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또&또

또&또

‘역사가 흐른다’는 표현은 잘못됐다.
오늘 자 뉴스 타임라인에 등장하는 소식만 봐도 역사는 확실히 반복한다.
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넘긴 국회, 쇄신 약속을 만병통치약처럼 들이미는 정치권, 전산망 장애로 먹통이 된 농협, 고물가에 허덕이는 서민 경제...
 9년째 이어지거나 작년에도, 지난달에도, 불과 얼마 전에도 접했던 소식이 대부분이니 새로울 리 없다. ‘또’ 라는 한 글자만 집어넣으면 언제고 완벽하게 ‘재활용’ 할 수 있는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는 안되는데 후원금을 도박으로 탕진한 파렴치한 사회복지 시설장의 횡령사건도 단골메뉴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번번이 몸값 표적이 되는 선원의 안위 걱정도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역시나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게 없다.
개성있는 방송을 표방하면서 일제히 ‘소문난 잔치판’을 벌였던 종편들도 애초 주장과는 달리 김빠진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야심차게 들고 나온 것이 고작해야 ‘앳된 얼굴의 강호동이 23년 전 야쿠자 모임에 참석했다는 해묵은 가십거리여서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학자 출신으로 봉황의 꿈을 꾸었던 이는 많았으나 그다지 좋은 매듭을 짓지 못한 정치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조순 전 부총리, 이수성, 정운찬 전 총리 등의 쓸쓸한 뒷모습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잠수와 출몰(?)을 반복하는 절묘한 타이밍으로 정치적 몸피를 키우는 안철수 원장도 자칫 실속 없이 ‘소문만 큰 잔치’로 끝날 수 있다. 확고한 정치적 신념과 철학이 아닌, 노림수의 일환이라면 사람들의 눈을 오래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정치관련 동선이나 행동양식이 분석대상이 되면서 안원장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제기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이런 상태로 출마를 하니 안하니, 입당을 하니 안하니 설왕설래만 무성하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그 자신의 몫으로 남기 마련이다.
‘안철수 현상’이 정치권을 빅뱅 상태로 몰아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부정하자는 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안철수 현상’을 안 원장의 정치적 능력이나 정치적 검증 절차 면제의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고비다.
정치가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다. 그렇다 한들 손 놓고 구경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는 정치가 국민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정말로 크기 때문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불상사를 방지하고 상처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한 이유다.
일테면 정치를 하려는 사람은 정치판에 들어오고, 교육을 하려면 학문적 연구에 더 정진하고, 정당은 확실한 새 판으로 당 쇄신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고, 재벌은 재벌대로 문어발 같은 탐욕을 버리고 더불어 사는 방법에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 어려운 서민경제만 해도 세계적 추세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많지만 서민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맨 분발을 강요하기보다 구체적인 자립기반을 위한 카테고리 형성에 만전을 기하면 가능하다. 소말리아 역시 적절하고 유연하게 대처했다면 한국 선원만 잡혀가는 어이없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21세기는 대한민국 사회가 도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어두운 과거를 단절하고 새로운 희망을 이정표 삼아 국운 융성을 도모해서 제2의 도약기를 준비하자.
식상한 권태로움이 아닌 청량한 자극에서 비롯된 건장한 웃음코드가 될 수 있도록 하자.
지나간 시간은 확실한 매듭으로 묶고 다가오는 미래를 두팔 벌려 활짝 껴안아보자.

(2011.12.2)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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