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8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新 손자병법

新 손자병법

며칠 전 수도권 일대에서 휴대전화와 네비게이션 등의 수신 장애로 일대 혼란에 빠진 일이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북한이 발사한 GPS 교란전파가 그 원인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GPS 교란 전파를 발사해서 위성 장비는 물론 포병부대 계측기의 장애까지 유도할 정도라면 항공기나 금융망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동안 군사력에 있어 북한이 우리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자만심에 빠져있었던 우리로서는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 아닐 수 없다. 급기야 우리 정부가 북한의 GPS 전파 교란 행위에 대한 제재를 국제사회에 호소하겠다고 나선다는데 깔보던 상대에게 얻어맞고 구조를 청하는 모습이어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북한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느긋하던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면 말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는데 적을 제대로 알지 못한 우리로서는 패배를 자초한 우를 범한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 안보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시점이어서 인지 이번 사태를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북한의 전자전을 불안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자동차나 전자 시장이 우위를 점하면서 스스로의 경제력을 과신했던 점이 화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특히 여권 내 정치권 인사들의 도를 넘는 북한 경시 의식이 내부의 문제점 해결을 간과하도록 부축인 경향이 크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탱크나 전투기 등 대칭전력은 몰라도 특수부대, 핵, 전자전 같은 비대칭전력 만큼은 북한이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있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야겠다.
북한의 트레이닝 상황은 우리가 예측하거나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견고하게 트레이닝 된 상태가 아닐까 싶다.
북한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정황들만으로 북한의 '포기‘를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체득했다는 생각이다.

지금 전체적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실질적인 국민 만족도나 국가에 대한 헌신도가 굉장히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일정정도 정부의 대북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일방적인 퍼주기도 문제지만 무시 일변도의 강경 대응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늘에서 감 떨어지듯, 시간이 지나면 북한을 흡수통일 할 수 있게 될 거라는 계산은 시대착오적이었다는 점이 보다 명백해졌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민간단체가 구상하고 있는 많은 계획들도 다시한번 심사숙고해서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자칫 독이 올라있는 북한을 자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솔직히 있다. 더구나 북한 측이 이번 행사에 대해 조준사격 운운하며 반발하고 있는 만큼 자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북한을 자극하기 보다 적당히 '치고 빠지는' 지혜로운 처신이 가능한 新 손자병법이라도 강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
미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들의 첨예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대상임을 잊지 말자.
지나친 염려일지 모르겠으나 ‘중국은 북한 편을, 미국은 남한 편을 들어 줄 것’이라는 고정된 생각조차 위험할 수 있다.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계산들로 인한 변수의 고려 없이 우리의 미래를 재단할 수 없음이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내부의 문제들을 둘러보고 심도있게 고민해 볼 시점이다.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거나 기득권을 강화하려는 꼼수나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사심을 버리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쥐어짜도 모자랄 판에 더 이상 몰염치한 모습으로 도탄에 빠진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정치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2011. 3. 8)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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