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5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오바마의 칭찬

오바마의 칭찬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해 1월부터 지금까지 342회의 연설에서 36번(참고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호주와 영국은 각각 6회와 9회, 일본과 프랑스는 17회, 싱가포르 1회, 대만 2회 정도다)이나 ‘코리아’를 언급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워싱턴포스트지의 보도가 있었다.

오바마의 잦은 ‘한국 언급’은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과 믿음이 반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바마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오바마가 연설 석상에서 ‘코리어 벤치마킹’을 외쳐대는 모습은 그다지 생경하지 않다. 대통령 취임 이후 고국인 아프리카 첫 방문길에 나섰을 당시에는 자신이 태어났을 때만 해도 한국을 능가하던 케냐와 같은 아프리카 국가의 1인당 경제규모가 지금은 완전히 추월당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프리카 가나 의회 연설을 통해 ‘한국을 배우라’고 조언한 것도 오바마의 그 같은 심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본국인 미국은 물론 세계 여러나라를 향해서도 ‘대한민국’을 외쳐주는 오바마 덕분에 세계인에게 대한민국이 소개되는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세계 최강국 대통령의 칭찬이 싫지는 않다. 세계 시장에서 그만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자부심에 솔직히 우쭐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조금만 더 깊게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그러진 대한민국의 실체가 곧바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경제발전의 롤모델로 추켜세우고 있는 우리의 경제 실상만 해도 그렇다.

전체적으로 커지고 있는 우리 경제의 파이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의 몫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금감원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하게 불공정 거래가 횡행하고 있다. 이런 불합리한 점들이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다.

이를 선결하지 않고는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의 경제발전이 존재할 리 없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도 엊그제 당 회의에서 안을 들여다보면 기층민들의 생활이나 삶의 질은 추락할 대로 추락하고 부의 편중에 대해 아무런 해법도 제시되지 못한 채 3%의 재벌들이 90%의 富를 독식하고 있는 한국 경제발전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과대포장은 교육현실이라고 다를 바 없다.

우리의 높은 교육열에 대한 오바마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양심상 우리교육에 대해 밝은 전망을 내놓지 못하겠다. 그 많은 후유증을 외면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제1의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는 건 맞다. 그렇지만 교육의 질을 담보하지 못하는 양적 팽창은 교육현장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다른 교육열은 오히려 학생들의 삶을 노예의 그것으로 전락시키는 주범이 되고 말았다.

독창성 없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우리의 교육현실이 문제되지만 개선의 여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렇듯 엄청나게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우리 교육이 세계인의 부러움을 살만한 가를 생각하면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부의 편중현상으로 야기된 빈부갈등과 창의력 부재로 비전제시가 불가능해진 교육현장은 21세기 미래한국을 가로막는 명백한 걸림돌이다.

이를 제거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 없이 우리의 미래는 단연코 없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 특별히 소외되고 버려졌다고 생각되는 지역에 대한 과감한 인프라 투자 등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 계층 간의 갈등해소를 위한 해법 차원에서라도 정부당국의 고민이 있어야한다고 본다.

교육현안에 대해서도 남의 일처럼 구경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대안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어야겠다. 대학이 됐건 중고등학교가 됐건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교육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교육정책은 어떨까 싶다.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만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일단은 21세기 대한민국과 개인의 미래를 제대로 개척할 수 있는 자격증에 도전해보자.

다른 사람의 칭찬을 100% 즐길 수 있는 자격을 갖추자. 그것도 행복이니까.

시작이 반이라고 하니 낙관해도 좋을 듯 하다.
(2010. 8. 5)

....홍문종 생각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