평판을 근거로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부시 대통령은 그를 선임했고 결과적으로도 좋은 선택이 됐다.
과거에 대한 평판보다는 현재의 실력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 특유의 열린 안목이 스티브 잡스를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효과를 얻은 것이다.

우리의 인사 청문회 과정과 비교하면 얼마나 다른 결론인가.
홍의원도 강전장관도 스티브 잡스에 비해도 손색이 없는 부분도 많은 인재들이다.
그런데도 그들이 국가를 위해 역량을 펼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배려는 전무한 상태다. 장점 많은 그들을 부추겨 박수도 쳐주고 칭찬도 해주고 하는 식으로 저마다의 달란트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사회적 책무이건만 현실에서는 그들이 머물 자리조차 제대로 허용되지 않는 폐허에 불과하다.
홍의원은 정치현장을 떠나 제조업을 통해 청년실업을 해소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히고 있었다.
4년여 정치를 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좌절을 딛고 새로 걸음을 뗀 그의 출발을 일단은 큰 박수로 환영하는 바이다. 홍의원이 아름다운 꿈을 실현하는데 있어 정말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주고 싶은데 마음만 앞서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강 전 장관 역시 그녀 가슴에 숨겨진 국가와 민족에 대한 뜨거움을 풀어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정치판이 가장 적절한 자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여야를 향한 그녀의 분노와 좌절이 새로운 좌표를 얻을 수 있다면 좀 더 그럴듯한 정치적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녀의 날선 비판이 막연한 비판이 되어 거리로 흩어지기보다 구체적 비전으로 정치판을 자극하는 아이디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나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영원히 미완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 인간이 실수와 오류투성이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부족함에 있어서 누구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지금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열심히 청하고 있는 내 모습은 뭘까, 돌아보게 된다. 생각해보니 누구보다 더 잘났다고 생각해서라기 보다 내 자신 완벽하진 않지만 정치현장에 내놓으면 제법 쓸 만한 장점이 많다고 스스로를 믿고 있는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최소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나로 하여금 사람들 앞에 나설 용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이다.

정치 시즌이다.
한판 승부를 앞둔 선거전이 슬슬 막을 올림에 따라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번 4.11 총선만큼은 선수로 나선 사람이나 선수를 뽑는 사람이나 한마음이 되어 진짜 일꾼을 제대로 선택되는 기회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여유와 믿음이 그 열쇠가 될 수도 있겠다.

(2012. 2. 11)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9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개명

개명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이라는 새 옷을 입고 거듭났다.
이로써 기존 ‘한나라당’은 14년 3개월 동안의 소임을 마치고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세상이라는 의미를 가진 새누리당에 자리를 내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새 당명에 대해 반발하는 일부 기류로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순조롭게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오히려 새 당명에 반발하는 움직임으로 노이즈마케팅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우려 섞인 시선으로 새 당명을 바라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개인적 친분이 있는 한 유수 언론인도 새당명 불가론을 폭포수처럼 쏟아내며(거의 30분 동안이나) 거부감을 보였는데 나름 이유있는 항변이었다.
사실 오래 전부터 당명을 개정하고 상징색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었다. 자부심과 수치심이 함께 어우러진 영욕의 당 역사에서 영광의 순간만 골라 취할 수 없기에 당명 개정이 당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불가피한 처방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도 ‘새누리당’의 생경함이 아직 은 당혹스럽다.
4.11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새 당명인 ‘새누리당’을 처음 사용해 봤는데 확실히 서먹하고 어정쩡한 느낌이었다. 귀에 쏘옥 들어오지 않는 의미 설명이나 입에 딱 붙지 않는 생경함 등이 낯을 가리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나 더 이상 논란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자꾸 부르다보면 입에 붙게 될 것이란 기대하에 '새누리당'에 적응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고 또 다른 당명을 찾아 논란을 재현 하는 것 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직은 거북한 새 당명에 비해 흰색과 붉은 색이 어우러져 진취적이면서 안정적 느낌을 주는 새 로고는 지난 번 것 보다 훨씬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몇 년 전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비슷한 취지로 색 전문가 조언을 전해드렸던 특별한 기억이 나로 하여금 더 친근감을 느끼게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개명이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트랜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개명으로 브랜드가치 상승효과를 기대하거나 실제로 실현된 사례가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사람이름부터 시작해서 아파트나 자동차, 일반 제품 심지어 대학 학과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도 별로 제한이 없다.
단순히 기업 이름을 붙였다가 최신 브랜드로 개명만 해도 가격이 상승한다. 실제 아파트의 경우, 똑같은 아파트를 신 브랜드로 바꾸기만 해도 가격이 치솟는 현상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이 흔하다.
대학도 개명 바람에 예외가 아닌데 교수진이나 커리큘럼을 그대로 두고 학과명을 바꿀 경우 지원자가 몰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정설이 됐다.
이런 사정이고 보니 너도 나도 개명 대열에 뛰어드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상아탑까지 개명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은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것 같다.

