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7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지금은 결단할 때

지금은 결단할 때
세계경제가 다시 침울 모드다.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이로 인한 시장 불안은 도통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포퓰리즘의 진수를 보여준 그리스 위기가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세계 경제의 롤러코스터를 초래하고 이로 인한 일종의 도미노현상으로 이탈리아나 프랑스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정황과 무관하지 않은 현실이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불안정성 해소를 위해 새로운 경제질서 구축이 불가피하고 이를 위해선 세계 경제가 한번은 뒤집혀야 한다거나 심지어 중국의 위안화를 국제 통화로 써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1조가 넘는 달러 보유에도 불구하고 달러를 풀어 위기 국면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중국이나 경기침체로 제 코가 석자인 일본 등에 기댈 여지가 없고 정국 불안 때문에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는 중동의 오일머니 역시 해결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당분간은 현재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빠진 프랑스보다 우리나라가 부도위험이 더 크다는 외신 보도가 충격적이다. 문제는 미국이나 유럽이 일으켰는데 발등의 불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떨어지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가와 통화가치 급락으로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출 위주인 국내산업의 수익구조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탓도 있지만 신흥시장을 신뢰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의 편견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신흥국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서 선진국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가나 통화가치 하락을 주도하는 바람에 선진국의 경제 위기가 신흥시장 자금유출을 촉발시키는 촉매제로 작동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은행장을 비롯 국회의원, 재벌그룹 회장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직업군의 전 현직 인사들과 저녁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도  예외없이  우리 경제 현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난무하는 백가쟁명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해결책이 별로 없다는 비관적 결론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야말로 7,80년대처럼 허리띠 졸라맨 새마을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도 아닌 만큼 독자적 해결방안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는 더더욱 아니어서 시름만 깊어지는 형국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리먼 브라더스나 이번 그리스 사태에서 경험했듯 이제 경제도 더 이상 독자적  차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명제가 아니게 됐다.  나 하나, 내 나라만 잘 꾸려나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국가가 한 묶음인  경제 공동 운명체로 가동해야 비로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할 시점이 된 것이다.
결국은 이 어려운 국면을 어떻게 버티고 지켜내느냐가 관건일 텐데.
 
문득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오기가 몇 십 년 전에 배웠던  경제원론 1, 2  책장의  해묵은  먼지를 털게 했다.  거칠기는 하지만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우리의 경제현실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고민에  용기를  줬다.
우선은 상황논리에 따른 세부적인 매뉴얼의 효용성을   생각해냈다. 
1:1 맞춤식으로 경제상황과 대상에 따라 최소한 서너 개의 대안을 매뉴얼로 준비해 배포하는 방식은  어떨까 싶다.  상황에 따라 중구난방인 개인적 대처보다 집단 매뉴얼을 이용한 방향 제시가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예를 들어 재벌, 중소기업, 샐러리맨, 젊은이 등 계층별로 처한 상황이나 필요로 하는 요건이 서로 다른 상황을 감안해 몇 가지 경우의 수에 맞춘 매뉴얼을 제공해서 평소에 숙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경제현실에 대한 정부와 국민 판단의 엇박자는 그 어떤 상황이라도 바람직하지 않다.
외부 충격에 취약한데도 자꾸 괜찮다고 감쌀게 아니라 현실에 맞는 정책전환으로 대처하는 정부의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자본통제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판이다.
그것은 다음 정권의 리더와 정부가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의제로 삼아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다.
위기의식으로 주위를 환기할 시점이기도 하다. 그런 식의 노력으로 나라 전체를 이끌지 않으면 가중된 세계 경제 혼란 속에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우리 경제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임제를 선택하고 있는 우리의 대통령제하에서는 어차피 재선 보장이 안되는 직책이다.
환율이나 증시를 진단할 수 있는 구체적 데이터가 없어도 솔직한 진단과 대안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고 다음 정권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준다면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결단이 필요한 때다.
국민의식이 변해야 한다.
허리띠를 졸라매도 달라지지 않고 퇴로가 보이지 않는 암담한 현실이 내게 주어진 전부라고 해도 현 상황에서 더 자제하고 견뎌야 더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낀 세대의 일원으로 얘기하자면 배고픔이 도처에 널려있던 과거에 비해 경제적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아무리 추억이 아름답다고 해도 누구도 배고픈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삶 역시 이전의 것에 비해 더 잘 누리고 싶을 것이다. 그것이 인지상정이니까.
돌아보면 그동안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였던 인생의 선물 중에서 상당 부분이 노력에 비해 과하게 주어졌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그 일부를 대한민국의 미래사회를 위해 포기해야 한다면 마땅히 포기할 수 있다는 각오를 국민 전체가 할 수 있어야겠다.       
개인의 작은 결단이 때로는  대한민국의  전부를 지탱시키는 거대한 힘이 되기도 한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비록 경제에  대한  '개론' 수준에 불과한 사설이지만    대한민국  전체 안녕에 기여하고 싶은   애국심의   발로로  평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2011. 9. 27)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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