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30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진정한 승리는?

진정한 승리는?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선거현장엔 늘 엇갈리는 당락의 희비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공천이 됐건 본선이 됐건, 시의원을 뽑는 선거가 됐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됐건 절차나 대상은 다를지 몰라도 나타나는 ‘현상’은 변함이 없다.

필연적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낙선(낙천)은 매번 당사자들의 적응이 쉽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낙선 인사가 느끼는 충격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도 익히 알고 있는 바다.

지금껏 여러 선거 과정(내 선거는 물론 정치 선배인 가친의 선거부터 학급의 반장선거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을 통해 만만치 않은 내공을 쌓았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도 막상 선거에서 떨어지고 나서 한참을 힘들어 했던 경험이 있다. 좌절, 허탈, 모멸,,,형언할 수 없는 각종 고통들이 급기야 대인공포증까지 몰고 쳐들어왔던 당시의 상황은 ‘두려움’으로 각인돼 있다. 참기도 힘들고 지우기도 어려웠던 참으로 고통스런 시간이었다.



낙선한 인사에게 ‘인간사 새옹지마’라는 선인의 식견을 위로삼아 전하고 싶다.

한 때의 불운이 한 인간의 생애를 규정짓는 마침표가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역사에서도 일시적인 패배자가 위대한 승리자가 되어 역사의 중앙무대로 돌아오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다. 링컨이나 레이건,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한 두 번의 일시적 패배에 좌절하고 포기했다면 그들의 오늘 날이 과연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역사의 승자로 기록되는 기회가 주어졌겠는가.

승자와 패자의 위치가 반드시 당대의 실적대로 확정되는 게 아닌 사례를 역사의 자취에서도 흔히 만나게 된다. 일시적 패배가 영구적인 승리로 굳혀지는 경우가 있는 반면 사상누각의 ‘3일천하’로도 일시적 승리를 누렸던 사례를 통해 역사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필리핀을 오래 통치해 왔던 마르코스는 현실에서는 승자였지만 역사는 그를 패자로 기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이기붕, 미국의 닉슨 등 결국 일시적 승리자 였을 뿐 영구한 승자의 반열에 들지 못했던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당대에는 패배자로 기록됐지만 훗날 진정한 승자로 존경받는 인물도 허다하다. 심복 부르투스에 의해 비명에 간 시저나 안두희에게 암살당한 백범 김구 선생의 얼굴이 떠오른다. 특히 대통령 출마조차 해보지 못하고 비명에 간 김구 선생의 경우, 그 어떤 정치인보다 역사의 당당한 승자로 추앙받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미국의 카터 역시 재임기에는 실패한 대통령으로 낙인찍힌 인물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가 승자의 반열에 들어있다는 데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확실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는 하지만 행동하는 양심의 기억으로 남는 진실이 더 오랜 생명력으로 인류의 역사를 지배한다는 주장이 맞는 것 같다.



낙선은 인생의 종지부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일시적 패배를 재충전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줄 아는 사람만이 자기인생과 역사의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승자는 승자대로 지금 승자의 위치에 있더라도 맑은 날 우산을 준비하는 심정으로 앞으로 정치인생에서 예상되는 난관과 고비에 대비하는 성숙함을 갖출 것을 조언하고 싶다. 그래야 진정한 승자의 위치를 구축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 번 지방 선거에서 공천을 받고 당선이 된 사람 중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되어있거나 오히려 당시 선거에서 실패한 사람들보다 못한 처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반면교사로 명심해야 한다.



천안함 사태로 전 국민이 깊은 슬픔에 빠져있는 이 때 한가하게 선거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서 죄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사태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고 불리한지를 따지는 걸 보면 선거의 계절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2010. 4.30)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