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2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아프리카 예술 박물관

아프리카 예술 박물관


최근 내 인생이 새로운 기류에 접목(?)되는 빅 이벤트가 있었다.

포천 광릉수목원 진입로에 위치한 아프리카 박물관에 ‘문패’를 걸게 된 것이다.

살다보면 계획되지 않은 뜻밖의 일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도 아프리카 박물관과의 인연이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아프리카 박물관이 내 삶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인생이 참 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난 2006년 박물관이 오픈되면서 고문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을 때만 해도 내 자신이 박물관 전체를 온전히 책임지는 위치에 서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물론 평소 아프리카에 대해 인류문명 원조지에 대한 원초적 호기심을 품고 있긴 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전격적인 결과물로 나타날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남아공 월드컵 축구 때문에 폭주하는 관심의 대열에 묻혀 함께 열광하면서 부풀려진 아프리카에 대한 호의가 겁도 없이 아프리카 박물관을 덜컥 접수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매개로 아프리카와의 깊은 인연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레임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생각보다 아프리카 박물관의 덩치가 크다.

유물이나 작품의 규모도 그렇지만 주변으로부터의 관심도 상당한 만큼 큰 그림을 그려도 되겠다는 의욕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박물관의 여러 분야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에서 온 공연 팀이 제일 흥미롭다.

처음에는 검은 피부나 몸의 문신, 유난히 구불거리는 머리카락 등 익숙하지 않은 외모 때문인지 쉽게 가까워질 수 없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대화를 나눠보니 예의바른 태도와 순수한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아프리카 출신이라는 사실에 대해 높은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는 면도 놀라웠다. 아프리카가 인류문화의 발상지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고 더 나아가 앞으로 인류문화의 핵심으로 재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확신도 확고했다.

검은 피부 뒤에 숨어있는 우성 DNA의 진수라고나 할까, 그야말로 ‘원시·토착’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세계의 고정관념을 깨고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하는 ‘문화 전령사’ 역할을 그들이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었다. 육감적인 몸매와 리드미컬한 율동을 통해 전달되는 공연단의 예술적인 감각과 흥은 앞서 입증된 스포츠 기량 등과 더불어 아프리카가 다가오는 문화예술 신세기를 평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미개하고 낙후된 대륙이라는 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을 이제는 많이 제고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늘 바쁜 사람이 거기까지 관심을 갖느냐고 많은 이들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중국을 필두로 한 세계 각국의 아프리카 대륙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국제정세만으로도 아프리카 박물관과의 인연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아프리카가 세계의 중심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지는 분위기가 이번 결정이 시의적절했다는데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이벤트가 교육현장에도 상당히 유용한 인연으로 작용될 거라는 기대감도 빼놓을 수 없겠다.

지금까지 경민대학에서 중국이나 미국, 호주, 유럽 일부 국가와의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는데 이를 계기로 아프리카 각 지역과도 적극적인 교육 교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별히 문화 예술 분야의 교류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조만간 아프리카 대사들을 전부 초청해서 이 문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심도있는 논의를 나눌 생각이다.


아직은 여러 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신경써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우선은 혼신의 열정을 쏟아 붓겠다는 의욕만 가지고 뛰어들었다.

그렇더라도 종국엔 창대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다.

강호제현의 지도편달을 바란다.



PS:

기꺼이 시간을 투자해서 둘러볼 만한 곳이다.

포천 광릉수목원 진입로에 위치에 있기 때문에 광릉 수목원과 임업시험장을 묶어서 하루 일정으로 방문하시면 좋은 볼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네비게이션에 ‘아프리카 박물관(경기도 포천시 소홀읍)’으로 입력하면 자동 안내 된다.

(2010.9.12)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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