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8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로비스트

로비스트


청목회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며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구속 수사’나 ‘뇌물죄’ 등이 언급될 정도이고 보면 사태가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보도된 대로라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들이 어렵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문득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로비스트 역할이 허용되는 나라였다면 어땠을까 싶다.

합법화된 제도 하에서 입법 로비가 이뤄졌다면 분명 지금 같은 혼돈은 피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이 우리 정치권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사회가 복잡다기해지면서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종류의 일자리들이 출몰하고 있다.

물론 걔 중에는 인기 있는 직종도 있고 그렇지 못한 직종이 있다. 반드시 첨단 산업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실제로 현 시점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각광을 받는 직종들 중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분야가 많다.


로비스트도 그런 직업군 중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박동선’ ‘린다 김’도 (미국에 적을 두고 있는) 로비스트를 직업으로 했던 사람들이다. 스캔들 형태로 다가온 인물들이어서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우리사회에 전반적으로 로비스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이로 인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뿐만 아니라 로비스트 활동이 대기업이나 이익단체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게 하는 빌미를 제공, 부익부 빈익빈의 부작용을 심화시킨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사회가 다양해짐에 따라 갈수록 ‘로비스트’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위기다.

우리 사회를 보다 더 안정적으로 가동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직업군이라는 생각이 그 순기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로비스트 도입에 관한 한 우리는 지금 '쇄국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그 길 만이 능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차라리 적극성을 발휘하는 쪽은 어떨까 싶다.

로비스트의 천국이라는 미국의 현행 로비스트 법을 벤치마킹하는 접근법도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살피고 단점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활용가치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국회나 관청 주변을 둘러보면 불법 브로커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드러나지 않지만 그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 역시 적지 않다.

기업이 됐건 관청이 됐건 또 입법부가 됐건 저마다의 입장에만 매몰되려는 관성이 문제다. 첨예한 대립각으로 갈등을 키우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상생의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좋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후로도 더 이상 제2, 제3의 청목회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 때마다 우리 사회가 혼란과 충격에 빠지게 된다면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로비스트 법 제정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로비스트를 허용하는 법 제정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불법 브로커나 무분별한 이윤 추구, 로비의 독과점 등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하는 선에서 순리적인 로비스트 활동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서둘러야 할 일이다.


(2010. 11. 8)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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