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31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여성 대통령


여성 대통령 

                                                                       
박근혜 후보의 ‘여성 대통령론’이  순식간에 대선 판을 주도하는가 싶더니 정쟁의 중심에 서 있다.   
여성 대통령을 화두로 삼을 만큼  자란 우리의 정치환경에  은근한 자부심을  가질 만 한데 ,  현실은  아니다.   오히려 씁쓸하다.   막가파식으로  몰아세우는  야당의  '불가론'은  궁색하고 민망하다.
박 후보가 여성을 위해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여성 대통령론을 말해선 안된단다.   
급기야  결혼과 출산 경험이 없어  ‘여성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들이밀어지는  판이다. (그렇다면 결혼 불가를 외치고 있는 이 땅의 미혼여성 50%의 성 정체성은 어떻게 하려나?)
분명 횡포다. 
정치적 우위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당의 벼랑끝 전술이  실망스럽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야당의 공세는 명백한 오류고 또 음모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유력 대통령 후보에 대한   평가는  그저 뒷전이고  악의적인 헐뜯기만 있을  뿐이다.    남성들과의 경쟁구도에서 당당히 살아남았고 여성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것 만으로도  충분히  평가될 부분이다.  정당의 대표로서의 임무도 그렇지만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서의 처신은 나무랄 데가 없다. 또 그녀는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다.  그런데도 몹쓸 정쟁은 이런 일조차  어긋장을 놓으며  구태하고 경솔하게 단정 짓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갈수록 몰염치해지는 정치권의 단면을 보는 듯 하다. 


이번 대선에 기존의 선거와 다른 3가지 희망의 징후가 있다.
유의미해진 호남의 새누리당 지지율과 야당의 빈약한 대통령 후보군,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이 그것이다.  특히 여성 대통령 관련 부분은 크게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제대로만 한다면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아집과 편견 대신 건설적인 방향을 지향한다면 충분히 새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러기 위해선 편견부터 버릴 일이다. 구태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종식됐을 때 비로소 우리의 미래가 열리게 돼 있다. 
잊지 말아야겠다.


"여성도 대통령을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만들기는 아마도 새 시대를 여는 우리의 첫 번 째 관문이 될 것이다.
민주정치의 본산이라는 미국도 아직까지 갖지 못한 여성 대통령을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편견을 없애고 오바마를 선택했던 미국인들조차 해내지 못한 여성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리하여 그 선진성과 리더십을 세계만방에 떨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이벤트가 될까?
생각만 해도 즐겁다.


그래서일까?
10월의 마지막을 보내는 이 아침,  유난히 맑고 상쾌한 느낌이다.
활기 넘치는 출근길 풍경, 우연히 눈에 들어온 선남선녀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의욕이  오늘도 내일도 그들의 인생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이끌어 달라는 간구가  절로 나온다.
세계를 견인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이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용기백배하게   해준다. 
참 좋은 아침이다.                                                                                     


(2012.10. 31) 
 ...홍문종 생각

2012년 10월 26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깨워진 새벽잠


깨워진 새벽잠


                               - 홍문종 -

한강의 안개  
뼈속까지 누르는
진회색 슬픔
누군가의 가슴에
나의 슬픔을 밀어넣는
진홍빛 두려움


자신도 없어요
스스로 부축이기도 
힘든 철부지가
어떻게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걱정으로 잠이 깼어요

이 새벽
갑자기 모든걸
단숨에 포기하는
이들의  마음이
읽혀지기 시작했어요


미안해요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보듬어 주세요


외로움이
슬픔보다 더 깊게
나를 삼키는 심연의 늪
그 속에서 너울거리는 
내 모습 바라보다가
속절없이 보내버린 새벽녘에
  
(2012.10.26)

2012년 10월 18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초치기 부산행


초치기 부산행


초치기(?)로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가덕도 공항과 해수부 부활을 향한 부산시민들의 염원을 청취했습니다.  만만치 않은 선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승전을 위해 투지를 불태우고 있는 동지들도 만났습니다.  특히 그 결연한 눈빛은 낮 시간, 글로벌 코리아의  이만섭 전 국회의장님을 비롯한 김덕용 김중위 김종학님 등 30여 회원님들의 격려어린 충고와 더불어 신발끈을 조이게 하는 자극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2012. 10.19)
...홍문종 생각 

