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6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강호동 하차


 강호동 하차


 강호동이  1박2일을 도중 하차한다는 관련 뉴스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그것도 일주일 내내다.
정작 하차여부는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이를  기정사실화 하거나  타방송 진출이나 종편행 때문이라든지 별장에서 환송회를 미리 열었다는 등의 추측성 보도가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인터넷 인기 검색어 등극은 물론 심지어 ‘하차 반대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1박2일을 한 번도 보지 못한(특별히 거부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볼 기회가 없었다. 무릎팍 도사는 몇 번 봤다) 탓인지 이 같은 세간의 관심이 과도하다는 생각이다. 특정 연예인의 프로그램 하차 여부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어떻게 메인 이슈가 되고 있나 싶기도 하다.  물론 개인적으로 모래판 황제였던 강호동이 국민 MC로 정상의 인기를 누리기까지 그가 흘렸을 땀의 가치를 외면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과도한 이 현상이 어리둥절 할 뿐이다.

연예인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급기야 오디션 열풍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방송사 마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범람하고  있고  사람들은  마치 그 곳에  인생 최대 기회라도 예비돼  있는 양  꾸역꾸역 몰려들고 있다.  발군의 실력자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디션이 최소한 인생의 만능열쇠가 아니라는 현실인식  없이  성찬만 늘어놓는 것 같아  조급함이 일기도 한다. 
오디션 열풍이  연예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고조시키는  분위기다.  
우선 당장 인터넷 검색 순위만 봐도 상위 10개 항목 태반을 연예인 관련 주제어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만 봐도 그렇다.
연예인이 방송에 나와 툭 던진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다 언론기사의 주옥같은(?) 재료가 된다.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오면 해당 기사에 대해 네티즌의 갑론을박이 게시판을 점령하는 건 시간문제다. 심각하거나 중요한 주제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 건지 참으로 의아할 뿐이다.
 
하지만 우려하게 되는 게 바로 이 부분이다.
우리나라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의 사소한 일상이 뉴스로 재생산되는 과정을 통해 국민 스스로 우민화되고 있는 건 아닌지 솔직히 걱정이다. 보이지 않는 의도에 따라 우민정책 포자가 바이러스처럼 번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이 같은 현상이 일부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았던 전례에 비춘다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는 생각이다.   일련의 연예인 신드롬에서 5공 정권의 ‘3S’(sports, sex, screen)를 떠올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당성에 자신이 없던 당시 정권이 여론 무마용으로  방패막이로 썼다는  혐의를 받을 만 하다.  실제 당시 정권이 3S를 우민정치의 도구로 활용한 정황은 많다. 각종 스포츠 프로팀이 창단됐고(연고지를 중심으로 뭉친 프로야구는 전국민의 확실한 오락거리로 급부상했다) VTR이나 컬러TV 보급으로 영화 산업 활성화를 불러오기도했지만 정작 우리들 기억에는 성 문란 풍조에 일조했다는 기억이 더 크게 남아있다. 
그런 경험들이  근래의 연예인 신드롬을 우려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중우정치에 대한 위정자의 유혹은 세대는 물론 동서양 구분 없이 시대마다 늘 상존하기 마련이다.  
중우정치의 수단 또한 다양했다. 종교적 담론이 역할을 하거나 식민지 지배 상황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도 했다. 때로는 민족 간 대립 양상이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연예 분야에 보이는 국민적 호기심을 이제부터라도 조절하자는 얘기다.
 로마의 검투사 경기는  결국 로마를  멸망시킨 근원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경우, 헐리우드와 미식축구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조절하고 제어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의  지혜가 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연예나 오락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국가적 위기사태를 초래하는 주인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사행심이나 말초적 자극에 빠져 개인 자신은 물론 국가의 안위조차 염두에 두지 않는 어리석음이 자행될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경마나 도박 또한  적절한 통제와  제대로 된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간혹 대중의 우민화를 도모하고 또 이를 이용해 돈을 벌거나 권력이나 명예를 얻으려는 하려는 세력이 있다. 그러다가 국가나 사회적 이익과 충돌하기도 한다. 지나치게 단기적 이익에 치중한 나머지 공적인 이익을 외면하게 되는 비양심을 선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런 결정들이 결국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려놓고 탐욕을 채우려는 중우정치의 시도를 성공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될 일이다.
특히 언론이나 인터넷 포털 그리고 사회 지도층 인사 등이 이들의 편익을 돕는 조력자로 나서는 건 말이 안된다. 결국 이용하는 사람이나 이용당하는 사람이나 동시대를 사는 국민들이기에 총량으로 봤을 때는 다 같은 피해자가 될 공산이 크다.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는 우리들이다.
너나 없이 우리사회가 나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하고 이들을 이끄는 지도자들의 노력과 헌신을 바탕으로 한뜻이 되어 함께 대한민국 미래를 설계해 보는 것도 제법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중우정치가 통하지 않도록 권력이나 부 앞에서조차 당당함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우리 함께 만들어 보자.
                               (2011. 8. 14)                        
                         ....홍문종 생각                            

분명한 것은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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