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8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백년전쟁' 유감


'백년전쟁' 유감



작년 대선을 앞두고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상물, ‘백년전쟁’으로 촉발된 역사논쟁은 위험천만이다.  오로지 ‘친일’과 ‘반일’, ‘독립’과 ‘자주’의 이분법적 사고로 난도질하고 있으니 오죽할까 싶다. 무엇보다 오류투성이 영상물에 의한 사회적 선동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다.
실제 ‘민족문제연구소’가 ‘새로운 스타일의 역사 다큐’를 표방하며 내놓은 문제의 영상물은 교묘한 편집기능이 압권이다.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들을 ‘입맛대로’ 훼손시킨 혐의가 짙다. 객관성과 사실성을 생명으로 하는 역사 다큐멘터리로서 최소한의 격도 갖추지 못했다는 핀잔도피할 수 없을 듯하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맷집이다. 사안을 입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단편적 지식전달에 그쳤으면서도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렇더라도 우리 근현대사를 농단했다는 지적은 조금은 아프게 받아들였으면 싶다.

‘백년전쟁’  영상에 '찍힌'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은 천하에 없는 파렴치범이고 패륜아다.
주장에 대한 합당한 근거는 물론 명확한 논리도 없이  우김질이니 얼척이 없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임시정부 자금을 빼돌려 사치를 즐긴 인간 말종, 국토분단의 주역 그리고 친일반역이다.  그것도  모자라 어린제자를 상대로 불륜을 저지르거나 하버드 박사학위 과정이 석연찮다고 압박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도 다르지 않은 대접이다. 경제부흥 업적은 오로지 미국의 경제지배로 얻은 수혜의 결과이거나 미국정부의 비판과 수정과정에 힘입어 도입된 수출위주 경제시스템 덕을 본 것일 뿐이라고 이죽거린다.  심지어 (박 전 대통령) 별명이 ‘스네이크 박’이었다며 영상 속 화면 가득 박 전 대통령 얼굴과 뱀 머리를 나란히 배치해 전직 대통령을 욕보이고자 안간힘을 쓰는 소아병적 조악함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우리가 할 일은 크게 없다. 고작 히틀러의 괴벨스가 울고 갈 만큼 현란한 조작술에 혀를 내두르며 놀라는 게 전부이지 싶다. 

물론 대한민국 건립 이후,  극단적 이념대립을 이루는 구도하에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항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모르지 않는다. 격동의 소용돌이를 뚫고 반세기만에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는 자부심이나 그 성공의 과정이 출발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자기성찰 모두, 역사를 바라보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관점이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이번 ‘백년전쟁’의 왜곡 행보는 확실히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진영논리가 중하고 각각의 신념이 다르다 해도 역사는 사실에 기초해야 하는 명제만큼은 저버려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무책임한 모습이니 어쩔까 싶다.  실제로 영상 곳곳에서 오류를 지적받아도 끄덕없다.   
이승만 전대통령에 대한 박사학위 관련 공격만 해도 억지의 극치다. 프린스턴 대학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어떻게 하버드 석사학위가 가능했느냐는 타박인데 개방적으로 운영되는 미국의 석박사 통합 시스템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특히 1910년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미국의 영향을 받는 영세중립론’(Neutrality as influenced by the United States)은 지금까지도 각국의 학생들이 참고하고 인용하는 우수논문인데 말이다.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로 활용되던 아니면 말고 식의 흑색선전이 역사 다큐멘터리 영역까지 파고든 현실이 경악스럽다. 특히 젊은 층이 왜곡된 역사다큐멘터리에 현혹돼 진실이라고 믿고 있으니 큰일이다. 국사 교육이 선택과목으로 전락돼 제대로 된 국사교육, 근현대사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된 원인이 크다.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방치하고 있는 교육현장이 한시라도 빨리 제자리를 잡을 수 있어야겠다.
그런데   국사 교육 못지않게 시급한 현안이 더 있다.
해외 문화재 환수를 위한 노력이 그것이다.
최근 절도범에 의해 우리나라로 밀반입된 관세음보살좌상 환수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는데 우리 문화재도 타국을 떠돌고 있는 경우가 한 둘이 아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을 기준,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는 14만9천126점으로 이 중 6.5%인 9천751점만 국내로 환수됐다. 우리 문화재가 유출된 국가는 20여개국으로 일본(6만6천295점)에 가장 많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은 미국(4만2천293점), 독일(1만792점), 중국(8천225점) 등의 순이다.
그러나 국제적으로는 문화재를 원래의 생산국에 되돌려줘야 한다는 원칙이 확립돼 있지 않다. 특히 일본은 한일협정으로 모든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터다. 결국 정치권 및 종교계, 역사학계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는 셈이다.