최근엔 개명으로 인해 벌어진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총선을 앞두고 출간한 저서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현대홈타운‘ 아파트를 인지도 높은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로 승격시키는 과정에서 역할을 했다고 자랑한 전여옥 의원을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의원이 ’건설사와 관련있는 상임위 의원으로 안면이 있는 현대건설 사장에게 직접 부탁해서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답을 얻었다‘고 기술한 책 내용으로 직권을 남용했다는 논란에 시달렸는데 이번에는 거짓말을 했다며 고소를 당한 것이다. 실제 이 아파트는 명품아파트 브랜드로 이름이 바뀐 이후 그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데 좋은 일이 송사로 까지 번지는 현실이 그저 애매할 뿐이다.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명품 핸드백 탄생 배경에도 브랜드가 관련되어 있다.
만삭의 그레이스 켈리는 에르메스의 ‘켈리백’을,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는 , 구찌의 ‘재키백’을,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크리스찬 디오르의 슈슈를 ‘레이디 디오르’ 브랜드를 탄생시킨 당사자인데 업체가 저명인사의 유명세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으로 크게 성공한 케이스다.

그러나 저러나 우리 '새누리당' 개명 효과를 아주 크게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효과를 위해 중요하게 작용하는 변수는 당명이나 로고보다 좋은 당으로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다. 좋은 정치를 위해 우리가 얼마만큼의 진정성으로 다가가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정치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 마음을 얻기위한 노력이 있어야겠다.
그러기 위해선 이런 저런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실천하는 행동이 절실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때라는 생각이다.
새누리당이 흑룡의 해를 멋지게 장식할 수 있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모으도록 하자.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새누리당이 되어 국민 총애를 한 몸에 받는 정당이 되자.
우선은 거듭나기 위한 노력부터 실천해보는 거다.

(2012. 2. 9)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8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출마의 변

출마의 변


의정부 시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저 홍문종, 4.11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의정부을 예비후보로 인사 올립니다.
참으로 오랜 길을 돌아 여러분께 다시 나섰습니다.
이렇게 나서려니 온통 두렵고 떨리는 마음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허점 많은 저를 믿고 두 번씩이나 국회로 보내주신 의정부 시민과 세 번의 도당 위원장 연임을 허락하며 무한신뢰를 주셨던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신중치 못한 처사로 상처를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친이 친박 대결의 희생양이니 음모론이니 시중에 나도는 정치적 수사가 없지 않지만 모든 걸 묻고 그저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경위야 어찌됐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저를 아끼시는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준 저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저의 지난 허물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치현장을 떠나 있는 동안 이리 저리 홀대 받는 의정부의 아픈 현실을 더 생생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정부의 무관심으로 의정부의 주변 여건이 척박해지는데도 지역 정치인들은 그저 수수방관이 최선인양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모습이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그나마 쌓아올렸던 의정부의 명성은 쇠락할 대로 쇠락해졌습니다. 더 이상 한수이북의 중심이니 통일 거점도시니를 운운하기조차 부끄러운 지경이 된 게 사실입니다.
선수를 거듭하는 동안 등장한 지역 국회의원들의 장황한 공약에도 불구하고 뭐하나 제대로 된 걸 찾아보기 힘들다는 생각입니다. 희망 찾기를 포기하는 시민들이 지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의정부가 희망의 도시가 아니라 절망의 도시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지경에 이른 의정부에서 희망 찾기가 불가능한 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새누리당이라고 더 나은 사정은 아닙니다.
아전인수 격 시각인지 모르지만 국회의원, 시장, 시의회 의장까지 모두 야당에 내 준 의정부에서의 새누리당 현실은 야당아닌 야당으로 살면서 쇠퇴를 거듭하는 참담 그 자체입니다. 급기야 새누리당의 존립근거까지 위협받는 절대 절명의 위기감을 말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요?

