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7일 토요일

홍문종 생각- 삶의 질을 생각하자

삶의 질을 생각하자

갈수록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늘고 마음만 바빠지는 정황이다.
특히 봄이 되면서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일과에 치이다 보니 제대로 살고 있는지 조차 구분이 안 될 정도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늘 미진한 아쉬움이 뒷덜미를 잡고 늘어진다.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 얼굴이 한 둘이 아니다. 실제로 나 자신 ‘엄청난 인사’도 아니면서 식사 약속을 청하는 이들의 요청을 그 때 그 때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돌아보니 언제나 ‘바쁘다’의 연속이었던 삶이었다. 그 덕분에 시간에 쫓겨 신중한 고려없이 처리해버린 일들 역시 적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과중한 스케줄이 문제다.
그동안 즐겨 행하던 우리 동네 더듬기(저녁이면 혼자서 취미삼아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다니곤 했다), 야간 등반, 한강의 야경탐색 등의 관심사를 이제 엄두도 내지 못하는 지경이고 보면 정말 일에 치여 살고 있는 게 맞다.

인간에게는 누구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일정한 삶의 분량(수명)이 주어져 있다.
생자필멸의 예측 가능한 삶이기에 무엇보다 ‘삶의 질’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느냐’ 보다, 그 과정에 ‘개인의 가치와 철학을 어떻게 담아내고 구현했느냐’를 더 중요시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연의 순리 속에서 자기 몫의 생을 다하면 어떤 미련도 허용되지 않는 게 인간의 삶이다.
결국 인간의 성공여부를 평가하는 기준은 얼마만큼 자기 삶에 만족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아무리 많은 일을 했다고 해도 정작 스스로의 삶의 질을 챙기지 못한다면 결코 제대로 산 인생이라고 볼 수 없다.
주변에서도 하는 일에 상관없이 자기 삶에 만족도가 큰 사람일수록 뚜렷하고 일관성 있는 자기 철학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더라도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되는 건 질적으로 우위를 점한 그의 삶에 대한 예우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다르게 살았던 사람도 존경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그 주된 이유는 일관되게 그리고 철학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노력 했었다는 흔적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제대로 산다는 건 인생의 어느 주제 못지않게 중요한 가치임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인생에서 귀중한 시간과 정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좀 더 짜임새 있는 삶의 운용에 관심의 폭을 넓히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이다.

근래 들어 기도로 아침 일과를 시작하고 있다.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일과로부터 내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아침에 자리에 앉아 업무를 시작하기 전 내가 이 자리에 와 있는 이유와 일처리 기준의 기본적인 틀, 그리고 일의 우선순위 등을 기도를 통해 스스로에게 주지시키는 작업을 한다.
(나의 아침 기도 속에는 하나님, 국가와 민족, 바른 삶의 명제, 희망, 미래, 영혼 등 이상적인 주제가 있는가 하면 청년 실업 전망, 점심값이나 종이대금 같은 물가 동향, 교육현장에 필요한 커리큘럼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이렇게 아침부터 하루 일과의 전체적인 윤곽을 그린 다음 기준이 되는 틀을 적용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작하면 아무 생각 없이 지내는 하루보다 훨씬 충실한 일과가 된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있다. 능률적인 면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다. 일이 많아질수록 처리하는 속도에 가속이 붙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 속에 파묻혀 살아야하는 건 어쩌면 피할 수 없는 현대인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삶의 질을 외면해서는 안될 일이다. 자기 자신을 잃어가면서까지 일에 몰입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다.
내 인생의 주체는 오로지 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보여주기 위한 피상적인 삶의 태도를 던져버리고 내 신념과 가치를 위해 삶의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이다.
기도가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가장 확실한 조력자임을 알려드린다.
이는 블로그 독자에게 드리는 나의 극진한 충정이다.
(2010.4.18)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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