후손들을 위해 조상들이 남긴 역사와 문화재를 지켜내는 일은 그 무엇보다 심오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본적인 의무이자 가장 아름다운 책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여 공연한 이념대립으로 에너지를 소진하기보다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 지킴이’를 자처하기로 마음을 다잡아 본다. 
 훨씬 생산적일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2013. 3. 29)
....홍문종 생각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멋진 신세계?


멋진 신세계?


촌각을 다투며 문명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는 시대다. 
특히 첨단 문명을 기반으로 한 광범위한 영향력으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인터넷 진화의 현장은 놀랍다. 국내는 물론 지구촌 전체를 한 순간에 동일이슈로 묶어내는 등 다양한 변혁을 이루어낸 공헌도로 따지자면 인터넷이야말로 인류 역사 상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더해진 편리성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줬느냐’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일찍이(1932년) 풍자소설 ‘멋진 신세계’로 최고도의 문명이 지배하는 미래사회의 좌절을 예고했던 헉슬리의 혜안에 더 깊이 공감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인터넷 기술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국경까지 초월한 소통을 실현시킨 건 맞지만  ‘인간다움’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는 건 심각한 폐해다.
특히 인터넷 공간을 떠도는 미확인 정보가 문제다. 저마다의 입맛대로 가공된 과잉 정보가 인터넷 공간을 떠다니며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주범이 되고 있는 현실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익명성을 등에 업은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선동이 큰 화근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정제되지 않은 ‘댓글’이 흉악한 살인무기가 되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사례가 적지 않다.
일의 우선 순위를 가리는, 이성적 판단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다.


별장파티니 동영상이니 옮기기에도 민망한 내용들이 온갖 추측을 부추기며 인터넷 공간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공직의 꿈을 포기하게 되는 인사들이 한 둘이 아닌 듯 싶다. 
성접대가 됐건 비자금 은닉이 됐건 부적절한 처신을 한 인사를 두둔하고 싶은 의도는 추호도 없다. 다만 여론의 과도한 마녀사냥에 떠밀려 사건의 본질이 호도되는 결론은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인터넷 공간의 정제되지 않은 수선스러움이 판단을 가로막으면서 발생하게 되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경쟁이 뒤엉킨 언론까지 더해지면 부작용의 여파가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는 건 명약관화다.  
그러나 현실은 사건의 어디까지를 이해할 것인지, 어디까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주인지를 가릴 수 있는 겨를이 없다. 개인적 판단을 정리하기 전에 무책임한 인터넷 선동에 부화뇌동하고 있기 일쑤다. 그렇게 인터넷 북새통에 섞이다 엉뚱한 화두로 열을 올리고 있는 웃지 못 할 현실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격자의 입장이든, 피공격자의 입장이든 특정한 사람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는 게 인터넷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의 비극이 아닐까 과장된 심정이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중요한 건 누구도 자유롭지 않은 만큼 인터넷 여론의 왜곡현상을 가벼이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별장파티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공직 줄 사퇴 현상을 빚고 있는 사회적 이슈에서도 비슷한 걱정을 발견하게 된다.  
성 접대가 됐건 탈세가 됐건 처신을 그르친 쪽이 비난의 표적이 되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여론의 화살이 엉뚱한 방향을 조준하고 있는 현실을 만날 때가 많다. 실제로 책임의 경계를 혼란스럽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다 내린 결론이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범법자의 파렴치한 행각으로부터도 스스로를 지켜야 비로소 온전한 처신이 된다는 무언의 사회적 압력일거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또 다른 선진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산고 같은 것일 수도 있겠고.  

