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31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해법을 찾자면

 
해법을 찾자면
일본 사람들, 참 대단하다. 
지진과 쓰나미, 핵 방사능 유출로 쑥대밭이 된 이 와중에도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해프닝으로 우리를 놀라게 했다. 2011년 중학교 검인정 교과서에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아예 못을 박고 나선 것이다.
파렴치한 작태다. 안면몰수 실력도  경쟁력이 되는 세상이라면  일본이야말로  세계 제일의 수준으로 평가받을 만하다는 생각이다.  일본과의 구원에도 불구하고 의연금 모금이다 구호지원이다 어느 나라보다 먼저 그들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던 우리로서는 그야말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꼴이 됐다.  
역시나 개꼬리는 3년 묵어도 황모가 될 수 없는 것을.
만고의 이 진리를 무시하고 일본의 개과천선을 기대했던 우리가 잘못이다. 그렇다고 의연금을 내지 말자는 따위의 옹졸한 생각을 하게하고 싶지는 않다.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일본인의  이중성 때문에  난감했던  경험담을 접할 기회가 많다.   
어른들이 많은  이번  모임 자리에서도 일본인들의 불가사의한 기질이 화제가 됐다.
우리들의 허를 찌른 ‘교과서 파동’은 평소의 그들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는 중론이었다.
호의를 보여준다고 해서 자신들이 정해놓은 노선을 변경할 그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정에 끌리길 좋아하는 우리와는 달리 냉철하고 이해타산적인 반응이 몸에 밴 철저함으로 무장돼 있는  국민성  탓도 있다.  일본의 사회적 특성을 대변하고 있는 ‘황혼이혼’에서도 철두철미한 그들의 이중성을 엿볼 수 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일본인 특유의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된 사례라 하겠다. 평소에는 아무 불만 없는 얼굴로 살뜰한 내조를 아끼지 않던 아내들이 남편의 퇴직금이 정산되는 순간, 비로소 표정을 드러내며 이혼을 요구한다. 이   얼마나 무서운 모습인가.
극단적인 위기 상황에서도 국가적 아젠다나 개인의 미래를 위해 정신 줄을 놓지 않는 강인한 민족성은 오늘날 일본을 있게 한 저력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일본 상황이   낙관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폐해진 게 사실이지만  왠지 그들은 무서운  정신력으로  재기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그런 시각으로 재보궐 선거를 앞둔 정치판을 보면 우리는 한참 멀었다.
특히 한나라당 상황을 보면 자괴감이 들 정도로  자중지란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분당 을은 한나라당에게 있어 ‘천당 위 선거구’로 통칭되는 지역이다. ‘질래야 질 수 없는’ 정치적 텃밭으로 인식돼 있는 게 사실이다.
문제는 그런 분당을 조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는 현실이다.  심지어 분당을 패배를 기정사실로 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 전략 구도를  걱정하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는 실정이다.
야당은 이미 당대표를 후보로 내세우고 표밭을 다지기 시작했고 일부이긴 하지만 분당을 지역에서  민주당  신승을 점치는 언론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한나라당은 여태 공천 가닥도 잡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특별히 필승카드를 믿고 있는 건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별 뚜렷한 대안이 감지되는 것도 아니다.  시대착오적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레임덕과 폭주하는 국정에 대한 국민반감 때문에라도 이번 재보궐 선거판은  한나라당에게 유리한 국면이 될 수 없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이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하지 못하는 분위기여서 안타깝다.
 사분오열 되어 눈앞의 작은 이익에 급급해 하는 모습 뿐이다. 
 
어릴 때부터  ‘정신 줄 놓으면 하늘에서 주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들으며 자랐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며  자식들에게 늘 깨어있기를 권면하셨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있는 쪽이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논지였다.    精神一到何事不成을  독도 해결이나 분당을 선거 승리를 위한 과정에 필요한  주문으로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결국 우리가 얄밉게 보건 의리 없게 보건 일본은 세계 슈퍼국의 면모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갈수록 동력을 상실할 테지만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아직 상당한 시간을 남겨두고 있음을 알겠다. 특히 분당을 후보로 누굴 공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한나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정황도 감지 된다.  
좀 더 겸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 할 상황에 대한 현실 인식이 요구되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이후로도 복잡다기한 사회에서 수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 중에서 국가의 명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옥석을 구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목이 더 없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정신 차리지 못하면 손에 쥔  도 놓칠 수 있음을 명심하자.
그것이 이 수상한 시절을 살아낼  해법이   아닐까 싶다.
                                                               (2011. 3. 31)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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