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9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개명

개명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이라는 새 옷을 입고 거듭났다.
이로써 기존 ‘한나라당’은 14년 3개월 동안의 소임을 마치고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세상이라는 의미를 가진 새누리당에 자리를 내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새 당명에 대해 반발하는 일부 기류로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순조롭게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오히려 새 당명에 반발하는 움직임으로 노이즈마케팅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우려 섞인 시선으로 새 당명을 바라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개인적 친분이 있는 한 유수 언론인도 새당명 불가론을 폭포수처럼 쏟아내며(거의 30분 동안이나) 거부감을 보였는데 나름 이유있는 항변이었다.
사실 오래 전부터 당명을 개정하고 상징색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었다. 자부심과 수치심이 함께 어우러진 영욕의 당 역사에서 영광의 순간만 골라 취할 수 없기에 당명 개정이 당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불가피한 처방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도 ‘새누리당’의 생경함이 아직 은 당혹스럽다.
4.11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새 당명인 ‘새누리당’을 처음 사용해 봤는데 확실히 서먹하고 어정쩡한 느낌이었다. 귀에 쏘옥 들어오지 않는 의미 설명이나 입에 딱 붙지 않는 생경함 등이 낯을 가리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나 더 이상 논란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자꾸 부르다보면 입에 붙게 될 것이란 기대하에 '새누리당'에 적응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고 또 다른 당명을 찾아 논란을 재현 하는 것 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직은 거북한 새 당명에 비해 흰색과 붉은 색이 어우러져 진취적이면서 안정적 느낌을 주는 새 로고는 지난 번 것 보다 훨씬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몇 년 전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비슷한 취지로 색 전문가 조언을 전해드렸던 특별한 기억이 나로 하여금 더 친근감을 느끼게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개명이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트랜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개명으로 브랜드가치 상승효과를 기대하거나 실제로 실현된 사례가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사람이름부터 시작해서 아파트나 자동차, 일반 제품 심지어 대학 학과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도 별로 제한이 없다.
단순히 기업 이름을 붙였다가 최신 브랜드로 개명만 해도 가격이 상승한다. 실제 아파트의 경우, 똑같은 아파트를 신 브랜드로 바꾸기만 해도 가격이 치솟는 현상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이 흔하다.
대학도 개명 바람에 예외가 아닌데 교수진이나 커리큘럼을 그대로 두고 학과명을 바꿀 경우 지원자가 몰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정설이 됐다.
이런 사정이고 보니 너도 나도 개명 대열에 뛰어드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상아탑까지 개명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은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것 같다.

최근엔 개명으로 인해 벌어진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총선을 앞두고 출간한 저서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현대홈타운‘ 아파트를 인지도 높은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로 승격시키는 과정에서 역할을 했다고 자랑한 전여옥 의원을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의원이 ’건설사와 관련있는 상임위 의원으로 안면이 있는 현대건설 사장에게 직접 부탁해서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답을 얻었다‘고 기술한 책 내용으로 직권을 남용했다는 논란에 시달렸는데 이번에는 거짓말을 했다며 고소를 당한 것이다. 실제 이 아파트는 명품아파트 브랜드로 이름이 바뀐 이후 그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데 좋은 일이 송사로 까지 번지는 현실이 그저 애매할 뿐이다.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명품 핸드백 탄생 배경에도 브랜드가 관련되어 있다.
만삭의 그레이스 켈리는 에르메스의 ‘켈리백’을,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는 , 구찌의 ‘재키백’을,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크리스찬 디오르의 슈슈를 ‘레이디 디오르’ 브랜드를 탄생시킨 당사자인데 업체가 저명인사의 유명세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으로 크게 성공한 케이스다.

그러나 저러나 우리 '새누리당' 개명 효과를 아주 크게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효과를 위해 중요하게 작용하는 변수는 당명이나 로고보다 좋은 당으로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다. 좋은 정치를 위해 우리가 얼마만큼의 진정성으로 다가가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정치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 마음을 얻기위한 노력이 있어야겠다.
그러기 위해선 이런 저런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실천하는 행동이 절실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때라는 생각이다.
새누리당이 흑룡의 해를 멋지게 장식할 수 있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모으도록 하자.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새누리당이 되어 국민 총애를 한 몸에 받는 정당이 되자.
우선은 거듭나기 위한 노력부터 실천해보는 거다.

(2012. 2. 9)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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