아무튼 비밀이 없는 세상이고 누군가를 겨냥한 공세가 스스를 해치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최소한 이 두 명제라도 기억하고 있다면 소통의 과잉시대를 사는 공허함을 조금은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감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2013. 3. 26)
 ...홍문종 생각  

2013년 3월 19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본말 전도의 교훈


본말 전도의 교훈


정치권이 드디어 그 지루한 판을 접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20여일 만에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도출해 낸 것이다.
국정이 표류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게 돼 반갑기는 하지만 현실은 그다지 녹록해보이지 않는다. ‘대화와 타협으로 국회 입법권을 지켰다’는 자평이 무색할 정도로 정치권을 향한 국민 눈길이 싸늘하다. 유료방송 문제 하나 때문에 그렇게 오랜 시간 국정과 민생을 볼모로 삼았느냐는 비판여론이 정치권 입지를 옹색하게 몰아가는 분위기다.

노심초사하며 협상에 임했던 이들의 노고를 모르지 않지만 우리가 보기에도 아쉬움이 크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그렇게 고생할 만큼의 ‘난제’는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국회에서의 여야 대립이라는 것이 항상 그렇기는 하지만 이번 정부조직법 협상과정은 유난히 쓸모없는 기 싸움으로 모두를 힘들게 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한참 싸우다 보면 애초 시비를 제공한 단초는 실종되고 그것을 가리는 과정에서의 말투나 태도, 상대의 반응 등이 더 큰 빌미가 되어 싸움판이 커지던 어릴 적 경험처럼 이번 것도 그런 게 아니었나 싶다.

특히  여야가 합의한 정부조직법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런 생각이 절로 생긴다.
일부 견제장치를 두긴 했지만 종합유선방송(SO)과 뉴미디어 관장 부처를 미래창조과학부로 하는 등 17부 3처 17청 규모의 새 정부 조직은 인수위원회 원안이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또 수정된 4군데도 정부 부처의 존폐나 핵심 업무의 이관과는 거리가 먼, 지엽적 범주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결국 허니문 기간도 없이 의욕만 앞섰던 정치권의 정부조직법 협상력 낙제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본말이 전도된 채 명분 없는 싸움에 매달렸던 시작부터가 문제였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47일’이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무엇보다 북 핵 위협 등 초당적 협력이 마땅한 상황인데도 새 정부 가로막기에만 열중한 야당의 책임을 더 무겁게 묻는 분위기다. 순리를 저버린 정치공세가 얼마만큼의 부작용을 남기는지 반면교사라도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안됐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거쳐 결론지을 수 있는 날들이 아직은 새털같이 많이 남았다는 뜻이다.
둘러보면 주변국들의 야심찬 포부와 그에 따른 계획들이 지뢰밭처럼 에워싸고 있는 살벌한 현실이다. 
세계의 각축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하는 21세기, 우리가 처한 생존경쟁의 장이기도 하다.
하여 정확하고 진솔하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정치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정성 있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궁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본말이 전도된 우리의 정치판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원안이 많이 손상되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늦게나마 정부조직법 통과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
맘고생하며 속을 끓였던 많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 전하고 싶다.
나 역시도 당의 중진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로 삼겠다. 
                                                                                           
