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7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미방위원장 선임

국회 미방위원장에 선출되었습니다.
견마지로를 다하겠습니다. ​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6.4 지방선거로 겨를이 없는데 저희까지 걱정을 끼쳐드리는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국민들께 제일 나무람을 많이 받고 있는 미방위 소속 의원입니다.
한선교 위원장님, 조해진 간사님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방위는 구순에 가까우신 어머님마저 걱정하게 만드는 인기없는 상임위입니다.
워낙 거칠고 막가파식인 야당 등쌀에 하나님이 오셔도 위원장 직무 수행이 쉽지 않을 거라고 기자들까지도 혀를 내두르는 상임위입니다.
청년실업, 창조경제 특히 방송법, 어느 하나도 쉬워 보이지 않는데 야당은 계속 우리를 가르치려 들고 더 나아가 창조경제를 폄훼하면서 우리를 조롱거리로 만들고 싶어서 야단입니다.
무엇보다 끈기와 뚝심 없이는 돌파할 수 없는 난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방송법, 창조경제, 청년실업 문제가 기초연금처럼 이번 6.4 지방선거와 제2기 국회 여정에 어려움이 될까봐 두렵다는 것을 솔직히 말씀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집권 후반기에 들어가면서 산적한 난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이 마당에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우리가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야구시합 대진표가 생각납니다.
저는 필드에서 8년 동안 퇴출돼 외야 관중석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덕분에 비상식적인 욕심이나 사심 없이 사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시합장에 나와 있는 우리 모두는 4번 타자입니다. 형편과 여건만 허락한다면 모두 홈런을 칠 수 있는 기량과 역량이 있는 베테랑들입니다. 이승엽도 추신수도 이대호도 컨디션 여부에 따라 벤치에 앉아 있듯 정치 일정도 기다림이 필요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진영 의원님은 제가 존경하고 따르는 선배님이십니다.
그러나 지난번 기초연금 파동 때문에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진영 선배님 말씀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정치판이 거칠어 왜곡되고 각색된 부분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진실여부를 떠나 당과 정부에 지금까지 부담이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나서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섰습니다.
오로지 당을 위하는 명분 하나만 움켜쥐고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상임위원장을 하려면 총장을 그만두어야 한다기에 주저 없이 내려놓았습니다.
개인적인 영달을 위한 선택이 아니기에 선배 동료 의원님께 저의 충정을 헤아려 달라고 감히 부탁드립니다.

기초연금으로 부상당한 진영 4번 타자 대신 지명타자 홍문종을 기용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2014년 5월 24일 토요일

홍문종 생각 - 현충탑 앞에서

현충탑 앞에서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전이 시작되는 날,  이른 새벽.
의정부의 미래를 향해 출사표를 던진 지역 후보들과 함께 현충탑을 찾았다 
현충탑 앞에서 고개 숙이는 일이  처음이 아니건만 오늘따라 유난한 느낌이었다. 
선열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가슴을 뜨겁게 파고 들면서  비장하게 만들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봉사의 도리를 되새겼다.
정치인의 덕목과 도리를 떠올리며 반드시 그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결기를 다졌다.
또 어떤 난관이 닥치더라도 기필코 그 길을 완주하리라 새기고 있자니  문득 20여 년 전, 처음 정치에 입문하면서 같은 각오로 마음을 다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자 데자뷰  같은 익숙함을 타고  설레임이  다가왔다. 
이후로 숱한 상황적 변화가 있었는데도 그 때의 다짐들이 여전히 내 안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니.
새삼스런 발견이었다.​

이번  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저조하다는  소식이고 보니  걱정이 많다.
물론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그 원인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는 가장 중요한 선거다. 가장 가까이 소통하는 이들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와 다르다. 
이런 때일수록 유권자의 더 세심한 관심과 냉철한 판단이 있어야한다
이 후보 저 후보 각각의 장단점을  꼼꼼히 따진 권리행사야 말로 대한민국 미래발전을 위한 가장 큰 동력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선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중요한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당의 승리를 갈망하고 있다.
후보자 한 분 한 분을 떠올리며 간절히 기도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라도 역사의 선택이 우리 편에 서게 될 것을 확신하며 이 밤을 닫는다.     ( 2014.  5. 22)

