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1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문화의 힘

문화의 힘


일찍이 국가 경영에 있어 문화의 중요성을 설파한 이가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시다.

선생은 우리나라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민족 자원의 바탕으로 ‘문화의 힘’을 꼽았는가 하면 문화의 가치를 국가의 부력이나 군사력보다 우위에 두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민족의 지도자 반열에 계신 백범 선생의 ‘확신’인 만큼 문화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비중을 간과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역 단위 문화원이야말로 문화 활성화의 첨병이라 할 수 있겠다. 문화를 통한 주도로 세계를 견인하는 대한민국을 소원하셨던 백범 선생의 생전 바람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가치를 담은 교두보로서 말이다.



가끔씩 찾고 있는 포천 소흘읍에 소재한 아프리카 문화원도 내게 있어 비슷한 의미의 공간이다. 지난 2006년 개관 당시부터 개인적 연고가 있는 이곳을 자주 찾았다. 갈 때마다 고향에 온 듯한 아늑함으로 반기는 이 곳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인류의 원시적 문명이 현실과 소통하며 태고의 신비를 유감없이 발산하며 흔치않은 매력으로 무한한 상상을 허용하는 곳이다. 광활하게 펼쳐진 아프리카 대륙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 생생한 아프리카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아프리카가 인류 문명의 발생지로 인류의 시조라는 인류학자의 주장을 아무 거부감 없이 수긍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건 어렵지 않다.



인간이 미래의 성공적 설계를 위해 지난 시간을 제대로 알고자 하는 것처럼 문화 발전 역시 과거를 알아야 현재와 미래를 제대로 조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문화원에서 인류의 원시적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아프리카를 만날 수 있는 건 그런 의미에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류의 태고적 모습을 통해 인간의 생물학적 속성은 물론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허상이 재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화장이나 성형을 통해 자신을 돋보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현대문명의 소산물이 아니라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을 아프리카 부족들의 풍습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그들은 아득한 과거부터 목을 늘리거나 입술면적을 넓히고 코걸이는 물론 심지어는 혓바닥에까지 고리를 걸어 자신들이 정한 미의 기준에 근접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그들 사회를 형성한 다양한 부족제도나 가족 형태 역시 오늘 날 우리의 모습을 재조명시켜주는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런 식이라면 지금 우리가 최상의 현실로 믿고 있는 사회 형태도 세월을 지나 후대에 이르게 됐을 때 어떤 식의 평가가 내려질지 궁금하다. 마치 촌스러운 이미지로 다가오는 옛날 사진을 들여다보는 느낌은 아닐까 하는 짐작도 오늘 아프리카 문화원을 돌아보면서 떠올린 생각이다.



오늘은 아프리카 문화원장으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내게 아프리카 문화원의 미래를 맡아달라는 제안이었다.

이 문화원의 원장은 건축으로 자수성가한 분으로 20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다. 몇 년 전 아프리카를 방문했다가 ‘필’이 발동해 문화원을 태동시킨 당사자의 제안인 만큼 가볍게 스쳐버릴 말이 아니었다.

난데없는 그의 제안은 나를 당황스럽게 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이런 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이 문화원을 매개로 대한민국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 학생들은 물론 성인들에게까지 좋은 교육장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그러다 문득 상서로운 인연이 시작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0 . 5. 11)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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