(2013. 3. 19)
...홍문종 생각 

2013년 3월 14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공존 필살기


 공존 필살기 
 
마당발을 자처할 만큼 알고 지내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그러면서도 사람 욕심이 많은 탓인지 날마다 많은 이들을 만나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이 없지 않다평소 꼼꼼히 챙기는 편인데도 만난 장소나, 이름, 캐릭터 등의  기억이 꼬여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다급기야 사람을 만날 때면 뭔가 실수하지 않을까 긴장하는 습관까지 생겼다. 
그렇게 많은 만남을 통해 알게 된 게 있다.   
이 땅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재들이 살고 있고 그들이야말로 작은 대한민국을 큰 나라로 만들고 있는 일등공신이라는 깨달음이 그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만난 이들 중에는 뛰어난 능력과 반짝이는 개성으로 혀를 내두르게 하는 인재가 많았다여의도 주변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한다고 해도 우리의 발전 가능성과 희망찬 미래를 담보해주는 인적 자원에 고무되는 느낌이다.  소중한 마음으로 그들을 새기며 큰 위로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출범 3주차가 되도록  답보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새 정부 현실이 안타깝다.  
특히 정쟁의 볼모가 되어 표류하고 있는 정부조직개편 현실은 민망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두고 말이 많지만 대통령만 타박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하는 일에 무조건 동조하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국회의원만 돼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경험에 비춰 대통령의 애국심이 헤아려지기에 하는 소리다.
솔직히  대통령만큼  국가운영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에 민감한  사람이 또 있을까?  
 하루하루 이어지는 그 고심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대통령의 선택을 믿어주는 게  옳다는 생각이다 
인사가 대통령의 고유영역인 점을 생각하면 더욱 명료해지는 부분이다.  
    
돌이켜 보건데 역대 어느 정권이고 인사 구설에서 자유로운 대통령은 없었다.
인사 때마다 이런 저런 스캔들로 지탄의 대상이 되곤 했던 기억이다 기존의 관점대로라면 예수나 석가라도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인선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대상자의 강점을 우선시하는 인선 관행이  혼란을 부추긴다는 생각이다.   
키가 큰 사람은 큰 키로, 키가 작은 사람은 작은 키로, 남자는 남자라서, 여자는 여자라서의 이유를 든다면 용처의 명분 확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런만큼 치명적 결격사유를 걸러내는 기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아무리 빼어난 경력도 치명적 흠결 앞에서 속수무책 파행으로 치달았던 전례가 적지 않다
그런 차원에서 인사권자가 인식의 출발을 달리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대통령이 인사를 할 때   국회 청문회처럼  대상자의 장점보다는 문제점부터 짚어보는 새로운 인선 기준, 발상의 전환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조직법 공전. 
도대체 누굴 위한 정쟁인지 모르겠다  협상은 실종되고 이기적 논리만 난무하는 정치현실이 부끄럽다.  이런 문제로 오랜 시간 왈가왈부할 만큼 우리 현실이 편안한가를 생각하면 장탄식을 금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꼬여  치러야 할 대가가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급해진다. 로마의 콘클라베처럼 의원 전체를 본회의장에 몰아넣고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를 때까지 못 나오게 해야 한다는 몽상에까지 이를 지경이다
결국 칭찬과 긍정, 격려가 실종된 사회적 분위기가  화근이라는 판단이다.   
 공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단은 설익은 탐욕으로  각박해진 인심을  잘   갈무리하고 서로를  믿어보도록 하자.  
그런 다음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의 위력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출발을 시도해 보자.     
 
PS: 때마침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새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소식이다. 이틀간의 진통 끝에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아르헨티나 추기경이 지난달 사임한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것이다.
우리에게도  좋은 징조로 작용하는  낭보였으면.           (2013. 3.13)
                                                            ...홍문종 생각

2013년 3월 8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이제는 대한민국 세계화다


이제는 대한민국 세계화다



오늘 국회에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국회의원 연구모임인 ‘대중문화 & 미디어연구회’에서 대한민국 위상을 높인 대중문화 예술인들을 위해 마련한 국회대상 시상식이 있었는데 성황을 이뤘다. 특히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던 터라 신경이 쓰였는데 반응이 좋으니 덩달아 고무되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살인적인 일정에도 불구하고 국회까지 와주신 수상자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그럴듯한 부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국회에서 주는 상이라고 무겁게 평가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니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생긴다.


