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1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문제는 선택이다

문제는 선택이다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현역은 현역대로 도전자는 도전자대로 이번 선거를 겨냥한 선량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개인적으로 선거에 직접 출마하거나 정당 공천을 주도한 경험이 있는 입장에서 우리의 정당정치와 선거제도의 부실함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지방선거 후보 공천이 지역 당원 정서와 동떨어진 당 지도부의 야합으로 진행돼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지역 지자체 일꾼은 지역당원들 주도하에 선택되는 게 바람직하다. 그것이 책임정치를 지향하는 정당정치가 충족시켜야 할 가장 기초적인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중앙당에서 낙점한 낙하산 공천은 자칫 지역이나 지역민에 대한 배려보다는 정당충성도가 우선시 되는 기형적 공천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렇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곱지 않은 시선을 모으고 있는 정당정치가 더 굴절될 수 밖에 없다. 정당정치 발전과 민주주의 건전한 육성을 저해하는 폐단도 더 커지게 돼 있다. 불을 보듯 명확한 일이다. (나 역시도 이런 정당구조의 구성원 중 하나였기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고백한다).



한 집안을 운영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무능한 손길은 살림을 거덜내고 야무진 손길은 집안을 부흥시키게 돼 있다. 하물며 국가 운영은 더하며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IMF 경험은 물론 얼마 전 부도사태에 직면해 망신살이 뻗친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정부나 최근의 그리스 정부 등도 나라 살림을 제대로 못해 국민을 크게 불행하게 한 케이스다.

과도한 남용으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지자체 재정현황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 2년 새 각 지자제 부채현황이 17배로 늘어났다고 하니 사태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재정운용을 어떻게 했기에 지방재정을 그토록 엉망으로 만들 수 있는지 의문이다. 언제까지 이 정부와 지자체가 그런 낭비와 비효율을 견뎌낼 수 있는 건지 걱정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다.



이 모든 게 선심행정, 전시행정에 급급한 방만한 경영의 후유증이다. 판단하고 조정했어야 할 각 지자체 장의 자질 문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예산이 바닥나면 무분별한 지방채 발행으로 부족분을 메우려는 안일한 발상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무사통과되기 일쑤고 지방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따위는 애초부터 안중에 없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지방행정의 실상이다.

주민 혈세를 주머니 쌈지돈으로 오인(?)한 지자체 장들의 무분별도 지방재정 위기를 재촉한 주범이다. 하다못해 열 명도 되지 않는 기초의원으로 구성된 지역단위 의회에조차 의장실과 부의장실, 운전기사, 비서 등이 배정되는 게 현실 역시 지방재정을 좀먹는 고질적 병폐가 아닐 수 없다.



당초 풀뿌리 민주주의를 주창하며 지방자치제도를 시작한 것은 지역민심이 제대로 반영된 지역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작 현실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폐해만 크게 부각된 상태다. 각 지역마다 마치 소통령이나 되는 것처럼 권력을 휘두르며 지방재정을 멋대로 망가뜨리는 선출직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제대로 된 일꾼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실감하게 만드는 방만함이 만연돼 있다.

제대로 일 할 준비를 갖추지 못한 서툰 이들의 시행착오가 얼마나 엄청난 후폭풍으로 우리에게 해가 되는지 톡톡히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모든 문제 해결은 사람에 달려있다.

일꾼으로 뽑힌 이들의 자질과 책임을 논하기에 앞서 유권자 스스로 자기 책무에 대한 깊은 자성과 각오가 필요하다. 지방재정이 파탄나면 거기에 따른 책임과 고통은 각 개인의 부채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마치 내 통장을 맡긴다는 심정으로 선택에 임해야 한다. 개인 재산 못지않게 공공의 재산 역시 개인의 행복과 직결된 현실을 직시하라는 뜻이다.



분별없는 묻지마 투표는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내 지역에서 일꾼을 자처하고 나선 각 후보들의 면면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할 수 있는 유권자의 역량이 있어야겠다. 후보자들이 어떻게 저마다의 인생을 꾸려왔는지,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를 사위감 고르듯 며느리 고르듯 정말로 정말로 잘 살펴야겠다.

그것이 진정한 유권자의 권리행사다. 저마다의 행,불행과 무관하지 않은 절차이기에 결코 무심해서는 안될 민주주의의 현장이다.
(2010.3.21)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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