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0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꿈을 이루는 방법

꿈을 이루는 방법



일전에도 한번 언급한 바 있지만 나는 한 때 배우가 되고 싶었다.

지금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직접 연기해 보고 싶은 로망은 여전한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다.

그 영향 때문인지 현역배우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 한 귀퉁이에는 늘 동경과 부러움이 교차하는 것 같다.

며칠 전 배우 임현식, 박은수씨를 만나 함께 할 기회가 있었는데 참으로 좋은 시간이었다.

브라운관 연기로만 접했던 두 배우가 배꼽을 잡을 만큼 재미있는 일화들을 연기가 아닌 육성으로 풀어놓는 귀한 자리였다. 더구나 연기 경륜만으로도 국민배우 반열의 역량을 보이는 분들이니 (배우가 로망인 내게)오죽 하겠는가.

저녁식사를 나누는 그 자리가 몇 배나 즐겁게 느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닐 수 밖에.



이 두 배우가 MBC 탤런트 공채 1기로 함께 배우생활을 시작한 이래 40년 넘는 우정을 나누는 사이이고 극과 극이라 할 만큼 개성이 다르고 배우로서의 노정 역시 확연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당사자들의 설명을 통해 알게 됐다.

박은수씨는 전원일기 일용이 역으로 시청자에게 각인되기 이전에 본 적이 있다. 1975년 윤석화씨와 공연한 ‘꿀맛(a taste of honey)’이라는 연극무대에서였다.

임현식씨는 ‘암행어사’의 갑봉역으로 분한 코믹한 모습이 첫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이전 작품인 롱런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이라는 작품이 더 유명한 프로였다고 하는데 그 무렵 나는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을 때라 잘 알지 못한다.



마침 전원일기 캐스팅 관련 이야기가 화제로 올랐다.

애초 임현식씨가 일용이 역에 애착을 갖고 있었는데 정작 배역은 박은수씨에게 돌아가 실망이 컸다는 얘기였다.

이 때의 결과가 두 사람의 배우 인생을 확연하게 갈라놓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일용이 역은 결과적으로 박은수씨를 국민배우로 사랑받게 한 배역이지만 배우에 대한 이상이 컸던 그에게 마냥 행운만 안겨준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고착된 일용이 배역 때문에 박은수씨는 배우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이미지 변신의 기회를 얻지 못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탤런트가 되기 전 연극을 통해 탄탄히 다져진 연기로 쇼업이 잘 돼 있던 그는 여전히 ‘양촌리 일용이’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박은수씨는 지금은 정체돼 있지만 나름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중이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그는 ‘제임스딘의 열정’으로 자신의 이상을 채워주지 않는 우리 영화의 현실을 바꾸고 싶어한다. 조만간 진짜 한국영화를 만들겠다는 그의 꿈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반면 전원일기 캐스팅에서 고배를 마신 임현식씨는 그 이듬해 맡게 된 암행어사 갑봉역으로 해학적 캐릭터의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원일기의 불운(?)이 그의 배우인생에 있어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결정적 인연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갑봉역의 성공이후 원로배우 소리를 듣는 지금까지 한참 때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임현식 본인의 우스개에 따르면 폭넓은 연기도 하게 됐고 수입도 더 좋은 ‘박은수보다 더 성공한 배우로 살고 있다.





실제로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은 자신의 바람대로 연기자의 삶을 살고 있는 임현식씨의 인생은 확실히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내게 있어 중요한 것은 그를 통해 끝까지 자기영역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점이다.

세상을 사는 모습은 다양하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인자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겠지만 결정적인 건 얼마나 끊임없는 의지로 열정을 다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정황을 그가 확인시켜 셈이다.


내가 품은 꿈과 세상이 다시 초록빛으로 싱싱하게 되살아나는 듯하다.

오래동안 소원해왔던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진한다면 나 역시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새로운 자신감으로 불끈 솟아 오른다.
(2010 .5. 20)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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