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4일 토요일

홍문종 생각 - 용이 되다

용이 되다


12월 4일, 오늘은 유난히 촘촘한 일정으로 진행된 하루였다.
사실 일주일 전부터 오늘의 벅찬 스케줄을 걱정했고 당일인 오늘 아침에는 이른 시간 일어나 동선 처리를 구상하고 연구할 정도로 부담스러웠던 일과였다.
서로 반목하던 지인들을 화해시키는 일과를 필두로 사촌과 친구 아들의 혼사가 치러지는 2곳의 결혼식장을 찾았고 외빈으로 초대받은 의정부 중.공고 동문회와 경민고 동문회에 참석해서 축사를 했다. 그리고 연이어 일정이 잡힌 스탠포드와 하버드 동문회와 미 8군 샤프사령관이 주관하는 송년모임, 죽마고우들의 모임에 이르기까지 거의 살인적인 일정이었으니 왜 아니겠는가.

그러나 하루 일과를 마감하고 돌아보니 그 어느 때보다 마무리가 잘 됐다는 생각이다.
포만감에 행복하기까지 하다.
사촌동생이 아들을 장가보내는 식장에서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지들과 안부를 나눌 수 있었고 아들 결혼식에서는 오래된 인연들이 진정성을 담아 건네는 정겨운 덕담들이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지역 동문회 모임에서는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고 사회 곳곳에서 성공을 거두고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 출신 인사들이 마음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스탠포드와 하버드 동문회에서는 이국 땅에서 고충을 나누며 열정을 쏟던 동무들과의 젊은 날 추억이 떠올라 행복했다. 그리고 마지막 일정으로 잡혀있던 절친들과의 만남에서는 모든 걸 내려놓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성공적인 마무리가 되기까지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솔직히 오늘 아침만 해도 우중충한 날씨 탓인지 무거운 마음이었다. 개운하지 않은 뭔가에 짓눌린 기분이었다.
그러나 하나 둘 모임이 진행될수록 가슴 속 먹구름이 걷히면서 내가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와 그리고 사명들이 또렷해졌다. 그리고 기운이 나기 시작했다.
모임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을 보이며 기대감을 보여줬던 정황이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정말 오늘은 가는 곳 마다 유난히 내게 집중하는 분위기였고 고스란히 에너지가 되어 나의 의욕을 자극하고 독려했다. 그리고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충만하게 채워줬다. 덕분에 대한민국 미래 발전에 나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피어올라 설레기까지 했다.
역시나 내게는 못 말리는 정치적 DNA 인자가 들어있는 게 틀림없다.

연말연시가 되면 갖가지 형태로 많은 모임이 진행된다.
그 모임들을 통해 지금껏 살아온 삶의 궤적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비디오를 돌려보듯 지난 시간을 현실에 비춰보며 현재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그러나 생각처럼 모임이 좋은 결말만 있는 건 아니다.
가끔 지나친 망년회 음주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사고로 이어지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번만큼은 무탈하게 넘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망년회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술에 취해 과거를 잊자는 그런 취지의 송년 모임도 카타르시스를 위해 필요하기는 하다. 그러나 어차피 망년회를 하는 그 순간조차도 곧바로 과거로 편입되는 게 인간사임을 감안할 때 차라리 미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는 송년모임이 생산적이지 않을까 싶다.
특별히 모임을 통해 어려워진 경기에 풀죽은 이들을 기운 차리게 할 수 있다면 더 할 나위없는 성공이라 하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모임을 주도하는 이들의 철학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좌중을 어떤 형태로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모임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각 모임을 주재했던 회장단 여러분께 감사하고 싶다.
내게 참으로 큰 행복을 줬다. 용이 되어 승천하는 기세를 느끼게 했다.




(2010. 12. 4)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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