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6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선거에서 이기려면

선거에 이기려면



휴일 낮 결혼식장에 다녀오신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결혼식장인지 선거 운동장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군들이 하객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에 열심이더라는 전언이셨다. 결혼식장 입구에 도열(?)해 있던 후보들이 평소 안면이 있는 어머니를 보자 경쟁적으로 다가와 세상에 더 없이 반가운 표정으로 포옹까지 하던 상황도 설명하셨다.

어머니의 말씀이 아니어도 치열한 선거전에 뛰어든 각 후보자들이 어떤 심정으로 그 곳에 서 있었을지는 가히 짐작이 갔다. 나 역시 예전에 여러 번 경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분명 유권자를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결혼식장을 찾았을 것이다. 남의 결혼식장 입구에 진을 치고 눈총 따윈 아랑곳없이 자기 장사(?)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는 후보들의 처지가 문득 정치인의 ‘천형’처럼 느껴지는 건 지나친 감상일까?



공천과정이 끝남에 따라 이제는 본격적인 지방선거 모드로 접어드는 것 같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군들이 당선을 향해 저마다의 기량을 총동원하며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표 하나에 목마르고 절실한 그들의 눈빛에서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남의 일 같지 않다.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이기는 선거가 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선거전.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상처로 막을 내리게 되는 치명적 독성을 감내할 각오가 없으면 덤벼들지도 말아야 할 비정한 전쟁터다. 아무리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다 해도 어차피 당선으로 선택되는 인원은 정해져 있는 게임이기에 사투를 벌일 수 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저런 걱정이 나로 하여금 경험자로서 조언을 들려주고 싶게 만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재미를 많이 본 선거운동 노하우를 소개하겠다.

후보 자신의 강점과 취약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의외로 선거전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끄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불교를 종교로 하는 후보의 경우, 교회에 가서 구태여 자신의 종교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말하지 않아도 이미 드러나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나 천주교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신봉하는 종교를 지나치게 옹호하다 보면 (후보의 종교가 기독교일 경우) 기독교 계층의 적극적인 지지는 얻게 될지 몰라도 나머지 종교인들에게는 ‘안티’ 정서를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처럼 종교간의 대립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기와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로 부터 '정말 우리 신도 맞느냐'는 일갈을 당 할 수도 있다. 결국 자기의 텃밭으로 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게 될 수 도 있으니 조심 할 수 밖에 없다.

같은 강점이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 강조할 때와 대충 처리할 시기를 적절하게 맞출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취약한 부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강점으로 바뀔 수도 있고 더 심한 약점으로 남을 수 있다.

만약에 지나친 가난이 걸림돌이 되는 후보라면 유세장에서 이렇게 말하는 거다. “여러분, 저는 지금까지 한번도 돈에 욕심을 내본 적이 없습니다. 옷 한 벌과 일용할 양식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에 그 외에 시간은 국가와 민족을 걱정하는데 바쳐왔습니다”라고.

이런 식이라면 고아 출신이나 재벌 출신 등 그 어떤 상황의 약점이 있더라도 무리없이 유권자 설득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후보 본인 뿐 아니라 상대방의 강점이나 약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거전략도 있다.

상대 후보가 학벌이 좋고 똑똑하다면 유세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존경하는 유권자 여러분, 우리는 왜 A 후보처럼 좋은 환경에서 살지 못하고 좋은 학교에 갈 수 없는 걸까요? 과연 저렇게 좋은 조건을 가진 후보가 공부를 못하거나 배고픈 우리의 사정을 알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해 보자.

이 질문 하나만으로 상대 후보의 강점을 하루아침에 약점으로 바꿀 수 있게 될 것이다.

상대방의 약점을 까발리고 흉보고 비판하는 네거티브 전략보다 점잖게 그러면서도 촌철살인으로 상대의 문제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만약에 범죄경력이 있는 후보라면 이런 식으로 대중 연설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7.80년대 어려운 질곡의 세상을 살면서 범죄경력을 갖지 않고 산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저 역시도 민주화를 외치다 투옥되고 환경문제를 논하다 벌금을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세금을 안냈다고 벌금을 물거나 회사 운영을 잘못했다고 처벌된 적은 없지만 주차위반으로 벌금을 낸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군중을 잘 이해할 수 있는 폭넓은 이해력도 중요한 관건이다. 단 이해의 출발점은 반드시 유권자 의식이 나보다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중학교 졸업의 학력을 가진 50대 여성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를 기준으로 될 수 있으면 최대한 문장을 단순화 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단순한 문장을 구호로 만들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노상에서 교회를 전도하는 사람들이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는 구호를 반복적으로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찬가지로 후보자 역시 자기 이름이나 정당명, 기호 등을 하나의 단어로 연결해서 최대한 단순화 시킨 구호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주입시키는 방법도 훌륭한 선거전략이 될 수 있다. 구호의 반복은 선거전에서 후보의 이미지 메이킹의 효과를 거두게 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구호는 키워드를 하나씩 정해서 키워드에 부합되는 단어를 활용하면 된다.



교회 장로를 선출하는 현장에서조차 이름을 들어봤거나 한번이라도 만났거나 커피 한잔이라도 나눴던 인연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게 기정사실이다. (그 어떤 선거전략도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의 직접적인 스킨십을 능가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뜻이다)

하물며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 현장에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후보의 부지런한 발품이 당락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선거전략이 될 수 있다. 유권자와 만나더라도 이왕이면 생산적인 만남이 될 수 있도록 머리를 써야 한다. 지역주민의 관심사를 파악해서 이에 대한 개인적인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것도 유권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전략이 될 것이다.

보너스로 하나 더.

초등학생이나 중학교, 고등학생 등을 만났을 때 선거권이 없다고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 반드시 정중하게 인사하고 이번 00직에 출마한 XX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구호 한두마디를 반드시 덧붙이도록 하라. 경험에 의하면 그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기가 만난 후보자들에 대해 집에 계신 부모들에게 전달한다. 확인된 사실이다.



더 자세한 걸 듣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저를 찾아오시면 된다.

산전 수전 다 겪은 사람으로 기꺼이 한 수 가르쳐 드리겠다.
(2010.4.26)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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