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8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마약, 그 붉은 덫

마약, 그 붉은 덫


마약으로 인한 연예계의 잔혹사가 끊이질 않는다.
이번에는 탤런트 김성민이다.
그는 현재 수차에 걸쳐 마약을 직접 밀반입하고 투약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무너져버린 현실을 붙들고 후회하는 모습이지만 너무 늦었지 싶다.
그의 근황이 전해질 때마다 안타까움으로, 질타와 비난으로 인터넷 공간이 뜨거워진다.
그만큼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구속되기 한 달 전만 해도 ‘남자의 자격’ 방송을 통해 한국 연예인 최초로 전투기를 탑승하는 당당함을 보여줬던 그이기에 팬들이 느끼는 충격과 배신감이 그만큼 더 큰 것 같기도 하다. 호감도 높은 프로그램의 고정 배역으로 주가를 올리던 와중에 일어난 일인 만큼 뭐가 아쉬워서 그러느냐는 질타가 쏟아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김성민처럼 잘나가던 연예인들이 마약으로 패가망신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련된 뉴스 화면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김성민의 해맑은(?) 모습이 넘치고 있어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그의 현실을 실감나게 한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성이 있는데 부질없는 야심이나 쾌락에 몰입하고 있는 모습이 그것이다. 좋은 악상이나 활기찬 연기, 무대 위의 열정을 구한다는 명목도 그렇지만 막연한 쾌락에 자신의 전부를 던져버리는 경우도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마약의 폐해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인위적으로 단절하기도 어렵지만 퇴폐적이고 비생산적인 환각상태의 치명성 때문에라도 금기시 할 대상이다.
돈이나 권력, 쾌락을 지향하는 욕구가 우리 삶의 근간을 위협할 개연성은 크다. 딱히 마약이 아니어도 그에 버금가는 폐해와 독성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물론 적당히 잘 조절한다면 생의 활력이나 의미를 더할 수 있다는 계산이 통한다는 측면에서 마약과 차별성을 둘 수도 있지만 과도할 경우, 이 역시 파멸을 이끄는 결론으로는 마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약 연예인의 선배 격인 부활의 김태원은 마약을 끊을 수 있는 2가지 방법으로 감옥에 가거나 몸에 이상이 생기는 상황을 들었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일 텐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치를 그만두려면 감옥에 가거나 죽는 수밖에 없다고 자조하던 정치인 A의 모습이 떠올랐다. 일단 빠져들면 못 말리는 상황이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치는 마약과 같다’는 말이 정치권 안팎으로 공공연히 떠돌고 있는 게 사실이다. 자신의 전부를 갉아 먹혀도 아무것도 깨닫지 못할 만큼 영혼이 마비되는 그 치명적 독성으로 치자면 마약이나 정치나 다를 바 없는 속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상상을 뛰어넘는 거대하고 황홀한 경지를 동경해오면서 우리는 스스로의 근원을 잃어버렸다.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던 순수성이나 소박함을 버리고 과장과 허황된 삶에 매몰돼버리고 만 것이다. 마약 같은 보조물에 의지해서라도 자기 자신을 과대포장하고 싶은 욕구가 지뢰밭으로 남아있는 삶이 얼마나 허망한지 조차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결국은 개인의 능력이나 한계를 뛰어넘는 영역에 대한 지나친 동경이 문제였다.
다행인 것은 인간이 쾌락만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려드는 나약한 존재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얼마든지 억압의 사슬을 풀고 독립된 삶의 영역을 재건해 낼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약, 그 붉은 덫으로부터 영원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자.
희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박한 삶의 원형을 복구하는 데 그 답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의식주가 됐건 정신, 문화가 됐건 허황된 욕심부터 배제시키는 정지작업이 필요하다.
그 다음엔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
자기절제의 힘을 믿고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되, 스스로의 각성이나 주변의 충고 또는 강압적인 제도적 장치를 이용한 브레이크 장착은 필수 사항이니 잊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블로그는 마약에 빠진 연예인 뿐 아니라 정치권 인사들을 향한 충정을 담은 만큼 한번쯤 귀 기울여 들어주시길 당부하고 싶다.

(2011. 1. 18)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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