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7일 토요일

홍문종 생각- 아! 안중근 의사

아! 안중근 의사



“뼈를 하얼빈 공원에 묻고 조국이 주권을 회복했을 때 고국으로 이장하라.
나는 천국에 들어가서도 다시금 국권 회복을 위해 힘쓸 생각이다.
너희들은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각각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된 의무를 다하여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하여 공로를 세우고 업을 이루도록 일러다오.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올해로 순국 100주년을 맞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기리는 추모 열기가 봇물처럼 이어지고 있는 요즈음이다. 만주 하얼삔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중국 뤼순감옥에서 사형으로 마감된 31세의 짧은 생이 짧지 않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는 건 안 의사가 보여준 참된 용기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주독립의 선각자로서 그리고 시대에 드물게 문무를 겸한 민족의 지도자로서 안중근 의사에 대한 얘기는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이토 히로부미.
그가 누구인가. 이완용 등 친일파를 조종해서 을사늑약을 강제체결 했고 초대 통감이 되어 헤이그 특사 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키는 등 우리의 자주독립을 능멸한 당사자로서 대한민국 역사가 존재하는 한 부정적인 인물로 기록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일본에서는 ‘동양의 비스마르크’로 찬사와 함께 일본 근대화에 결정적으로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다. 명치유신의 주역, 일본 지폐 인물로 꼽히거나 또는 자신을 기리는 기념우표의 주인공이 되는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그다.

문득 진짜 지도자에 대해 생각해본다.
특히 민족의 지도자는 국운이 융성할 때보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있을 때 진위 구분이 확실해지는 것 같다. 회복 가능성이 없어 보일 때 나라사랑의 진수를 통해 진가를 발휘했던 모습이야말로 우리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지도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일제 강점기를 지나는 동안 상황에 적당히 안주했던 지도층의 부끄러운 역사가 있다. 그때마다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 어정쩡했던 흔적을 부인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안중근 의사는 달랐다. 결정적인 순간 자기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짐으로써 시대의 어른이 되신 분이다. 자주독립의 의지를 의연하게 실천함으로써 우리 민족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안겨줬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사용해 오던 ‘의사’ 호칭 때문에 국론이 분열되는 느낌이다.
안 의사 본인이 독립의군 참모중장이라는 직함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체포된 후 자신이 독립의군 참모중장임을 밝히고 포로로 대우해 줄 것을 요구했으니 장군으로 호칭하는 게 맞다는 국방부의 주장이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보다는 우리의 아이들이 부실한 역사 교육 때문에 안중근 義士를 醫師로 오인하는 불행을 막는 일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요즘 10대들이 안중근 의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한다. 심지어 병원에 있는 의사로 알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니.
그런데도 내년부터 당장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두고 있는 정황을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가뜩이나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 왜곡으로 상처를 입는 상황이고 보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호칭 문제 말고도 안중근 의사와 관련해 굴절된 역사의 흔적을 많이 만나게 된다.
조국이 주권을 찾으면 고국 땅에 묻어달라는 안 의사의 유언은 100년이 넘도록 지켜지지 않고 있다. 유해 발굴의 단초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고 보니 덧붙일 말이 없다.
안 의사 가문은 11명의 국가 유공자를 비롯 40여명이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명문가이면서도 거의 멸문지화를 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죄없는 가족들이 사방팔방 흩어져 평지풍파에 시달리거나 꺾였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사회적 책무에 속하는 문제이건만 오히려 피해를 자처하고 있다.
누구도 안 의사의 아들 준생 딸 현생의 친일행각에 돌을 던져 단죄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 모두가 공동의 책임으로 끌어안고 풀어내야 할 화두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걸림돌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일단은 자기 역할을 몸소 실행한 다음이어야 시대적 과제를 언급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문제점을 직시하고 그것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릴 수 있을 정도의 기초준비는 있어야겠다.
썩어빠진 교육 문제가 우선인지 청년실업 해결이 급한 건지 사회적 문제를 몸으로 막고 나서야 하는건지 이도 저도 아니면 세종시나 사대강 때문인지 심각하게 고민한 다음 판단에 들어가야 하는 게 낫겠다.
그것의 일의 순서다.
젊음과 열정을 근원 삼아 매사 선각자 정신에 입각해서 안 의사의 유지를 받들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0주년을 맞아 그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마음에 바로 새기자.
(2010.3.28)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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