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7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골프

골프



박세리 선수가 3년만에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 연장전에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을 따돌리고 통산 25승을 기록, 19만 5000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는 외신을 접했다.

이제는 노장 소리를 들을 박세리의 오랫만의 쾌거에 박수를 보낸다.



국내 골프인구 500만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이 단순한 통계치 하나만으로도 이젠 더 이상 골프가 특권층만을 위한 ‘귀족 스포츠’라는 이미지로 눈총을 받을 이유가 없게 됐다고 생각한다.

97년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기점으로 김미현, 미쉘 위, 신지애, 최경주, 위청수,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를 꺾어 파란을 일으키며 급부상한)양용은 등 프로골퍼들이 눈부신 기량으로 국제무대를 휘어잡게 되면서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 골프의 현주소를 감안해도 그렇다. 특히 미국의 LPGA는 한국의 낭자군이 없으면 흥행이 안될 정도가 된 현실만 보아도 우리의 골프가 국제무대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비롯 최근 은퇴한 스웨덴 골프여제 소렌스탐, 멕시코의 오초아나 호주의 그렉노만, 일본의 아오끼, 미야자토 아이 등 각 골퍼들의 명성이 그대로 출신국의 위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박세리를 위시로 한 골퍼들의 성공신화가 대한민국 골프 꿈나무들을 무럭무럭 키우고 있는 만큼 골프에 대한 우리의 국민인식도 이제는 세계적인 골프 강국답게 달라져야 할 때다.



툭하면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은 지 오래된 골프를 공직자 기강해이 단골 메뉴로 써먹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다.

골프를 더 이상 만만한 동네북 취급하지 말라. 국위 선양의 첨병이 되어 국민적 희망과 비전으로 떠오르고 있는 골프를 쓸데없이 죄악시하는 분위기로 몰아가는 건 국가적 손실로 직결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더구나 2016년, 브라질(리오 데자이로) 올림픽에서부터 정식 종목으로 활약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국민들 사이에 골프의 존재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음에랴. 선수들의 선전이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국민적 기대감이 골프의 위상을 높여주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요 며칠동안 천안함 애도기간에 골프를 자제하라는 지시를 어기고 골프장을 찾은 공직자들의 기강해이가 도마 위 메뉴가 되어 북새통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대학 및 교육자치단체 10곳, 국회 5곳, 법원 2곳, 중앙행정기관 4곳, 지방자치단체 6곳, 공직유관단체 3곳 등의 소속 차량이 골프장 주차장들에서 발견된 조사 결과를 밝히면서 시작된 파동이다. 차량번호까지 다 적어놓았으니 부인해도 소용없다는 식의 으름장까지 있었지만 정작 당사자 색출 의욕은 없어 보이니 이상하다.

21세기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이고 각각의 개성이 사회를 병들게 하거나 망하게 만들지 않는 한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고 생각할 수 있는 건 기본 권리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남과 다른 점이 창조적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세상 아닌가.

골프를 공직자 기강해이 주범으로 몰아가는 건 지극히 의도적인 기교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의도’는 일정한 잣대와 형평성이 전제됐을 때 비로소 그 진정성을 평가받을 수 있다.

선진국민이라는 국민적 자부심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면 어떤 형태로라도 의도된 ‘올가미’나 ‘압박’이 ‘좌절’이나 ‘복지부동’을 생산해내는 ‘불의’가 허용되는 사회를 두고 봐서는 안된다.

이번만 해도 그렇다.

천안함 조문기간이 현충일처럼 기존의 국가 애도일정이라면 몰라도 갑자기 정해진 만큼 사전 골프 약속의 경우 선택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일테면 조문 후 골프장을 찾거나 골프 후 조문을 할 수 있는 선택 말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대한민국 국민 중 몇이나 ‘애도 불경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싶다.)

물론 스폰서 도움으로 골프를 친 공직자에게까지 면죄부를 주자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별 문제가 없는데도 골프를 불순한 정치적 목적 달성의 소도구 삼아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분위기 조성이나 국면 전환을 위한 마녀사냥 식 ‘매도’에 그치는 기존의 과정을 되풀이한다면 모르긴 몰라도 그 진정성을 의심받게 될 게 뻔하다. 게다가 일정한 룰도 없이 ‘사용자 위주의 고무줄 잣대’로 재단한 ‘여론몰이’는 비양심적 사회적 횡포를 용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치권 음모 때문에 우리의 골프 전망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2가지 의문이 있다.

골프 역시 김연아 휘겨 스케이팅을 향한 국민적 열기 못지않은데 김연아가 천안함 애도기간에 스케이트를 타면 문제가 될까 안될까?

애도기간에 골프장에 출입한 공직자 파악을 위한 인원 동원은 어떤 법적 근거가 뒷받침 된건지 ...

생뚱맞기는 하지만 그것이 못내 궁금하다
.(2010 . 5. 18)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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