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6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처음의 설렘으로

처음의 설렘으로


‘툭’
사슬이 끊겼다.
긴 옥죄임에서 비로소 벗어나는 이 느낌을 어떤 형용으로 전해야할지 모르겠다.
7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의 공백을 가로지르려니 세상이 온통 연초록 빛 설렘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화벨 울림이 지금의 내 현실을 가장 실감나게 전해주고 있다.

호출을 받고 아침 일찍 부모님 댁을 찾았다.
요 며칠 뉴스메이커가 돼 분주해진 아들의 근황이 걱정돼 불러올리신 눈치다.
아들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신 부모님께 미리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아차 싶었다.
예외 없이 ‘어머니표 산해진미’로 차려진 성찬을 포식하고 난 후, 이런 저런 배경 설명을 해드렸더니 그제야 조금 안도하시는 듯하다.
"그 동안의 정치 방학이 뇌물이나 직권 남용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에 너의 정치적 미래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조심하지 못한 불찰이 없다고 할 수 없기에 겸손히 세상에 이해를 구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를 기화로 국가와 민족 앞에 더욱 더 겸허하게 낮출 수 있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음식을 준비하시면서 그 손끝에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다 담으셨을 어머니는 간략하게 당신의 뜻을 전하셨다.
변함없는 신뢰로 언제나 아들의 우군이 되어주시는 어머니는 알고 계시는 것 같다. 당신의 존재가 아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가를.
정치 선배 격인 아버지는 좀 더 현실적인 화제로 당신의 부성애를 보여주셨다.
여론의 동향이나 선거 홍보전략 등 앞으로의 정치 일정 등을 궁금해 하시며 적극적인 지지를 약속하셨는데 당사자인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궁리하고 계셨다. (뉴스에서) 5선 의원보다 먼저 언급되는 걸 보니 정치적 거물이 된 모양이라며 마음의 여유를 잃지 말라고 격려해 주시는 가하면 실수 자체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시키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신신당부하시는 모습에서 무뚝뚝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이 선명하게 보였다.
언제나 넘치는 사랑으로 품어주시는 부모님의 너른 품이 새삼스러운 감회로 다가왔다.
흔쾌히 천군만마의 뒷배를 자처하시는 부모님의 그늘이 내 삶에 얼마나 큰 축복인지도 절실해졌다.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부추기면서 순환의 역사가 되어 돌고 있다.

4.11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 서류 준비 등으로 분주한 하루였다.
처음 출발 하던 그 때처럼 설렘으로 가득해서 새내기가 된 느낌이었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민심을 받든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소망을 크게 품는다. 아웃사이더의 시각으로 지켜본 불합리한 정치적 관행과 구태를, 정밀하게 파헤치고 과감히 개혁하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동안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버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다.
실제로 나름 느낀 바도 많다.
비온 뒤 더 단단해지는 땅처럼 내 자신 훌쩍 커져 있는 느낌이다.

그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출발선에 섰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인 것이다.

(2012. 2.6)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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