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31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봉은사 땅 밟기라니


봉은사 땅 밟기라니

우리나라는 진정한 의미의 무신론자는 없다고 할 정도로 대부분의 국민이 종교를 가지고 있다.

종교의 천국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종교를 수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이렇다 할 종교 분쟁의 역사 없이 잘 지내왔다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라 하겠다. 솔직히 종교 갈등으로 나라 하나가 세 조각으로 갈라져 적대시하거나 국가 간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 살상의 참극이 벌어지는 지구촌 현실을 바라보며 자부심을 느낀 적도 있다.

그런데 요즘 일부 개신교 신자들의 일탈이 불교계를 자극하면서 종교 갈등의 조짐이 일고 있어 유감이다. 이른 바 ‘봉은사 땅 밟기’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유튜브 동영상이 문제의 발단인데 기독교 신자인 듯한 일단의 사람들이 삼성동 봉은사에 난입해 기독교식 종교의식을 치르는 장면을 담고 있다.

나 역시 기독교인이고 기독교의 ‘적극성’에 동의하고 있지만 이런 방식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이번 사건으로 종교 분쟁이 확산되지나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기독교인의 한사람으로 불교계에 대한 ‘무례’를 진심으로 사과한다.



텔레비전 화면에 코미디언 김미화씨가 나왔다.

코미디가 아닌 뉴스 프로에 등장한 그녀의 표정은 몹시 굳어 있었다.

문득 우리 시대의 일등 코미디언인 김미화의 얼굴을 누가 저렇게 굳어지게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자 착잡해졌다.

KBS 내부에 보이지 않는 손들이 횡행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때 마침 정연주 전 사장이 2심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KBS에 정치적 바람이 상당히 심하게 불고 있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는 어느 곳보다 힘센 사람이나 권력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공영방송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해 주길 바란다.

“일자 눈썹을 꿈틀거리며 움메 기 죽어”를 연발하던 순악질 여사 김미화씨를 경쾌한 기억으로 떠올리는 사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누구의 잘못인지 진실공방의 결론이 어떻게 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김미화씨가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강남 일대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와 성매매 여성 등이 검거됐다. 이번에는 성매매 홍보 전단지를 제작한 인쇄업자까지도 검거 대상이 됐다는 내용이 조금 특이할 뿐 거의 일상처럼 날마다 반복되고 있는 뉴스다.

떠들썩하게 이목을 모으며 성매매 단속법이 발효된 지 오래지만 현실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갈수록 진화하는 범죄 현실에 비해 단속은 여전히 1차원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니 오죽할까 싶기도 하다.

성 매매가 인간이 존재한 이후 가장 먼저 발생한 직업이고 인간이 존속하는 한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직업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의 현실을 보면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성 생리에 사랑의 감정이 허용되는 건 인간이 유일하고 대부분의 동물에게는 종족번식을 위한 수단으로 존재할 뿐인 점을 비춰볼 때 오늘 날 만연된 성매매 풍토는 근절돼야 마땅하다고 본다. 인간의 존엄성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더욱 그렇다. 성매매는 현행법 위반 차원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 파괴 측면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다.

사랑이나 낭만은 물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안중에 없이 진행되는 성매매에 획기적인 개선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인정될 수 없다. 하루빨리 개탄스러운 우리의 성매매 현실이 근절되거나 개과천선 되길 바란다.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눈에 들어와 관심을 가져 본 소식들인데 모두 ‘일방통행’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남들이야 어떻든, 남들의 입장이 어떻게 되든, 나 아닌 다른 이가 어떤 어려움을 당하게 되건 아랑곳하지 않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원초적 본능(정신적이건 육체적이건)에 급급하고 자기만 충족되면 그만이라는 만연된 이기심의 사회적 결론을 보는 듯하다. 그렇게 되면 이 사회는 망하고 만다. 모두가 희망이 없는 암흑의 세계 앞에 던져지고 말 것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가 나름 존재의 의미를 갖춘 ‘인간이 사는 사회’에 살고 싶다면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우선 역지사지부터 실천해 보도록 하자. 이제부터라도 기독교는 불교 입장이, 힘센 권력가는 힘없는 소시민 입장이, 性 매수자는 性 매매자의 입장이 되어 세상을 거꾸로 들여다 볼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은 훨씬 살만한 곳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만이 우리 사회의 공멸을 막고 공생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어 기도하는 심정으로 오늘도 블로그에 내 마음을 새기고 있다. 모두가 행복하길.



(2010.10.31)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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