모든 현상을 손 놓고 바라봐야만 하는 저의 처지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솔직히 의정부 시민으로서 분노도 일었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저에게 있어 의정부는 정말 특별한 곳입니다.
실향민인 아버지가 고향으로 정착하도록 너른 품을 내 준 곳이고 우리 부자가 대한민국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선거 때마다 넘치는 사랑을 준 곳이니 그 애틋함이 오죽 하겠습니까?
그 뿐 아닙니다.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4년제 학위과정이 경민대학교에 개설되었습니다. 이제 명실공히 경민학원은 유치원부터 4년제 학사학위를 주는 대학교까지 의정부와 대한민국의 교육의 한 축을 책임 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비약적인 발전도 의정부 시민 여러분의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로 하여금 그 누구보다 행복한 정치인으로 살게 해 준 것도 의정부 시민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이었습니다. 모든 게 시민 여러분 덕분이라는 사실을 한 시도 잊은 적이 없기에 지금까지 잘 견딜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尙有十二 상유십이 舜臣不死 순신불사(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순신은 죽지 않았다)’며 투혼을 태우던 이순신 장군의 결기를 떠올리며 용기를 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사랑의 힘이 작용한 덕분이었습니다.
이제 지천명을 넘겨 돌아보니 개인 홍문종의 안일한 삶만 생각하고 살기에는 제가 받은 은혜가 간단치 않은 무게가 되어 저를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흰머리도 얼굴의 주름도 많이 늘었지만 기백은 초선 때의 순수함으로 중진의원의 진중한 정치적 노하우로 의정부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의 질 고양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지하철 7호선 연장, 교육시설 확충, 민락지구 개발촉진, 송전탑 지중화, 중랑천 생태회복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공약들을 가지고 곧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이 자리에 다시 서기까지 끊임없이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 주시고 이끌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외람되지만 2012년을 꿈과 열망의 원년으로 만들어내는 주역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활기차게 공부할 수 있고, 우리의 젊은이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고, 우리의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의정부를 만드는데, 그동안 가장 많이 혜택 받은 이 홍문종이 앞장 서 일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여러분의 도움이 있어야 합니다.
결초보은의 기회를 허락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2012. 2. 8)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6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처음의 설렘으로

처음의 설렘으로


‘툭’
사슬이 끊겼다.
긴 옥죄임에서 비로소 벗어나는 이 느낌을 어떤 형용으로 전해야할지 모르겠다.
7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의 공백을 가로지르려니 세상이 온통 연초록 빛 설렘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화벨 울림이 지금의 내 현실을 가장 실감나게 전해주고 있다.

