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3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정치판에서 인생을 본다

정치판에서 인생을 본다


인생무상, 정말로 알 수 없는 인생이다.
선상탈출이 치열한 정치 한복판에서 절감하고 있는 인생 진리다.
사실이다. 권력의 달콤함이 미처 다 빠지지도 않았는데 서슬 퍼렇던 권력실세들은 추풍낙엽이 되어 무너지고 있고 어제의 동지들은 오늘의 적이 되어 서로의 가슴에 총구를 들이밀고 있다.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로 당대표가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회의장은 검찰 수사의 칼끝에 이리저리 쫓기는 형국이고 권력 서열 2인자로 떵떵거리던 전직 장관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측근 문제를 들어 자신을 잡으려는 정치공세라며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다른 실세들의 형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측근 보좌관 계좌에서 드러난 정체불명의 뭉칫돈은 대통령 형님의 차기 국회의장 꿈을 접게 했을 뿐 아니라 정계은퇴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수억 검은돈 수뢰 혐의로 검찰 수사대상이 된 양아들 문제로 골치를 아파하며 급속도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 게 사실이다.

두 여당의원은 트위터에서 난타전을 벌이며 스스로를 세상의 구경거리로 전락시키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한솥밥을 먹으며 국회의원 공천을 주거니 받거니 다정했던 정두언 의원과 고승덕 의원이 살벌한 적개심을 드러내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책이나 부끄러움 따위는 찾아볼 길이 없다.
망신살이 뻗친 줄도 모르고 거품을 무는 모습이 한심하다. 다른 이들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엔 둘 다 철없는 ‘루저’일 뿐이다.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 대학 출신이고 또 고시 패스를 훈장처럼 달고 경력으로 내세우는 국회의원들이 벌이는 퍼포먼스(?) 치고는 치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정도 수준에 맡겨진 대한민국에 아직도 우리가 꿈꿀 수 있는 미래가 남아있기는 한 걸까 싶을 정도로 절망적이다.
거기다 홍준표 전 대표와 원희룡 의원도 입씨름으로 당의 자중지란을 보태는 모양새다.
싸움은 홍 전대표가 먼저 촉발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원희룡 의원도 내내 대학생 응원단을 조직해 버스에 태워 전국을 돌아다녔고, 본인 스스로 수억 원이 들었다고 했다’며 원 의원을 자극한 것이다. 원의원이 사실왜곡이라고 펄쩍 뛰며 홍전대표의 책임회피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다며 분기를 참지 못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어떤 경우라도 사회정의를 빙자해서 남을 저주하거나 스스로의 독야청청을 돋보이기 위해 남의 얼굴에 먹칠하는 행위만은 삼가도록 해야겠다는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새기게 된다.
좌충우돌하고 있는 정치권의 어지러운 현실은 인간의 본질을 외면한 결과라는 생각이다. 정치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건 자업자득이다. 이후로도 자정의 기회를 얻지 않는 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거나 존중받는 건 요원한 일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한나라당을 봉숭아 학당이라고 비웃는 세간의 조롱이 오히려 과분하다는 생각이다.
비단 정치뿐만이 아니다.
인생에서도 살아갈수록 모순투성이고 부족하기만 한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게 된다. 함께 하지 못하면, 더불어 하나가 되지 못하면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절대치의 영역이 인간의 삶에 분명 존재하고 있음을 확신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살아가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절대적 본질이고 어쩌면 인간을 짐승과 구분 짓는 원천적인 구조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분명한 것은 분열에는 멸망만 있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혼자서는 누구도 플러스의 삶을 창출해 낼 수 없다. 어렵다고 회피하거나 모른 척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현실적으로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동안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새삼스럽게 인간의 관행 속에 담긴 명분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되는 건 아이러니다.
교만한 마음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에 대한 재무장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절대로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잘난 척으로 방심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일이 더 없이 중요하다. 나와더불어 이웃이 되어주는 이들에 대한 감사함을 늘 가슴에 품겠다.

(2012. 1. 14)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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