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4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청년 실업

청년실업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모태범 포즈를 잡으며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표단 선수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는 동안 ‘40만 청년백수’의 우울한 소식이 각 언론매체를 타고 흘러나왔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실업난을 겪고 있으며 위기에 처한 우리 청년의 현실을 걱정하는 내용일색이었다.

상반된 현실 앞에서 동계올림픽 흥취가 확 깨는 느낌이다.

졸업하자마자 백수가 되는 ‘졸백’, 백수를 피하기 위해 5년째 대학을 다니는 ‘대오족’, 실업자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청년실신’, 아르바이트로 부족한 학자금을 충당하는 ‘알부자족’, 5000원으로 하루를 사는 ‘5천원족’ 등 최악의 청년실업 세태를 반영하는 신조어만으로도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는 박물관에서, 현실은 시장을 통해 그리고 미래를 보려면 청년을 만나라는 얘기가 있다. 온 세계가 동계 올림픽에서 선전한 우리의 청년들에게 열광하고 있지만 우리의 미래도비슷한 광도를 보장받을 수 있느냐에 대해선 확신이 서지 않는다. 지나친 비관을 탓하기에는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이 너무나 암울하다.

지금 당장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우리 국가적인 문제로 발전할 수 있겠다 싶어 가슴이 답답해진다.


솔직히 그동안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떠들썩했지만 청년 실업 해소에 그다지 실질적역할을 한 것 같지는 않다. 그저 적선하듯 일자리를 만들어 월급 몇 푼 주는 것으로 통계 수치에 치중했을 뿐 근원적인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한 흔적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마치 환자가 복통을 호소하는데 환자의 배꼽에 옥도정기 발라주는 정도의 처치에 그친 돌팔이 의사의 미흡한 처방을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청년 실업에 대한 안일한 정부의 현실인식은 얼마 전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통령은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정부정책이 절박감 없이 구태의연하다고 질책하기도 했지만 정작 청년들의 자활노력과 취업 당사자들의 눈높이를 언급,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정부가 구직자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반발여론에 부딪힌 바 있다.

당장 청년실업을 해결할 대책이나 묘안이 마련될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우선순위로 처리해야 할 긴급한 사안임에는 틀림없다.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단계에 오른 우리다.

우리 젊은이들이 스포츠 뿐만 아니라 바둑, 예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덕분에 스포츠가 됐건 IT분야가 됐건 예술 분야가 됐던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제2, 제3의 밴쿠버 축제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해 있는 것이다.

굉장히 원론적인 얘기인 것 같지만 젊은이들에게 저마다의 환경에 걸 맞는 비전을 심어주고 분발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정부정책이 시급하다.

예를 들어 밴쿠버 쾌거만 해도 그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스케이트 종목을 골라 세계적인 비전을 가지고 노력한 결과,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캐나다에서 빙상으로 대한민국 위상을 높였던 청년들이 수영장에서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

젊은이 저마다에 맞는 비전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는 일이 우리 기성세대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기성세대가 최선을 다할 때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열정을 다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아직도 시험석차로 등급을 매기는 일이 횡행하는 현실이다.

성적 순위로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판정하는 일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개인의 독창성이나 창의성 배려에 미진해질 수 밖에 없는 모순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현실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40만 청년실업 현실은 예상되는 또 다른 방향의 후유증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하다.

이대로 방치되다간 사회 전반적인 생산력 저하나 청소년 무기력증이 양산될 뿐 아니라 청소년 범죄 확산도 피할 수 없다. 결국 이런 사회 문제들이 누적되다 보면 대한민국 미래의 동량이 돼야 할 청소년들이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사이에 치명적인 사회암적인 요소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는 다급함으로 청년실업을 인식해야 한다. 청년 실업의 후유증이 국가 재난 못지 않은 아주 무서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닌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길 바라는 충정으로 이 글을 쓴다.
(2010.3.5)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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