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31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안철수식 자녀교육

안철수식  자녀교육
 
우연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 기술대학원 원장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터라 채널을 고정하고 그가 언급하고자 하는 내용에 집중했다.
젊은 층에서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 1순위’를 기록하는 명성답게 그가 전하는 생각들은 진솔하고 명쾌했다. 특히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적 삶의 주인공인 만큼 그가 말하는 자녀교육법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해당 프로그램은 놀라운 기록으로 전국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안 교수가 전하는 자녀교육 왕도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1. 부모가 최대한 자녀의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주고 2. 부모가 솔선수범으로 본을 보이면 된다.
하지만 그의 자녀교육법에는 분명 이론의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모든 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솔선수범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는 그의 말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결손가정이나 빈곤층 등의 자녀교육에 대한 적절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자녀에게 제대로 된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자녀교육에 열의를 가지고 있다 해도 여의치 않은 환경이면 뜻대로 할 수 없는 게 세상 이치다. 똑 부러진 자녀교육 비법을 알고 있어도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부모들이 있을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당장의 호구지책이 발등의 불이어서 자녀 교육을 뒷전으로 미룰 수 밖에 없는 부모가 적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솔선수범이 좋은 줄 알아도 자녀 앞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여건이 안되거나 능력 밖 문제에 봉착하는 경우도 많다. 구태여 서울 강남의 쏠림현상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갈수록 빈부의 격차만큼이나 학력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못하는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안 교수만 해도 최상의 부모님으로부터 멘토로서의 조력을 성공적으로 접목한 케이스다.
그의 부모님이 자녀교육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에 걸맞게 갖춰진 환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안 교수에게는 생물학적 측면 뿐 아니라 훌륭한 스승으로서도 손색없는 자격을 갖춘 부모님이 계신다. 금전에 눈을 두지 않고 명예를 중히 여기며 평생 남을 위해 헌신한 부친의 선 굵은 삶과 깍듯한 존댓말로 예우하고 자존감을 갖도록 공들여 아들을 키운 모친의 섬세한 손길이 그에게 미친 영향이 적지 않다. CEO로서 안교수가 이윤 창출보다는 사회 환원을 우선시 하는 기업윤리를 모토로 내세운 배경 역시 부모님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말없는 가르침으로 솔선수범하며 아들에게 세상의 도리를 일러주기를 게을리 하지 않은 부모님이야말로 안철수의 오늘을 만든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안 교수의 자녀교육법이 적용될 그의 외동딸 역시 최상의 부모와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는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 중인 안철수 김미경 두 부부의 간단하지 않은 이력과 명성만으로도 입증된 바다.
 
그렇다고 자녀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부모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국가가 그 역할을 대신 보완해주는 게 마땅하다.
예를 들어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을 해당 학생과 연결해주고 그 비용까지 국가에서 해결해주는 방식의 학습 멘토링 제도를 활성화 방안은 어떨까 싶다. 공부할 의욕이 있는 학생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 주고, 멘토가 되어주는 학생들은 국가에서 배려한다면 멘토는 멘토대로 멘티는 멘티대로 각각 도움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로 정착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유학시절 공부하면서 한 두 해 먼저 공부한 선배들의 관심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천편일률적인 공교육에 비해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식 교육이 이뤄진다는 측면에서도 보다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무상급식에 어마어마한 세금이 투입되고 이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사회적 분열양상이 조장되고 있는데 사실 무상급식보다 더 긴요하고 효율적인 용처가 될 수도 있겠다.
또 다른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20세기 초 미국 뉴욕시 소년재판소의 서기 E.K.콜터에 의해 시작된 이래 전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BBS(Big brothers & Big sisters)같은 청소년 선도운동도 불리한 환경의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구제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불우 청소년은 물론 비행 청소년과의 1대1 결연을 통해 그들의 친구, 형, 부모의 역할로 교화하는 방식이다. 이 운동은 하계학교 등에서 그룹워크 등의 방법과 병용하여 청소년 선도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니 살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잘나도 혼자만의 삶은 의미가 없다.
사람은 더불어 함께 할 때 비로소 그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자녀교육이야말로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다.
모쪼록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함몰되어버리지 않도록  자녀를 제대로 인도하는 혜안을 갖자.
                              ( 2011. 8. 1 )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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