호출을 받고 아침 일찍 부모님 댁을 찾았다.
요 며칠 뉴스메이커가 돼 분주해진 아들의 근황이 걱정돼 불러올리신 눈치다.
아들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신 부모님께 미리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아차 싶었다.
예외 없이 ‘어머니표 산해진미’로 차려진 성찬을 포식하고 난 후, 이런 저런 배경 설명을 해드렸더니 그제야 조금 안도하시는 듯하다.
"그 동안의 정치 방학이 뇌물이나 직권 남용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에 너의 정치적 미래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조심하지 못한 불찰이 없다고 할 수 없기에 겸손히 세상에 이해를 구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를 기화로 국가와 민족 앞에 더욱 더 겸허하게 낮출 수 있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음식을 준비하시면서 그 손끝에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다 담으셨을 어머니는 간략하게 당신의 뜻을 전하셨다.
변함없는 신뢰로 언제나 아들의 우군이 되어주시는 어머니는 알고 계시는 것 같다. 당신의 존재가 아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가를.
정치 선배 격인 아버지는 좀 더 현실적인 화제로 당신의 부성애를 보여주셨다.
여론의 동향이나 선거 홍보전략 등 앞으로의 정치 일정 등을 궁금해 하시며 적극적인 지지를 약속하셨는데 당사자인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궁리하고 계셨다. (뉴스에서) 5선 의원보다 먼저 언급되는 걸 보니 정치적 거물이 된 모양이라며 마음의 여유를 잃지 말라고 격려해 주시는 가하면 실수 자체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시키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신신당부하시는 모습에서 무뚝뚝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이 선명하게 보였다.
언제나 넘치는 사랑으로 품어주시는 부모님의 너른 품이 새삼스러운 감회로 다가왔다.
흔쾌히 천군만마의 뒷배를 자처하시는 부모님의 그늘이 내 삶에 얼마나 큰 축복인지도 절실해졌다.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부추기면서 순환의 역사가 되어 돌고 있다.

4.11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 서류 준비 등으로 분주한 하루였다.
처음 출발 하던 그 때처럼 설렘으로 가득해서 새내기가 된 느낌이었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민심을 받든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소망을 크게 품는다. 아웃사이더의 시각으로 지켜본 불합리한 정치적 관행과 구태를, 정밀하게 파헤치고 과감히 개혁하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동안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버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다.
실제로 나름 느낀 바도 많다.
비온 뒤 더 단단해지는 땅처럼 내 자신 훌쩍 커져 있는 느낌이다.

그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출발선에 섰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인 것이다.

(2012. 2.6)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5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칼 바람

카알 바람 ~ 그대 바람


                                                                                                      홍문종


카알 바람 다가와
그대 가슴에 숨었네

뿌연 달님은
안개 구름을 에우고
뾰안 얼굴은
묘한 웃음을 푸움네

꼬불꼬불 깔딱고개
흐린달빛 의지하고
가쁜숨을 몰아쉬며
허위허위 올라서니

사대천왕 허한 큰눈
흔들촛대 풍경 찾아
윤장대를 돌고 돌아
극랑왕생 이어 이어

카알 바람은
하늘 질투를 다암고
그대 가슴은
나의 바람을 머금네

카알 바람 무르고
그대 가슴에 누웁네

(2012.2.5)

2012년 2월 2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미소금융

미소금융


본격적인 100세 시대다.
자신의 삶을 좀 더 보람있고 유익하게 보내겠다는 다짐들이 넘쳐서일까?
생리적 나이가 무의미해질 만큼 활기차게 이모작 인생을 영위하고 있는 유쾌한 노년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평생을 바쳐온 일터에서보다 은퇴 이후 삶의 현장에서 저마다의 달란트가 더 적절하게 쓰여지는 현상도 흔한 풍경이 된 지 오래다.
내가 알고 있는 의정부 미소금융 조인희 대표도 그런 분이다.
시중 대형 은행 지점장으로 정년을 마무리하고 의정부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1년여 동안 그가 보여준 활약상은 정말 대단하다. 미소금융 설립의 근본 취지인 취약계층의 자립기반 구축을 위해 뛴 노고가 적지 않은 미담사례를 낳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부에서 대통령상으로 그의 업무 실적을 치하한 것도 우연은 아니리라.
넘치는 에너지로 경영의 진수를 보여주며 자신이 속한 조직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그의 열정은 옆에 있는 사람까지 덩달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삶의 에너지를 온전하게 태우고 있는 그런 분위기가 좋아서였는지 그와는 처음 만날 때부터 배짱이 맞는 느낌이었다.
그런 그가 며칠 전 청년 창업을 돕고 그들의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을 들고 학교를 찾아왔다. 경민대학이 MOU를 통해 협조한다면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나름의 판단을 설명했다.
그렇지 않아도 청년실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던 터라 그의 제안이 더 없이 반가웠다.



