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5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더불어 함께 가자

더불어 함께 가자

새해다.
어제나 오늘이나 뭐가 다른 건지 잘 모르겠지만 새해라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한다.
그래도 새해가 되면 넘치는 공약들이 덤덤한 일상을 빼곡히 채운 시간표 사이를 누비고 있다. 살아 숨 쉬는 징표로써의 제 기능을 다하고 있다. 실제로 금연이나 금주, 다이어트 등 일상과의 단순한 약속부터 일생일대의 목표에 이르기까지 인생을 설계하는 결심들이 한번 쯤은 들어가 있기 마련이다. 작심삼일로 반복되는 결말까지도.
인생을 아무런 목표 없이 마구잡이로 살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기에는 우리가 마주한 삶의 순간이 중차대하다. 낮은 실행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목표설정과 갱신 과정을 반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일지 모른다.

인생의 계획은 삶의 목표점을 향하는 과정을 안내해주는 네비게이션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가고자 하는 목표점을 설정해 놓고 어떤 과정을 통해 가는 것이 좋을 지 길잡이가 되는 순기능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안내 받은대로 따르다 보면 어느 결에 목표점에 도달해 있는 것처럼 인생의 계획도 삶의 여정을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네비게이션(계획)이 길 찾기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만능은 아니다. 완벽한 기능이었다면 모든 인생은 단 하나의 유형으로 고정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상의 결론이 해답으로 나와있는 예측가능한 삶이라면 무슨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불완정한 삶의 여정 자체가 우리 인생의 진정한 축복일 수도 있다.
목표점에 도달하기까지 각각의 경우에 맞는 방식을 얼마나 세밀하게 동원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결말을 달리하게 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러니하지만 삶의 묘미가 거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속도로가 빠르다고 해서 그 길이 최선인 것은 아니다. 누구나 그 길을 선택하게 된다면 우선 당장 몰려든 차량으로 인해 교통체증이라는 돌발 변수가 불가피하다.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평가를 달리해야 하는 새로운 과정이 시작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가장 수월해 보이는 선택이 가장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걸어갈 수 밖에 없는 여건인데 고속도로를 거쳐야 한다거나 자동차로 좁은 오솔길 주행해야 하는 불합리한 선택에 봉착될 경우도 있다. 판단에 따라 상황이 반전되기도 한다. 과감히 상황에 맞는 재선택이 요구된다.
돌발상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잘못된 방향으로 치닫는 악순환의 덫에 갇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인생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상존한다. 지나치게 수월한 해결책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요구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도달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세상 일에는 공짜가 없다.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적지 않다. 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의 성향도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교과서적인 방법은 정도를 걸을 수 있으나 고리타분한 속성으로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IT 시대의 첨단 과학을 통한 정보는 검증이 덜 될 수 있어 자칫 실패에 이르기 쉽다. 적, 특히 친구로 위장한 적이 정보의 메신저가 되는 경우, 의도된 함정에 빠지게 되면 상황을 크게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 어떤 상대로부터 정보를 취득하느냐에 따라 그에 대응하는 각각의 입장이 정리돼 있어야 한다.
비용 문제 역시 목표달성에 있어 변수로 작용하는 요소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하는 경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겠지만 4000만 국민이 대상이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간이라는 특정 부분의 효율성만 고려됐을 뿐, 수용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적합한 방안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과는 달리 국가차원의 목표 설정시에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개인은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지가 중요하지만 국가나 사회적 차원은 다르다. 4대강 사업이나 종편 선정 과정은 물론 세종시 결론에서 볼 수 있듯 국가 사업은 목표달성에 대한 의지보다는 국민적 공감대 충족 여부가 더 중요한 선택 기준이 돼야 한다. 국민적 동의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그 무엇도 성공시킬 생각을 언감생심 염두에 두지도 않는 '민본 정치'여야 할 것이다. 이를 무시하다간 자칫 의욕만 앞섰던 탐욕의 정권이 겪었던 전철을 답습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국가 차원의 목표 설정에는 삶에 지친 국민들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겠다. 당리당략 보다는 국민의 좌절을 세심하고 따뜻한 관심으로 품을 수 있는 정치가 답이다.
저마다 그럴 듯한 신년 계획을 위해 에너지를 모으는 이 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꿈 한조각을함께 심어보자. 더불어 함께 사는 터전을 통해 희망을 설계해보자.


(2010 . 1. 4)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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