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0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눈물을 닦아주는

눈물을 닦아주는
또 사고가 터졌다.
정국이 출렁이고 있다.  저축은행이  사건의 중심에서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이다. 
토마토나 제일 등 7곳의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추가 영업정지 조치가 이뤄졌다. 
물방울 다이어, 박태규 소망교회 장로, 대통령 측근의  출국금지 그리고 검찰 소환,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들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또 다른  내용의  검찰 수사가  이들을 옭죄는 형국이다.  

한숨과 통곡에 엉긴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날벼락을 맞고 피눈물을 쏟고 있는 저들의 모습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억장이 무너진다. 
크게 탐욕을 보인 것도 아니고 단지 몇 푼 더 준다는 이자수익에 혹했을 뿐인데 그들이 감당해야 할 현실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생각이다.
위로라도 하고 싶은데 달리 떠오르는 말도 없어 그저 가슴만 치게 된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건 이번에도  대부분의 피해자가 서민들이라는 점이다.
50만원도 채 안되는 생활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자돈,  3년 동안 적금 부어 겨우 마련한 전세자금, 자식 교육비로 쓰려고 온갖 고생 무릅쓰고 아등바등 모아놓은 쌈지돈 등 나름의 사연을 담은 이들의   '목숨줄'이   지금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실제로  흔적 없이 사라져버릴 지도 모른다. 
 누군가  이 불쌍한 돈을  날름 한 입에 집어삼킨  탓이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서민들의 꿈과 희망이 산산이 부서졌는데 이를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 막히고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상상을 초월하는 관련자들의 무능과 도덕 불감증에 분노가 치민다.
대주주가 운영하는 사업장에 거액을 몰아주거나 차명계좌와 특수목적 법인을 동원해 불법영업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검증되지 않은 두 곳의 사업체에 자산의 70%를 올인하는 무모함은 차치하고라도 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시지가 12억원의 땅을 담보로 1000억여원을 대출해 준 사례가 발각됐고 은행 자산을 대주주의 사금고로 운용했다. 무능한 경영진의 무책임한 투자결정이 부실경영을 재촉했다. 그런 식의 방만한 경영으로 수조원의 자산을 흔적도 없이 날리는 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또 있다. 부실을 감추려는 몰염치가 고객 피해를 키운 사례도 적지 않았다. 고이율의 이자나 허위 BIS 정보로 고객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도 모자라 토마토2 저축은행의 경우, 자본시장법을 어기면서까지 퇴출 위기에 놓인 토마토저축은행의 후순위 채권을 파는 편법을 감행했다.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이었겠지만 고객의 손해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이들 은행을 감독관리 해야 할 금융당국의 몰염치는 설상가상 그리고 목불인견이었다.
저축은행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의무를 저버린 직무유기는 그렇다 치고 사외이사 자리를 꿰찬 금융감독원의 퇴직 임원들이 수 천 만 원대에 밥값 대신 한 일이라곤 거수기와 방패막이 역할 뿐이었다.
참으로 부끄럽고 부끄러운 대한민국 자화상이다.
유일한 해법으로 공적자금 투입이 거론되고 있다.
대주주나 권력의 사유화가 허용된 상태의 공적자금 투입은 올바른 저축은행 해결책이 될 수없다는 생각이다.  방만한 경영 형태를 바로 잡고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뤄질 때만이 비로소 저축은행 본래의 기능을 잘 할 수 있다.  툭하면 세금으로 메꿔주는 건 임시방편은  의미가 없다. 본질적인 문제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서민을 볼모로 삼아 지배계급의 꽃놀이패로  삼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선  안될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과 위정자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게 있다.
깊은 이해로 국민과 소통하고 넓은 그루터기로 언제든지 국민이 기대고 의지하고 싶어 하는 국가 지도자로  되어달라는 것,  그리하여 이 땅에서 더 이상 서민들이 슬퍼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지도자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역사에 남는 대통령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신뢰를 잃지 않는 일이다. 
이를 명심하고 국민 신뢰를 최우선의 원칙으로 삼는  대통령이 되어주길 바란다.
                             (2011. 9. 20)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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