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7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우리도 도왔다

우리도 도왔다


절망의 막장에서 69일간의 사투 끝에 생환한 33명의 칠레 광부 스토리가 전 세계를 감동의 도가니에 몰아넣고 있다. 생환 드라마는 종료됐는데도 이들의 구조 후일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광부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지구촌의 뜨거운 관심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그들이 보여준 인간승리에 대한 여진 때문일 것이다.
그 와중에 기분좋은 소식이 있어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다.


구조 작업에 결정적 역할을 한 미 센터록사 굴착기의 핵심 부품인 드릴해머가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인 신성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것이다.
15명 인원이 전부인 소규모 업체에서 생산한 드릴 해머 의 빠른 속도 때문에 33명의 구조 작업이 당초 예상했던 4개월에서 7주로 단축될 수 있었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싶다.


역시 대한민국은 대단한 나라임에 틀림없다는 자부심이 들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어렵더라도 인내하면서 신기술 개발에 노력한다면 우리의 중소기업도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신성산업의 활약에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었을 것이다.


신성산업이 일궈낸 성과는 비슷한 처지의 업체들에게 희망의 빛을 던졌다는 의미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업적이다.


반면에 대한민국의 어두운 현실을 조명한 뉴스도 있었다.


최근 미국 하버드 대학과 매사추세츠 공대(MIT), 한국 한신대 교수들이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에게 ‘한국의 뿌리박힌 성차별 정서를 활용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한 보고서 내용이 그것이다. 이들은 공동 집필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여성인재들을 중간간부로 적극 고용할 것을 장려했다. 여성간부가 10% 늘어날 경우 회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이 1%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의 성차별 문화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건만 다국적 기업의 경쟁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보니 착잡해진다.


자칫 촌각을 다퉈야 하는 치열한 기업 경쟁 무대에서 근거없는 유고 이데올로기에 젖어 주도권을 뺏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위기의식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뼈아픈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인재가 국가 경쟁력이라고들 한다.
갈수록 국가 경쟁력이 관건이 되고 있는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다.

국가 경쟁력의 최대 키워드는 ‘인재확보’라는 사실에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단순한 인재 확보 차원이 아니라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 차원의 뒷받침 기능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온통 미흡함 뿐이어서 솔직히 안타깝다.
계층 별 인력 배치 문제부터 장애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저마다의 특성에 맞춘 인력의 효율적 배치가 미치는 사회적 순기능이 간과되고 있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특히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젊은 세대의 무경험이나 노년층의 노련한 경륜 등이 적절한 가치철학의 기준도 없이 배려되지 못하고 혼용되고 있는 상황도 우리의 국가 경쟁력을 다운시키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경험이 없는 청소년들은 숙달되지는 못했지만 창의력이나 독창성 분야에서 두각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무한한 가능성의 보고다. 그런 그들에게 자기 의견을 좀 더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거나 언제든지 경청할 수 있다는 소통의 자세를 견지하는 접근 방식은 때로 금맥을 여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현실은 무조건 무경험자의 무능한 측면만 부각시키는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의 세대를 대하는 관점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지금 노인정이나 파고다 공원을 부유하는 노년 세대 중에는 수십년 축적된 노하우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고려장 당한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노련한 경험들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인위적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겠다. 그것이 국가 경쟁력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사람이 자원이고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 된다는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기존의 관행을 수술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겠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최소한 인재 선발에 있어 ‘나이는? 출신학교는?, 고향은? 성별은?’ 이런 사소한 기준이 근거가 되는 기존 방식은 폐기돼야 한다. 한참 많이 틀린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당사자의 능력 여부가 이 모든 시시콜콜한 조항의 요구조건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거기에 덧붙일 것이 있다면 국가 정책 차원의 합리적인 인재 양성 정책이 따라야 할 것이다.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고 이를 적절한 곳에 배치하는 미래지향적 안목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 향방을 결정짓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감히 말하겠다. 그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가치창조의 일단이고 세계를 이끌어 갈 초석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2010.10.16)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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