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6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검색어 유감

검색어 유감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끝난 지 만 하루가 지났다.
신데렐라 선발이라도 되는 양, 인터넷 뉴스 판이 온통 홍준표 한나라당 신임대표 관련 소식이다. 부친이 현대조선 경비원을 지냈고 어머니가 고리채 때문에 머리끄덩이를 잡혀 끌려 다닐 만큼 어려웠던 가정환경부터 시작해서 한나라당의 미래를 밝히는 당대표로서의 포부에 이르기까지 그와 연관된 모든 사항들이 빅 이슈가 되어 시시콜콜 전달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집중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언론 환경과는 달리   정작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나 일간 이슈 검색란에서는 한나라당 전당대회나 홍준표 대표 관련 단어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계속 확인해봤지만 여전히 같은 결과였다.
그에 반해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 혹은 ‘기수열외’라는 단어는 각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치르던 날, 해병대 2사단의 강화군 소초 내무반에서 이름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김모 상병이 총기 난사로 여러 명의 동료들을 희생시킨 불상사가 발생했는데 해병대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기수열외'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거의 폭발적이었다. 그 뒤를 이은 인기 검색어는 대부분 연예인 관련어였고 시사관련 단어도 몇 개 눈에 들어왔지만 정치권 이슈는 보이지 않았다. 
정치권에 대한 무관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현실이라고 하겠다.
  
언론의 요란한 도배질 보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당대회는 언론과 정치권만의 집안잔치로 끝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집권여당의 전당대회나 대표 선출이면 엄청난 정치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데도 지나치게 밋밋한 여론의 반향이 실망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인기 검색어 순위에도 오르지 못할 만큼 국민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21만명이라는 대규모 선거인단도 그렇고 거의 한달 내내 텔레비전 토론을 통해 알린 선전 효과만 따져도 이해가 되질 않는 정황이다. 그 드라마틱한(?) 당 대표 선출이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보다  더  국민적 무관심에 방치돼 있는  이 현실이 정치집단에 속해있는 내게 적지 않은 충격파로 다가온다.
 
복잡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다.
철저한 무관심 속에 내동댕이쳐진 외로움의 무게가 천근이다.
뭔가 삶의 한 귀퉁이가 불안하게 흔들리는 것 같은 걱정도 무게를 더한다.
타인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갈수록 고갈되는 건 저마다 ‘아무도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삭막한 구호로 자신을 담금질 하며 고립을 자초하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무관심이 외로움을 부르고 외로움은 또 고립을 불러 저마다 홀로 스스로 만든 마음의 감옥에 갇혀 몸부림치다 사라지게 되는 것도 결국은 자기 탓인 것을.
점점 다양해지는 사회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관심을 수용해가는 과정을 통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어우르고  최대치의 행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다는 깨달음이다.
표피적이고 자극적인 접근이 아닌 좀 더 진정성 있는 해법으로 다가서는 정치를 지향하겠다. 그렇게 저마다의 노력이 진정성을 인정받을 때 비로소 정치권 소식도 인기 검색어 상위권을 상회하게 될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지금 많이 부족하더라도 한나라당의 새로운 출발에  각별한 관심 기울여주시길 당부 드린다.
잘못하면 채찍으로 다스리시고 잘하면 칭찬도 해 주시면서 방황하는 발걸음을 잡아주시라.
대한민국 정치가 올바로 서는데 가장 크게 일조해 주실 분은 다름 아닌 바로 여러분이시다.
민생과 직결된 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임에랴.                        (2011. 7. 5)                   
                         .....홍문종 생각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냉소도 그렇게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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