특히 조 대표가 신명이 나서 들려준 라띠 양땅이라는 이름의 베트남 여성의 성공사례는 감동이었다.
31세의 라띠 양땅은 꽃다운 나이에 한참 연상인 한국남자에게 시집온 이주민이었다. 그녀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심신 모두 정상이 아니었던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도 하나 뒀지만 시어머니 등쌀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이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혼은 그녀에게 또 다른 좌절을 안겨줬다. 유난히 영특한 아들과 함께 살고자 소원했지만 법원은 경제능력이 없는 그녀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경제적 자립이 발등의 불이 된 그녀가 찾은 곳이 바로 의정부 미소금융이었다.
조 대표는 자신을 찾아와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그녀의 읍소를 외면하지 않았다. 자기 일처럼 나서서 그녀가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요즘 성행하고 있는 헌옷 파는 가게였다. 천만원의 창업자금을 대출 받아 송우리에 ‘only one’이라는 상호로 헌옷 판매점을 냈는데 대박을 쳤다. 장사가 잘되자 단순한 판매에 그치지 않고 동생까지 데려와 헌 옷가지를 모아 베트남에 수출하는 사업으로 확장시켰다. 그 결과 사업도 번창하고 베트남인들의 구심처 역할을 할 정도로 안정된 자립기반을 얻게 됐다.

미소금융의 공적 부조를 위한 노력이 얼마나 놀라운 순기능의 효과로 돌아오는 지를 보여주는 라띠 양땅의 사례를 보니 이제는 '가난구제는 나랏님도 어렵다'는 속담은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삶의 난관들이 십시일반의 사회적 관심만으로도 해결될 수 있는, 통쾌한 삶의 비밀이 미소금융에 들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조 대표는 그들의 성공을 바라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그 자신이 더 행복해 하는 표정이었다. 특히 길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담보도 없이 자립의 여지를 열어줄 수 있는 자신의 역할에 더없이 만족해 하는 듯 했다. 워낙 악조건에서 돈을 빌려가는 이들이 많아 대출금 회수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아마도 성공해야겠다는 그들의 강한 의지가 모종의 힘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것이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가 입시위주의 조기 교육에만 빠져 있을 게 아니라 경제쪽으로도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는데 100% 공감가는 지적이었다. 조기 교육 열풍의 원조국을 자처하는 우리 사회가 어릴 때부터 재화에 대한 개념이나 운영 방법, 가치 철학을 가르치거나 체험을 통한 경제교육이 전무하다 보니 부실한 경제교육의 인한 페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니 아이러니였다. 실제로 수많은 어른 아이들이 취약한 경제개념 때문에 떠주는 밥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현실이다.

막막한 삶에 좌절해 투신자살한 형제의 안타까운 소식이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은 제빵기술을 배우며 자활을 위해 노력한 흔적도 보이는데 어쩌다 그런 극단적 상황으로까지 몰리게 됐는지 모르겠다. 주위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줬다면 다른 결과였을거라는 자책이 크다.
앞으로 주위의 고단한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
너나 없이 어려운 삶에 조급해지는 요즈음이야말로 어려운 이웃에게 미력하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삶을 살겠다는 우리 모두의 각성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다.

(2012.2.2.)
...홍문종 생각

2012년 2월 1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눈에 내린 눈

눈에 내린 눈

                                                                          
                                                                        -홍문종-



             눈이 내린다

             눈이 구른다

             눈이 오른다

             눈이 솟는다

             눈이 시린다

             눈이 열린다

             눈이 영근다

            눈이 차인다

그대의 눈에
                    눈을 보아요

커다란 눈에
                     눈을 찾아요
새까만 눈에
                     눈을 빛내요

슬으픈 눈에
                     눈을 그려요


(2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