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2일 토요일

홍문종생각 - 태국사태

태국 사태

태국사태가 반정부 시위 지도자들의 항복선언으로 심각한 내상을 남긴 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시위대가 해산한 이후 방콕 일원에 내려졌던 야간 통행금지가 22일 새벽 5시를 기해 해제됐는가 하면 버스 및 지상철, 지하철 등 대중교통도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태국 각지에서 강경파들의 산발적인 저항 때문에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사회건 각기 다른 주장이 있기 마련이고 원만한 타협점을 찾아 갈등을 최소화 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다. 그리고 가장 바람직한 수단이 대화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이거나 폭력적인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그 결과가 심각한 폐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우리 역시 지난 민주화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바다.
그런 측면에서 평화적 타협이 아니라 정부의 무력진압으로 미봉책에 그치고 만 이번 태국 사태의 종결 과정은 여전히 걱정스럽다. 여전한 불씨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병폐는 인간의 탐욕에서 출발한다. 제어되지 못할 경지에 이른 욕심이 인간을 추락시키는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다.
결국 그 욕심이 욕심을 부린 집단이나 인간을 집어삼키게 되는데 잠식당하는 그 순간까지도 욕심의 향연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게 인간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번 태국 사태의 시발점은 기득권을 대변하는 정부정책에 대한 태국 민중의 봉기라고 할 수 있다. 유산계급과 무산계급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비극에 다름 아니다.
빈부의 갈등과 대립은 종교분쟁만큼이나 심각하고 언제든 재발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측면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특히나 자본을 무기의 개념으로 본다면 원래부터 본인의 몫이 존재하지 않는 무산 계층은 순교적 투쟁을 자본대신 자신들이 취할 수 있는 무기개념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 요소들이 그렇지 않아도 물과 기름처럼 겉돌 수 밖에 없는 두 집단을 화해시키지 못하는 근본 이유로 작용하게 되는 게 아닌 가 싶다.
특히 빈부간의 분쟁은 있는 사람 쪽에 선 사람들이 실리는 있을지 모르되 명분이 없기에 싸움 자체가 곤혹스럽고 힘들다는 것도 미리 귀띔해 두겠다.

시위 진압에 있어 강경 대응은 가장 하수에 속하는 정치력이다. 강경 대응은 국민적 희생이나 유혈사태를 불러오게 돼 있기 때문에 사태 해결에서 점점 멀어지게 돼 있다. 만일 상황이 발생했을 때 무력 진압을 요구하는 인사가 득세하거나 다수가 된다면 그 정부는 엄청난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해석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어떤 상황이어도 강경파가 정부를 주도해서는 안된다. 우리만 해도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확실히 경험한 바 있다.
특히나 칼집에 들어있는 칼이 칼집을 벗어난 칼보다 훨씬 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막강한 권력은 결코 남발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민심의 후원야말로 정권이 가장 강력해질 수 있는 지지기반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늘 민심을 살펴야 한다. 민심이 등 돌린 정부는 설 자리가 없게 된다.
어느 상황이 됐건 독재정권의 말로는 거의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대부분 민중봉기- 강경진압- 유혈사태- 그리고 독재자 축출로 이어지는 순서다. 대부분 강경진압이 성공한 끝에 정권이 끝나게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강경진압을 성공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민심이 떠났기 때문에 힘을 잃게 되는 것이다.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정권을 유지시키는 가장 확실한 힘의 근원이라는 반증이다.
민심을 얻기 위한 정권의 고민이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태국의 사태를 보건데 어떤 형태로든 조기총선이나 그에 상응하는 대국민 약속
등 획기적인 후속책을 마련하지 않고는 현 정권이 축출되는 것으로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패한 재벌인사인 탁신 전총리와 빈민 계층과의 연대는 아이러니컬하지만 어느 나라건 또 어느 정권이건 힘들고 가난한 국민을 껴안지 않고는 존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 태국사태에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2010 . 5.22) ..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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