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2일 토요일

홍문종 생각 - 카라

카라


여성 그룹 ‘카라’가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해체 위기에 처해있다.
5명의 멤버 중 3명이 소속사에 계약해지를 전격 통보하면서 활동중단 사태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일본 언론은 연일 이들의 불화설을 대서특필하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돈 문제로 해체될 지도 모른다는 등 관련 소식을 주요이슈로 다루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가창력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엉덩이춤으로 인기몰이를 하며 일본 내 신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자리를 굳힌 카라의 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아이돌 그룹이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활동을 중단한 예가 적지 않다. 얼마 전 한류열풍 속에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동방신기도 소속사와의 불화로 해체된 바 있다. 카라 역시 이들의 전철을 밟게 될까 걱정이다. 이를 빌미로 신한류 열풍을 방해하는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아도 카라와 소녀시대 등 한국 걸 그룹의 일본 내 활약을 시기하는 일본 내 움직임이 신경쓰이던 차였다. 이들 걸그룹을 폄하하는 만화까지 등장할 정도로 한류열풍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이 고조되는 와중이었다.
심지어 이번 카라 사태가 한류 열풍에 악영향을 줄 거라고 노골적으로 선동하는 일본 언론의 속보이는 행태도 있었다. 동방신기에 이어 카라도 소속사와 전속계약 해지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는 기사에는 '한국 연예계에서 걸핏하면 전속 계약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는 이유가 뭐냐'고 비판하는 일본 네티즌의 댓글이 100여 건씩 달리기도 했다.

연예인과 매니지먼트 소속사 사이의 갈등과 분란이 우리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우리보다 매니지먼트 문화가 먼저 도입된 미국에서도 지극히 흔히 접할 수 있는 광경의 하나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틀즈나 아바는 물론 사이먼 앤 카펑클, 비지스 등 거의 모든 그룹들이 해체와 재결합 과정을 거쳤다. 그렇다고 해도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연예계 자체의 특성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특별히 놀랄 대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우리에게 있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상당히 취약한 분야였다. 지금도 몇 개 그룹을 빼고는 열악한 가운데 운영되는 매니지먼트 회사가 수두룩하다. 노예계약이나 성추문 등의 스캔들로 여론의 불신을 자초하는 경우도 유난히 많았다. 그럴 때마다 메니지먼트 문화의 변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비등해지곤 했지만 특별한 변화 없이 지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니지먼트 필요성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류 열풍의 세계화 정착을 위해서도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매니지먼트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민감하고 독특한 특성을 보이는 연예인의 직업세계를 감안할 때 서로가 충족할 수 있는 메니지먼트가 되기 위해서는 난이도 높은 현실을 감내하겠다는 남다른 각오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특별히 개개인의 사적 영역에서도 매니지먼트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갈수록 개인주의가 굳어져 가는 조짐이다. 누구에게도 간섭받기 싫어하고 누구도 존경하기 싫어하는 풍토가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추세다. 그렇게 개인적 삶만 조명되다보니 ‘우리’라는 공동체 개념은 점점 본래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 가족의 순혈주의가 형성하는 끈끈한 유대감도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물론 개인의 개성이 전문성 강화 측면으로 보면 강점으로 작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인적 인격이나 사회성 결여는 인간의 삶을 그만큼 각박하게 고립시킨다는 면에서는 마냥 환영할 수만도 없다는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균형감각을 갖춘 매니지먼트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연예인처럼 전문적인 매니지먼트가 아니더라도 현명하고 성실하게 조언해주는 조력자의 존재가 한 개인의 삶에 미치는 순기능은 생각보다 크다. 스승이 됐건 친구가 됐건 그 때 그 때마다 함께 포커스를 맞추고 점검하고 돕는 우군 개념의 멘토링은 인간의 삶을 바꾸는 참으로 소중한 기회가 된다.
해가 더해질수록 허둥거림이 늘어나고 인생의 무상함이 절감된다.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 적응하려다 보면 우리 같은 사람들도 상당히 난감한 경우가 많다.
급기야 혼자서 살 수 없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은 시간 문제다. 결국 누군가 자기가 속한 영역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멘토링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노예계약, 전격해체, 배후설, 영구퇴출 등 서로를 향한 독한 말로 치닫는 카라와 소속사 간의 갈등국면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게 될지 모를 일이다. 소속사의 부실관리가 잘못인지 멤버 부모들의 과욕이 문제인지 아니면 경쟁업체의 ‘빼내기’가 문제인지 원인을 둘러싼 각종 예측들이 넘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 파악 할 수 있는 정확한 내용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지금 이 순간에도 한류를 저지하려는 보이지 않는 집단의 음모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우물쭈물 하고 있는 사이에 한류는 퇴조하고 카라그룹의 주가 역시 떨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이어지는 제2 제3의 카라에 의해서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많다.
어차피 요즘처럼 아이돌 그룹의 짧은 유효기간을 감안하게 되면 그런 상황은 상당한 구체성을 띄고 반복될 수도 있다. 새로운 가능성이 밀고 올라오고 또 그들만의 새로운 가능성에 열광하는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말이다.
문제는 얼마나 정확한 현실인식을 갖고 있느냐에 미래가 달려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신뢰와 배려도 사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떤 형식으로든 잘 재정비된 카라의 모습을 보고싶다. 한류열풍 전도사로서 왕성한 그들의 활동을 기대한다.


지나친 탐욕이 꿩도 매도 다 놓쳤던 과거지사가 많다.
타산지석,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2011. 1. 22)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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