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3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약수터 민심

약수터 민심


오늘은 불암산 뒤편 길로 해서 금오약수터를 향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의 시작을 열었다.
새벽 약수터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맑은 공기를 즐기고 있어 명함을 돌리는 손길을 바쁘게 했다.
본래의 목적을 잊게 할 정도로 청량한 신 새벽에 흠씬 젖어드는 순간이 행복했다.
심호홉을 통해 들어오는 달디 단 공기도 더 없이 좋았다.

그렇게 한바탕 명함 돌리는 퍼포먼스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청룡쉼터를 향했다.
산을 조금 오르다 보니 여느 헬스클럽 못지않은 위용을 자랑하는 컨테이너 박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운동을 마치고 땀을 식히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드리자 반색하거나 심지어 후보는 돈 쓰면 안 된다며 커피까지 타다 주셨다. 부모님과의 친분을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다. 이미 고인이 된 이들을 거론하기도 했는데 아버지 쪽 친구가 대부분인 걸 보면 확실히 여성의 평균수명이 훨씬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께서 국회의원 하실 때는 일 밖에 모르셨고 어머니는 항상 겸손하고 검소하셨던 분’이라면서 아들인 내게 같은 주문을 하며 기대감을 표명하는 분도 계셨다.
모두가 부모님과의 인연과 무관하지 않은 관심과 호의였다.
지금껏 인생을 잘 살아오신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는 호의였다.
실제로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시는 분도 계셨다. 아버지보다는 서너 살 아래 연배인 어르신인데 언젠가 당신 집안 애사를 소홀히 하셨다는 게 이유의 전부였다.

오후에 찾아 뵌 봉선사 주지 스님에게서 이생과 전생, 인연, 업보 등에 관한 법문을 들었다. 문외한의 지경을 넓히고자 용을 썼다.
어설픈 불자의 심경도 헤아려졌다.
그러면서 내가 남긴 흔적이 자식은 물론 국가 등에 어떤 모습으로 작용하게 될 지 상상해 봤다.
삶을 잘 꾸려나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특히 부모로서의 삶에 얼마나 신중한 처신이 요구되는지도 깊이 생각했다.
새벽 약수터 민심을 통해 확실히 깨닫게 된 삶의 진실이다.

(2012.2.23.)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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