솔직히 시상식 전까지만 해도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진면목을 제대로 접할 기회가 없었다. 관련 단체 등 주변의 평가를 바탕으로 수상자를 선정하기는 했지만 가수 ‘싸이’ 말고는 깊이있게 생각해 볼 계기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오늘 시상식을 통해 비로소 대중문화 예술인들에 관해 알게 된 것들이 많다. 
이들이 대중, 그 중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의 실체를 직접 목격하기도 했는데 놀라웠다.
특히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팬들을 자처하는 이들이 이른 아침부터 국회로 몰려들면서 낯선 국회풍경을 만들어냈다. 온 종일 진을 치고 흐트러짐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우상’을 기다리는 모습은 문화충격이었다.
잘 연구해서 그런 열정들을 좀 더 생산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책임감 있는 시상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자극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우리 정치인들은 언제 저렇게 열정 넘치는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될까 부러운 마음도 있었다. 조만간 이 땅의 정치도 자발적인 열광의 대상이 되는 날이 필경 올 거라는 희망으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제는 대한민국 그 자체를 한류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부쩍 마음이 조급해지는 요즈음이다. 개인적으로 세계 태권도 무대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평소 한류의 원조 격인 태권도야말로 ‘대한민국 한류화’ 실현에 있어 가장 적합한 파트너라고 생각해 왔고 조만간 그 생각들을 실현시키고 싶은 욕구도 강하다.
세계무대에서 지금의 태권도 위상이 세워지기까지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선배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지구촌 곳곳에서 태권도를 알리기 위한 그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지금의 위상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늘 겸허한 마음으로 그 힘든 수고를 기려야 할 이유다.
그렇더라도 지금은 한 걸음 전진이 불가피한 시점이다.
태권도가 대한민국 세계화를 위한 고급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렇다.
지금까지가 국제무대에서 태권도의 존재감을 확실히 하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태권도 인구를 늘리기 위한 모색이 필요하다. 태권도 애호가를 기반으로 한 전략이 더해진다면 대한민국의 세계화 실현은 그다지 어려운 현실이 아닐 수 있다.
오늘 국회 시상대에 오른 인재풀만 활용해도 여러 그림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그 들 중 인피나트나 싸이 등이 태권도와 한류를 접목한 작품에 동참한다면 모르긴 몰라도 향후 백년동안의 국부창출은 따 놓은 당상이 되지 않을까 확신한다.
대한민국이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자리매김에도 마찬가지다.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늘의 ‘시작’은 그런 포석을 염두에 둔 첫걸음이다.
이미 그런 속내로 전초전에 돌입해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앞으로 책임감 있게 더 큰 걸음으로 키워나가겠다. 때 마침 개인적인 흥미로움도 적지 않으니 즐거운 작업이 될 거라는 기대감도 있다.
PS: 축사로 도와주신 황우여 대표님, 이병석, 박병석 두분의 부의장님, 그리고 피에타의 김순모 PD, 배우 조민수씨,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각시탈의 유현미 작가, 이건준 PD, 황정민 아나운서, 장미란 선수, 윤태호 화백, 가수 싸이, 배우 최수종씨, 울랄라세션의 故임윤택 씨 등 수상자 여러분, 시상식을 위해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저와 함께 대중문화예술과 미디어 발전을 위해 동행중인 동료의원님들의 적극적인 거둠이 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 정세균, 조정식, 이군현, 고희선, 함진규, 김명연, 김정록, 이군현 고희선, 이상일, 이에리사, 이재영 의원 등 연구회 멤버 의원님들께 감사드린다.


