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혁명 당하기 전에

혁명 당하기 전에



공기의 수용 한계를 초과했는데도 계속해서 부풀려지고 있는 풍선을 바라보는 불안감.

요즘의 정당 정치를 지켜보는 느낌이 그렇다. 언제 뻥 터질지 몰라 전전긍긍하게 만드는 시한폭탄 같기도 하다.

솔직히 지방선거 후보공천 과정에서 혹시나 이번만큼은 좀 다르지 않을까 기대를 걸었다. 시작 때부터 정당들마다 하도 개혁공천! 공천혁명! 구호들을 쏟아내기에 솔깃해진 탓도 있다.

그러나 결과는 꽝이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정당 공천은 한 마디로 정리하면 ‘엉망진창’이었다. 원칙도 없고 명분도 없는 ‘역시나’의 결론을 매듭지어 가는 공천 결과는 보기에도 민망했다. 책임정치를 구현하겠다는 정당의 의지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인맥공천, 헌금공천 별별 소리가 다 들리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에게 현금 2억원을 공천 헌금으로 바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영어의 몸이 된 현역 군수 이야기나 여론조사기관과 짜고 여론을 조작하다가 군 단위 지역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피선거권을 잃는 사태는 차라리 코미디였다. 탈당과 무소속 출마 등 경선 불복 사태가 당사자를 힐난하는 것으로 다 설명이 되는건지 모르겠다.

국민을 외면하고 자기들만을 위한 행태로 정치를 퇴보시킨 책임 소재는 분명히 가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정치권은 스스로의 말로를 재촉하고 있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역량이 필요한 선거에 지역과 주민은 안중에 없이 중앙 권력의 공천권 횡포만 활개를 치는 형국이다. 지역과 주민을 위한 인재발굴보다는 정당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홍위병 간택의 장이 되고 말았으니 하는 말이다.

도를 넘는 오만함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믿는 구석이 없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럴 수는 없다. 유권자를 무시하고 그 권리를 왜곡시키는 정당 공천은 차라리 없애는 게 낫다.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조금이라도 걱정한다면 이렇게 무모한 공천으로 정치판이 흔들리는 일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다.



국민에게 버림받은 일본 자민련의 몰락에서 우리 정당 정치의 미래를 본다.

무소속 돌풍에 이어 군소정당 돌풍을 예고하며 유권자의 냉엄한 심판을 받고 있는 일본의 정치 현실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무소속 후보들이 판을 휩쓰는 파란이 일어났는가 하면 오랜 여당이었던 자민련 대신 민주당이 선택되기도 했다. 유권자가 똑똑한 자기판단을 통해 자신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기존 정당들에게 경고장을 보낸 결과였다. 유권자의 힘으로 권력 지형을 뒤바꿔 버린 것이다.

선거 때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당공천을 얻어내려는 우리와는 다르게 일본의 경우 정당 공천은 인기가 없다. 대부분의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호한다. 유권자가 신뢰를 잃은 정당을 외면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류는 지방의회 장악을 목표로 하는 지역 정당 창당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공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지방분권, 지방주권 시대를 견인하겠다는 새로운 정치실험에 유권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정말로 국민을 두려워하는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

더 이상 ’사천‘으로 얼룩진 내홍에 정치를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될 일이다.

정치권이 당리당략의 꼼수로 튕기는 속셈을 국민이 모른다고 생각하지 말라. 국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대로는 안된다. 지금으로선 투명한 공천 시스템으로 상향식 공천을 정착시키는 일이 가장 적절한 해법이 될 듯 싶다.

국민에게 혁명 당하는 불상사를 당하기 전에 정신을 차려야한다.(2010.5.4)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