2012년 10월 3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한가위 단상


한가위 단상

올 추석은 유난히 가라앉은 분위기로 지냈다.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고 윷가락을 던지며 노는 명절 풍경은 예년과 다름없었지만 온종일 허전하고 쓸쓸했다.  요즘 들어 부쩍 연로해지신  부모님과 군복무다 공부다  흩어져 있는 자식들의 부재가 가슴 한쪽에 바람구멍을 뚫어 놓은 탓이다.
부모님과  자식들 사이에 끼여있는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돌아보니 애면글면 눈에 밟히는 애물단지들을 가슴에 담고서야  비로소  철이 들었다. 
부모란 이름에  때때로  천형의 굴레가  씌워지기도 하고   깊어진 주름살과 굽은 등에 담긴 부모님의 고단한  삶이  폐부를 찌르는 아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정치하는 자식을 둔 죄로 언제나 바늘방석을 감내하시던 부모님,  당신들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저는  결코 존재할 수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아버지는 투박하지만 믿음직한 부성으로 세상의 모든 두려움으로부터 나를 지켜주셨다. 그러면서도 유학 중이던  자식을 만나기 위해 한달음에 미국으로 날아와 뜨거운 가슴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때 아버지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느 새 구순의 노인이 되어 버리셨다.
그리고 내 어머니.
언제나 든든한 원군이기를 마다않고 넘치는 에너지로 세상을 열어주시던  어머니는 내 인생의 ‘0순위’다.
무릎이 헤질 때까지 평생토록 아들의 성공을 위해 기도해 주셨다. 언제나  믿어주시고  끝없는  사랑도 주셨다.  어머니의 그 정성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너무 많이 굽어버린 어머니의 등이 슬프다. 

쓸쓸한 명절이었지만 말미는 충만했다.
한밤중 산책 삼아 나선 여정에 동반자를 자처한 보름달의 퍼포먼스 덕분이다.
휘영청 밝은 달을 향한 저마다의 속살거림이 감미로운 음악이 되어 마음에 평정을 주는  이 밤, 오래된 질서를 평정하는 내공 덕분에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중구난방 흩어지려던 깨알 같은 사연들을 가지런히 줄 지어 세우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부드러운 위로로 하나의 달을 바라보는 수없이 많은 눈길의 부담을 덜어내는 센스가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다. 
오늘 밤, 처녀 총각은 좋은 반려자를 찾기 위해, 부모들은 자식의 행복한 미래를 이유로, 현인은 현인대로, 범인은 범인대로, 그 와중에 한자리 꿰찬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밤하늘을 봤다면 분명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저마다의 소원이 곧 이뤄질 거라 약속하는  보름달의 속삭임을. 

아우라에 둘러싸인 보름달의 둥근 곡선이 염화시중의 미소를 떠올리게 했다. 다른 이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힐링 미소였다. 그 미소에 홀려 보름달과 마음을 나누니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기도가 절로 나왔다.
부모님이 강건하심과 자식들의 안위를 위해 기원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를 위해 나의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도 빼놓지 않았다.
나른하지만 평온함이 온 몸을 감싸는 이 순간이 행복하다. 
아마도 보름달이 내게 주는 한가위 선물이 아닐까 싶다.                                    

 (2012. 10.2)
  ...홍문종 생각 

ps:  인간의 소망은  놓인 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로의 다른 꿈이 상반적 입장으로  부딪히거나 몰이해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선악의 기준치가 뒤바뀔 수도 있다.  같은 집단에 속해 있어도 마찬가지다.
오늘 밤 기도하면서   그런 경험을 했다.
최종적인 목표 실현도 중요하지만 성공을 향해 나가는 과정이 더 큰 희열일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이 그것이다.  간절히 간구로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정진하는 노력이 더 큰 성공의 결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유의미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