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8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그 남자가 사는 법

그 남자가 사는 법


굴곡진 운명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삶을 세우며 살아가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폭풍 감동이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개그맨 이동우의 삶을 접하는 느낌이 그랬다.
소위 잘나가는 연예인으로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든 청천벽력의 재앙은 잔인한 후유증을 남겼다.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병마가 시력을 앗아가면서 푸르디푸른 그의 삶까지 꺾어 버린 것이다.
선천적 실명이 아닌 도중 장애로 시력을 잃게 된 그에게 분노나 좌절로 인한 갈등은 참아내기 힘든 과정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곁을 지키던 아내마저 뇌종양을 앓고 그 후유증으로 청각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라니 오죽 했을까 싶은 안타까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는 도저히 포기가 안 되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훗날 장성한 딸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시집가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는 바람이 그것이었다. 그 절절한 부성애를 100% 공감할 순 없었지만 가슴 먹먹해지는 아픔은 다르지 않을까 싶다.

시련은 역시 인생의 실존을 향해 한 발 더 내딛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 같다.
그가 자신의 삶을 놓아버리지 않은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뚝 세운 자신만의 삶을 통해 의지의 한국인으로 거듭났다. 잠시의 방황이 없지 않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통해 연극무대를 누비고 라디오 DJ를 맡아 방송을 진행하는 등 자신이 일군 제2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변신을 거듭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간주하는 건 아니지만 이동우의 고군분투를 보니 내게 주어진 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겠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건강, 태양, 공기, 물 등에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무심했는지도 새삼 짚어보고 있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따져볼 수 있게 됐으니 다행이다.
결국 스스로를 불행의 나락으로 밀어 넣는 건 만족을 모르는 인간 특유의 탐욕이라는 결론이다.
즐겨보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의 ‘동물의 세계’ 프로그램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바다.
동물의 생활 습성에서 인간의 대단함과 우둔함을 동시에 보게 된다.
동물들은 물건을 쌓아두거나 냉장고 사용이 용이하지 않다. 또 저장이 필요할 만큼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고작 할 수 있는 거라곤 최대한 많이 먹어 뱃속을 채워두는 일 뿐이다. 이렇게 주어진 습성대로 사는 즉흥성이나 때로 자기 자식까지 잡아먹기도 하는 동물의 아둔함에 혀를 차기는 하지만 정글의 법칙에 순응하는 질서의식이나 한 모금 물과 한 줌 햇살에 만족해하는 모습은 인간이 배워야 할 참 삶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복인지 얼마나 많이 감사해야 할 일인지 알겠다.
특히 ‘당신이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을 왜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는 등 깊은 성찰 없이 쉽게 그 답을 내려하지 말라. 진정성 문제도 그렇고 반드시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을 간과할 가능성을 경계하라’는 조언을 주신 지역 종교 지도자와의 만남도 큰 화두를 던져주는 계기가 됐다.
누구보다 넘치는 축복을 받은 스스로의 여건을 감사하고 최선을 다해 다른 이들의 손을 잡아주자는 다짐이 그것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헌신은 평소 비중을 두고 고민하는 주제였지만 가난하고 힘든 이들을 위해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어달라는 당부를 들으니 소명의식이 더 무거워지는 느낌이었다.

내게 주신 신의 은총이 허투루 낭비되지 않도록 부응하겠다는 다짐으로 2012년 새해 구상을 다듬는다.
불굴의 사나이 이동우의 선전도 지켜보겠다.

(2012. 1. 8)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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