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일 목요일

홍문종생각-故 한주호 준위님의 영전에....


故 한주호 준위님의 영전에....




지금 대한민국은 살신성인을 실천한 한 영웅의 숭고한 열정 앞에 고개를 숙이고 추모하고 있다. 단 한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망망대해의 악조건 속에서도 목숨을 아끼지 않고 사력을 다하며 진정한 군인의 모습을 보여줬던 군 특수전여단 (UDT/SEAL) 故 한주호 준위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배웅하고 있는 것이다.

평생을 군인으로 산 노병의 투철한 군인정신의 발로였을 것이다. 지난 30일 오후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천안함 실종 장병 수색 중에 순직한 고인의 운명을 굳이 해석하자면 말이다.

그렇게 한 진짜 사나이가 뜨거운 인간애와 전설로 남은 영웅담을 남기고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났다. 남을 위한 희생이 흔치않은 요즈음 그의 거룩한 ‘실천’은 우리 사회 전반을 되돌아보게 하는 깊은 공명의 근원이 되고 있다.



고인이 이 시대의 사표가 될 만큼 더 없이 훌륭한 분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그렇더라도 문제점투성이인 해군의 구조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리한 잠수작업과 허술한 구조시스템이 이대로 방치되다간 제2, 제3의 ‘희생’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추모열기가 사태의 본질을 오해 하는 들러리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행여 보이지 않는 손이 국민 감정에 편승해 엉뚱한 방향으로 호도하는 도구로 쓰이기라도 한다면 큰 일이다.

생명을 구해야한다는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아까운 목숨을 잃게 되는 건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일 뿐이다. 이유야 어떻든 국가와 민족을 위한 삶이 인위적인 작용에 의해 또 다른 목적으로 이용됨으로 해서 그 의미가 퇴색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혹여 영웅만들기 열풍에 본질이 가려져 또 다른 희생을 야기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무작정 영웅 만들기가 야기할 수 있는 또 다른 폐해의 심각성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특히 계속해서 이어지는 해군 당국의 의혹 투성이 대응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잠수병 예방과 회복을 돕는 이동식 감압 챔버만 해도 그동안 1대 밖에 없다던 해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보유하고 있는 민간 업체와 기관이 적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좀 더 일찍 손을 썼더라면 한 준위의 참사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고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계속 구조대원의 희생만 강조하는 현행방식이 계속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군이 살인을 방조했다는 비난이 쏟아져도 할 말이 없게 생겼다.

오죽하면 해난 구조 베테랑 대원들이 나서서 “입수가 곧 죽음과의 싸움”이라며 “더 이상 순직을 막기 위해 제발 다섯 가지 -▶해저 수색 도중 한 명이라도 이상 있을 시 잠수 철회 ▶대원들상대로 한 심리적 부담감 금지 ▶잠수에서 나온 뒤 곧바로 피로 누적 검사 실시 ▶10분 이내 잠수 시간 엄수 ▶현장 지휘관에게 모든 권한 부여-만 지켜 달라”는 읍소까지 하게 됐을까 싶다.



일계급 특진을 추서했다가 고인의 유가족으로부터 거절당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있었다고 들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준위’ 계급의 특별한 영예를 제대로 모르는 ‘군대 문외한’의 일천한 식견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드높아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저 유구무언일 뿐이다.

정말 나라가 어려울 때 지도자의 신뢰가 더 없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백번 공감하게 된다. 대충 국민을 속이는 식의 임시변통 땜질로 넘어가거나 '시간이 약'이라는 주문에 기대려는 국민 얕보기는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정말로 깊이 명심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다.



고인과 그의 유가족들에게 삼가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이제 안타까운 죽음을 향해 그리운 노래를 부르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2010.4.2)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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