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9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내게 길 물으니

내게 길 물으니



-홍문종-



한밤에 구름을 보신 적이 있나요.
달빛도 없는 깜깜한 밤에 구름을 보신 적이 있나요.
별빛도 없는 칠흙같은 어두운 밤에 구름을 보신 적이 있나요.


먼산 아스라이 손짓하고
바람은 슬렁슬렁 얼굴을 간질이는데
한밤의 구름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달빛에 비췄던 그 구름인가요.
별빛과 어울렸던 그 구름인가요.
아니면 나 혼자 구름이어라
자유롭게 노닐던 구름인가요



아 참
달은 그 달이고 별은 그 별인데
구름은 그 구름이 아닌 것 같아요
구름은 구름이라 하지만
글쎄 그 구름인가요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달 별 구름을
멀리 어슴프레 보이는 산을 의지해서
찾아가고 있어요



나에게 묻습니다.
무엇을 찾느냐고
구름을 찾고 있는데
그 구름이 내가 보았던 구름인지
궁금하다고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나는 달처럼 구름처럼 태양처럼
그 때의 나인가요
아니면 구름같은 나인가요
구름같이 무니만 비슷한 나인가요


아 참,
그러고 보니 달도 별도 태양도 나도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지는 않네요


사랑만 의지하고 살겠어요
예, 사랑의 진실만 의지하고 살겠어요
변하지 않는 사랑만
별보다 달보다 태양보다
사랑만 기다리고 살겠어요


머리를 들어
별도 달도 태양도 없는 하늘에서
구름을 찾는 이 밤입니다.



(201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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