(2013. 3. 7)
....홍문종 생각

2013년 3월 6일 수요일

홍문종생각 - 김종훈 그리고 안철수


김종훈 그리고 안철수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와 안철수 전 교수, 이들의 엇갈린 거취가 화제다.
한 사람은 미국으로 떠났고 또 한 사람은 미국에서 돌아온다는데 정가에 미치는 파장이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대통령이 삼고초려까지 해가면서 영입에 공을 들였던 장관 내정자가 정치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을 참담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우리의 무지가 부끄러웠다.  1000억 원 대의 국적포기세까지 감내해가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던 한 인재의 열정을 좌절시켰다는 자괴감에서다.
생각하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되고 20여일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그를 참 많이도 괴롭혔다는 생각이다. 이중국적이라고, 스파이라고 한참을 흔들어대더니 1조원대의 재산가에게 부동산 보유를 문제 삼기도 했다.  그렇게 어이없는 이유들로  조국의 미래를 위해 밀알이 되고 싶었던 이는 자신의 꿈을 포기했다며  이 땅을 떠났다.  
‘김종훈 파동’이 유학시절, 미국 차이나타운에서 만난 중국인의 푸념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한국에서 중국집을 운영했었다는 그는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성공한 화교로 자리 잡는데 유독 자신만큼은 실패했다며 한국사회의 배타주의를 성토했었다.
결국 시대착오적 징고이즘이 문제라는 생각이다.
세계 경영을 부르짖으면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었던  ‘김종훈’을 미국으로 떠나보내는  우리사회의  이중적  사고체계가 우려된다. 특히 모든 국가가 촘촘히 얽힌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국경없이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말이다.
인재들에게 문을 열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해 인재를 놓치는 일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훈으로 아프게 새겨야할 대목이다.


또 한사람, 미국 외유(?)를 마치고 정치권 입성을 위해 워밍업 중인 안철수 전 교수 얘기가 남아있다.
그는 이미 진보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보궐선거가 예정된 서울 노원병에 출마선언을 한 상태다.  역시나 절묘한 시점의 타이밍 정치 실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그의 정치복귀는 여전히  흔쾌하지 않다.  단순한 정치공세가  아니기에 한마디 던지고 싶은 충동에 자꾸 의미를 두게 되는 것 같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세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환경이다. 그런데도 유교적 사고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정치로 귀결시키려는 현상이 근절되지 않아 안타깝다. 국가 경쟁력은 구성원 저마다 타고난 기술을 개발해서 긍정적인 방법으로 기여할 때 가장 극대화 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정치가 중요한 건 맞지만 모든 이들의 최선인지는 제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 전교수의 정치권 진입을 우려하게 되는 이유다.
기우일수도 있지만 일찌감치 IT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루었던 그가 정치판을 기웃거리다 추락한 수많은 정치낭인처럼 된다면 국가적 손실도 만만치 않을 테니 하는 소리다. 
‘김종훈’ 못지않은 전문적 소질은 이미 인정받은  그다.  그의 달란트가 국가의 미래발전을 위해 기여된다면 정치보다 더  효율적인 용도로 쓰일 수 있을 텐데   반대의 경우  정치가 그의  존재감을 소멸시킬 기폭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여운을 남긴다.  
   
적어도 지난 대선 때 같은 모습이라면 안 전 교수는 특출한 정치적 소양을 갖추지 못한 게 분명하다. 그의 이름을 걸고 나온 서적에서도 그가 국가나 민족, 그리고 정치에 대해 오래 고민한 흔적을 볼 수 없었다. 아예 관심이 없거나 남의 일처럼 여긴 흔적이 곳곳에 역력했다. 누가 봐도 ‘안철수 현상’을 주도하기엔 너무도 빈약한 정치력이었다. 그런데도 대선 후보로 나선 건 그가 정치를 너무 만만히 봤고 엉뚱한 욕망을 다스리지 못한 결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단언컨대 정치는 한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없는 신성한 영역이다. 인기투표로 그 결과가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대다수의 정치인들이 오랜 시간동안 여러 경로를 거쳐 국가의 미래나 민족의 안위를 포함한 정치적 소양을 나름대로 단련해 온 고수들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진실로 고언하건데 지금이라도 안 전 교수는 철저한 자기점검을 거치길 바란다.
최소한 3회 이상, 지금 시점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심사숙고한 이후에 거취를 정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걱정은 남는다.
인기에 떠밀리건, 사람에 떠밀리건, ‘떠밀려나오는 안철수’ 컨셉은 여전히 그의 정치적 내공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소다.   또 다른 걱정은  ‘김종훈’처럼 어느 날 갑자기 훌쩍 정치판을 떠나는 무책임한 그의 뒷모습을 보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다. 
부디 안 전 교수의 성숙해진 내공을 볼 수 있는 선거전이 되길 기대한다.                                          

(2013. 3. 6)
....홍문종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