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0일 화요일

홍문종생각-지금이 바로 그 때

지금이 바로 그 때



따뜻한 인사와 반기는 미소 그리고 다정한 손짓이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비밀병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나라가 있다. 바로 미국이다. 오죽하면 ‘감사합니다’가 입에 붙을 때까지 아이에게 아무 말도 가르치지 말라는 말까지 있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미국인들은 일상 속에서 Hi, Thank you, excuse me, I'm sorry 등 기본적인 언어사용 만으로도 자연스런 친화력을 발휘하는데 익숙하다.

그에 반해 우리는 속내를 드러내는 자체를 꺼리는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 양반, 남자 따위의 폐쇄적인 체면 문화에 구속돼 비단결 같은 속정을 가슴 한가득 품고도 상대에게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본인은 미스터 인사(허리 굽혀 인사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중국인은 미스터 시끌, 한국인은 미스터 무뚝뚝이라며 한국인 특유의 지나친 경직성을 강조한 유머가 떠도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나 역시 근 50여 년 세월동안 근엄과 침묵이 최상이라고 교육받은 탓에 쉽사리 말문을 트거나 손을 내밀지 못하는 ‘갑갑증’을 겪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등 간단한 말 한마디가 딱딱해진 분위기를 풀어주고 상대방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막강한 힘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마음은 있는데 몸이 안따라주는 격이라고나 할까.

외국인으로부터 충고를 들은 적도 있다. 게리 오웬이라고 미국 하바드대학 교수로 대통령 후보 홍보를 담당했던 그는 내게 동양인들은 찢어진 눈매와 각진 얼굴 때문에 무서운 이미지를 주는데다 감정표현에도 인색해서 친밀감을 느끼기 어렵다며 특히 정치를 하려면 무엇보다 이미지 개선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했던 조언이 기억난다.



부전자원이 부족한 우리의 입장에선 무엇이 됐던 세계 시장과 교류해야 살 수 있는 나라다. 그럴 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경직된 표정보다는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인상이 더 유리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세계인의 호감이 미래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이미지 개선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느 소설에서 왜 저 동양인은 허리를 구부려서 인사를 하느냐고 딸이 묻자 엄마가 아 저 사람은 일본인인데 그가 열심히 인사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대목을 읽으면서 생각에 잠겼던 적이 있다.

그 정도로 일본인들의 친절하고 성실한 국민성이 세계에 소문이 났나 싶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오늘 날 그들이 국제 서열 2위 위상을 가진 국가로 자리매김 하는 데 있어 그 같은 이미지 효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을 거라는 각성도 있었다.



때 마침 영국의 BBC방송이 세계 각국의 국민 2만9977명을 대상으로 작년 11월부터 올 2월에 걸쳐 국가별 선호도를 공동 조사한 결과가 나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중 32%가 우리나라에 호감을 보였고 비호감 비율은 30%였다. (호감도가 제일 높은 나라는 59%의 지지를 얻은 독일이다) 특히 독일 이태리 스페인 등의 국민들이 우리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마도 우리와 경쟁국면에 놓여있는 현실(요 근래 축구 등 스포츠 경쟁 요인도)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BBC 조사 결과는 솔직히 말하면 우리의 실상에 비해 생각보다 후한 점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선 턱없이 부족한 수치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희망을 완전하게 심으려면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호감도 확보가 시급하다. 대한민국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정부와 정계, 민간에 이르기까지 한 마음이 되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은 정부시책이나 대통령 치적의 국내 홍보에 치중할 때가 아니다. 세계무대를 향해 대한민국 홍보에 총력전을 펴도 모자랄 판이다. 국정 홍보처 등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인 것이다.

더구나 앞으로 미국 중국 시장 못지않게 확대될 유럽시장의 가능성을 염두에 둘 때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유럽이 EU라는 큰 테두리 속에서 하나의 공동체처럼 움직인다고 하지만 어떻게 따지고 보면 각각의 국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그 독특한 개성을 잘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일본의 오늘 날이 결코 우연으로 이뤄진 소산물이 아님을 인식하자.

한국을 연구하는 일본인 학자가 한국을 연구하는 한국인 학자보다 더 많은 현실이나 임진왜란 당시, 침범 이전부터 한국을 철저히 연구하고 준비했던 일본인들의 철저한 근성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밉다고 멀리만 할 게 아니다. 필요하다면 철저한 연구를 통해 일본을 벤치마킹 상대로 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도 유럽이 됐건 미국, 중국이 됐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하거나 수정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우리의 미래 입지를 확실히 구축하자는 얘기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2010.4.21)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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