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4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공존 필살기


 공존 필살기 
 
마당발을 자처할 만큼 알고 지내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그러면서도 사람 욕심이 많은 탓인지 날마다 많은 이들을 만나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이 없지 않다평소 꼼꼼히 챙기는 편인데도 만난 장소나, 이름, 캐릭터 등의  기억이 꼬여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다급기야 사람을 만날 때면 뭔가 실수하지 않을까 긴장하는 습관까지 생겼다. 
그렇게 많은 만남을 통해 알게 된 게 있다.   
이 땅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재들이 살고 있고 그들이야말로 작은 대한민국을 큰 나라로 만들고 있는 일등공신이라는 깨달음이 그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만난 이들 중에는 뛰어난 능력과 반짝이는 개성으로 혀를 내두르게 하는 인재가 많았다여의도 주변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한다고 해도 우리의 발전 가능성과 희망찬 미래를 담보해주는 인적 자원에 고무되는 느낌이다.  소중한 마음으로 그들을 새기며 큰 위로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출범 3주차가 되도록  답보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새 정부 현실이 안타깝다.  
특히 정쟁의 볼모가 되어 표류하고 있는 정부조직개편 현실은 민망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두고 말이 많지만 대통령만 타박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하는 일에 무조건 동조하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국회의원만 돼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경험에 비춰 대통령의 애국심이 헤아려지기에 하는 소리다.
솔직히  대통령만큼  국가운영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에 민감한  사람이 또 있을까?  
 하루하루 이어지는 그 고심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대통령의 선택을 믿어주는 게  옳다는 생각이다 
인사가 대통령의 고유영역인 점을 생각하면 더욱 명료해지는 부분이다.  
    
돌이켜 보건데 역대 어느 정권이고 인사 구설에서 자유로운 대통령은 없었다.
인사 때마다 이런 저런 스캔들로 지탄의 대상이 되곤 했던 기억이다 기존의 관점대로라면 예수나 석가라도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인선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대상자의 강점을 우선시하는 인선 관행이  혼란을 부추긴다는 생각이다.   
키가 큰 사람은 큰 키로, 키가 작은 사람은 작은 키로, 남자는 남자라서, 여자는 여자라서의 이유를 든다면 용처의 명분 확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런만큼 치명적 결격사유를 걸러내는 기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아무리 빼어난 경력도 치명적 흠결 앞에서 속수무책 파행으로 치달았던 전례가 적지 않다
그런 차원에서 인사권자가 인식의 출발을 달리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대통령이 인사를 할 때   국회 청문회처럼  대상자의 장점보다는 문제점부터 짚어보는 새로운 인선 기준, 발상의 전환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조직법 공전. 
도대체 누굴 위한 정쟁인지 모르겠다  협상은 실종되고 이기적 논리만 난무하는 정치현실이 부끄럽다.  이런 문제로 오랜 시간 왈가왈부할 만큼 우리 현실이 편안한가를 생각하면 장탄식을 금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꼬여  치러야 할 대가가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급해진다. 로마의 콘클라베처럼 의원 전체를 본회의장에 몰아넣고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를 때까지 못 나오게 해야 한다는 몽상에까지 이를 지경이다
결국 칭찬과 긍정, 격려가 실종된 사회적 분위기가  화근이라는 판단이다.   
 공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단은 설익은 탐욕으로  각박해진 인심을  잘   갈무리하고 서로를  믿어보도록 하자.  
그런 다음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의 위력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출발을 시도해 보자.     
 
PS: 때마침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새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소식이다. 이틀간의 진통 끝에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아르헨티나 추기경이 지난달 사임한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것이다.
우리에게도  좋은 징조로 작용하는  낭보였으면.           (2013. 3.13)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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