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네
- 홍문종 -
- 홍문종 -
까만 하늘에
텅빈 가슴에
하얀눈이 내리네
별도 달도 숨은 까만 하늘에
숨도 힘도 쉬는 텅빈 마음에
하얀 눈이 내리네
아스라히 춤추는
밝그레한 불빛조차
외로워 잠 못이루는 밤에
내가 거기에 있고
그대가 또한 여기에 있음을
알듯한 미소를 머금은 채
눈부시게 까만 하늘에
더 커져버린 텅빈 가슴에
하얀 눈은 계속 내리 앉을뿐
텅빈 가슴을 연다
그리고 기도한다
까만 하늘을 하얗게 수 놓으라고
까만 하늘을 연다
그리고 무릎을 꿇는다
텅빈 가슴 까맣게 채우라고
태양의 따스함도
사랑의 즐거움도
잊은 듯한 새벽에
까만 하늘의 찬 공기에
텅비어 아쉬워하는 가슴에
하얀 눈이 내려 주시니
야속하지도
슬프지도
아니한
춥지도
아프지도
아니한
하얀 눈이 내리네
까만 하늘에서
텅빈 가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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