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6일 수요일

홍문종생각 - 김종훈 그리고 안철수


김종훈 그리고 안철수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와 안철수 전 교수, 이들의 엇갈린 거취가 화제다.
한 사람은 미국으로 떠났고 또 한 사람은 미국에서 돌아온다는데 정가에 미치는 파장이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대통령이 삼고초려까지 해가면서 영입에 공을 들였던 장관 내정자가 정치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을 참담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우리의 무지가 부끄러웠다.  1000억 원 대의 국적포기세까지 감내해가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던 한 인재의 열정을 좌절시켰다는 자괴감에서다.
생각하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되고 20여일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그를 참 많이도 괴롭혔다는 생각이다. 이중국적이라고, 스파이라고 한참을 흔들어대더니 1조원대의 재산가에게 부동산 보유를 문제 삼기도 했다.  그렇게 어이없는 이유들로  조국의 미래를 위해 밀알이 되고 싶었던 이는 자신의 꿈을 포기했다며  이 땅을 떠났다.  
‘김종훈 파동’이 유학시절, 미국 차이나타운에서 만난 중국인의 푸념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한국에서 중국집을 운영했었다는 그는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성공한 화교로 자리 잡는데 유독 자신만큼은 실패했다며 한국사회의 배타주의를 성토했었다.
결국 시대착오적 징고이즘이 문제라는 생각이다.
세계 경영을 부르짖으면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었던  ‘김종훈’을 미국으로 떠나보내는  우리사회의  이중적  사고체계가 우려된다. 특히 모든 국가가 촘촘히 얽힌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국경없이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말이다.
인재들에게 문을 열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해 인재를 놓치는 일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훈으로 아프게 새겨야할 대목이다.


또 한사람, 미국 외유(?)를 마치고 정치권 입성을 위해 워밍업 중인 안철수 전 교수 얘기가 남아있다.
그는 이미 진보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보궐선거가 예정된 서울 노원병에 출마선언을 한 상태다.  역시나 절묘한 시점의 타이밍 정치 실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그의 정치복귀는 여전히  흔쾌하지 않다.  단순한 정치공세가  아니기에 한마디 던지고 싶은 충동에 자꾸 의미를 두게 되는 것 같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세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환경이다. 그런데도 유교적 사고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정치로 귀결시키려는 현상이 근절되지 않아 안타깝다. 국가 경쟁력은 구성원 저마다 타고난 기술을 개발해서 긍정적인 방법으로 기여할 때 가장 극대화 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정치가 중요한 건 맞지만 모든 이들의 최선인지는 제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 전교수의 정치권 진입을 우려하게 되는 이유다.
기우일수도 있지만 일찌감치 IT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루었던 그가 정치판을 기웃거리다 추락한 수많은 정치낭인처럼 된다면 국가적 손실도 만만치 않을 테니 하는 소리다. 
‘김종훈’ 못지않은 전문적 소질은 이미 인정받은  그다.  그의 달란트가 국가의 미래발전을 위해 기여된다면 정치보다 더  효율적인 용도로 쓰일 수 있을 텐데   반대의 경우  정치가 그의  존재감을 소멸시킬 기폭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여운을 남긴다.  
   
적어도 지난 대선 때 같은 모습이라면 안 전 교수는 특출한 정치적 소양을 갖추지 못한 게 분명하다. 그의 이름을 걸고 나온 서적에서도 그가 국가나 민족, 그리고 정치에 대해 오래 고민한 흔적을 볼 수 없었다. 아예 관심이 없거나 남의 일처럼 여긴 흔적이 곳곳에 역력했다. 누가 봐도 ‘안철수 현상’을 주도하기엔 너무도 빈약한 정치력이었다. 그런데도 대선 후보로 나선 건 그가 정치를 너무 만만히 봤고 엉뚱한 욕망을 다스리지 못한 결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단언컨대 정치는 한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없는 신성한 영역이다. 인기투표로 그 결과가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대다수의 정치인들이 오랜 시간동안 여러 경로를 거쳐 국가의 미래나 민족의 안위를 포함한 정치적 소양을 나름대로 단련해 온 고수들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진실로 고언하건데 지금이라도 안 전 교수는 철저한 자기점검을 거치길 바란다.
최소한 3회 이상, 지금 시점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심사숙고한 이후에 거취를 정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걱정은 남는다.
인기에 떠밀리건, 사람에 떠밀리건, ‘떠밀려나오는 안철수’ 컨셉은 여전히 그의 정치적 내공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소다.   또 다른 걱정은  ‘김종훈’처럼 어느 날 갑자기 훌쩍 정치판을 떠나는 무책임한 그의 뒷모습을 보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다. 
부디 안 전 교수의 성숙해진 내공을 볼 수 있는 선거전이 되길 기대한다.                                          

(2013. 3. 6)
....홍문종 생각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