                                                                       ...홍문종 생각​

2014년 5월 21일 수요일

부모님 회혼(回婚)에 부쳐

부모님 회혼(回婚)에 부쳐
"사랑합니다"
부모님을 떠올릴 때마다 애틋한 사랑의 고백이 절로 되뇌어 지는 건 나만의 경험이 아닐 것이다.
화수분처럼 쏟아주신 사랑에는 감히 견줄 수 없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뜨거워진다.
깊어진 주름살로 환치된 부모님의 고단한 삶이  자식들에 대한 헌신으로부터 비롯됐음을  알기 때문이다.
부모의 이름을 가둔 천형의 굴레가 이리도 가혹한 줄은 처음엔 몰랐다.
특히나 정치하는 자식을 둔 죄로 언제나 바늘방석을 감내하시던 내 부모님의 마음고생은 남달랐을 것이다.
그래도 언제나 내색 없이 헌신과 사랑으로 뒷바라지에 전념하시던  세상 최고의 가치를 애면글면 눈에 밟히는 자식들을 품고 나서야 비로소 볼 수 있게 됐다.
아이들에게도 고백한 바 있지만 나는 도저히 부모님의 사랑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  
부모님이 내게 주신 것처럼 내 아이들에게 해 줄  자신이 없다. 
    
한없이 투박하고 무뚝뚝하기만 하셨던 아버지.
세상의 모든 두려움으로부터 듬직한 방패막이를 자처하며 가족을 지켜낸, 완벽한 남자였고 가장이셨다.
좌중을 휘어잡던 카리스마, 도저히 뛰어 넘을 수 없는 산 같은 존재감은 어디로 갔을까...
그 모습 그대로  영원할 줄 알았는데 어느 새 구순을 넘긴 노인이시라니 인생이 무상하다.
하지만 인생의 고비마다 툭툭 던져주신 아버지의 가르침들은 지금도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자양분이 되어 있다. 
특히 십여 년 전 (여당 수뇌부가 움직인 정황 등으로 정치적 탄압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사건에 휘말려 시달릴 당시, 내 방을 찾으신 아버지의 모습은 화석이 되었다.  
그 때 아버지는 일제치하에서도 떳떳하게 살아온 내가 치욕을 당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비장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학교에 관한 어떤 허물이라도 너는 책임질 이유가 하나도 없다. 네가 여기서 혹여 아버지와 학교를 위한답시고 경솔하게 행동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불효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고 당부하셨다.
그러면서 너는 나를 위해 죽을 수 없지만 나는 너를 위해 죽을 수 있다. 아마 지구상에 유일하게 너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나일 것이다고 덧붙이시는 아버지를 붙들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기억이 생생하다.
    
통 큰 후원과 넘치는 에너지로 세상을 열어주시던 어머니.
어떤 상황에서든  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은 적이 없는 무한 믿음 공급으로 내 기를 살려주신다.   
무릎이 헤질 때까지 아들의 성공을 위해 기도하시는 어머니의 그 정성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어린 날 어쩌다 동네에서 딱지와 구슬을 다 털리고 세상사는 재미를 다 잃은 듯 처져있으면 당시로선 상당한 거금을 선뜻 쥐어 주시며  재도전을  권면하셨다.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하면 된다는 말씀도 빼놓지 않으셨다. 중학교 시험에 낙방하고 비실거릴 때도 그깟 일에 기죽을 필요없다. 너는 꿈(태몽)이 좋아 뭔가 꼭 될 거다라며  배포를 심어주셨다.   (그 때 모교인 수송초등학교를 걸어 나오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들어간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은  본의아니게  '낙방기념' 사진이 되고 말았다)   엄하기만 하던 아버지 앞에서 주눅이라도 들어 있을라치면  한없는 자애로움으로 토닥이며  감싸주시던 기억도 난다. 
오늘 날 세상사를 좀 더 느긋한 관대함으로 기다리거나 관조할 줄 알게 된 건, 또 배포를 갖게 된 건 어머니의 가르침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또 살아가면서 어려움에 봉착하는 순간마다 어머니를 간절히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출구를 찾은 경험이 적지 않은데 이 역시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부모님들이 벌써 회혼을 앞 두고 계시다.
결혼해서 함께 하신 세월이 60년이라니, 두 분의 인연이 참으로 복되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이런 부모님을 모신 우리에게도 크나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구순을 넘기거나 구순을 앞둔, 적지 않은 두 분의 연세를 생각하니 가슴 한쪽이 아릿해진다.
부모님을 더 잘 모셔야 하는 장남으로서도 그 소임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여간 아니다. 
특히 정치일선에 나와 있는 아들 때문에 늘 노심초사 하시니 송구한 마음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어머니, 지금처럼 두 분 해로하며 오래오래 사세요.
저희들 지금까지 잘 길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들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저희들의 오늘은  결코 존재할 수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2014. 5.20)

                                       ...홍문종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