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4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고용세습



고용세습
역시 인간의 욕심이 문
제다. 
탐욕 때문에 매번 그 자리에 머물게 되면서도 흔쾌히 놓을 수 없어  한계에 노출되는 딜레마가 반복되는 것 같다.
탐욕은 패착을 초래하게 돼 있는데  이는  우선  당장  현대자동차  노조의 자가당착으로  현실에서 확인하고 있는 바다.
노조는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자녀가 원하면 정규직 신분을 보장해 달라는, 이른 바 고용세습 단협안을 사측에 요구했다는  소식에 비난 여론이 봇물을 이룬다. 자기 배만 부르면 된다는 식의 탐욕을 부린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귀족 노조’라는 곱지 않은 별칭을 달고 있는 처지다.
더구나 그동안 경영권 세습을 비난하던 행보 때문에라도 노조의 고용세습 요구는 명분도 설득력도 없다.
도대체 이들의 이기적인 요구가 외교통상부의 장관 딸 특채 사건이나 내로라하는 재벌가의 2,3세 경영 세습과 무엇이 다른 지 묻고 싶다. 자신들이 그토록 입에 거품을 물고 반사회적 이슈로 몰아세우던 사안들과 뭐가 다른 건지 모르겠다.
그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이중적 행태였던  것이다. 
 
현대 자동차가 누구나 적을 두고 싶어 하는 좋은 직장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고용세습이 기업은 물론 당사자들에게 생산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기회가 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정당한 경쟁 구도는 구성원 저마다의 개인적 기량을 활성화 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거치지 않고 특혜로 직장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경쟁력을 양산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하는  것이다.  개인적 소양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현대자동차가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기까지는 구성원의 역할이  지대했다. 
구성원의 뛰어난 경쟁력이 현대 자동차를 세계 시장 반열에 우뚝 설 수 있게 한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앞으로 국제사회의 경쟁 가도는 점점 더 거세지고 한국에  대한 압박 역시  더 심해지는  추세인데  능력과 상관없이 고용세습이 이뤄진다면 결과는 보나마나다. 해당 기업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전체의 몰락으로 이어지게 돼 있다.
노조의  집단 이기심이  심각한 국가적 손실 차원으로 확대되는 결과를  배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자식이 고우면 떡보다 매를 들어야하고 고기를 잡아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자식 훈육의 기본이다.  그런 측면에서  고용세습을 해석하자면  기업의 안녕 뿐 아니라 자식들의 미래에도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이  될 게 분명하다.  노조는  자식의 취업을 걱정하면서도 특별 채용이 자식들의 경쟁력을 퇴화시키게 될 가능성은 간과하는 우를 범했다.   쇠를 부식시키는 ‘녹’처럼 생존의 치열함을 알지 못하는 무사안일함이 어떤 식으로 기업은 물론 자식들을 망가뜨리게 될지에 대한 고려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부모의 과잉 애정이 자식들의  앞날에 장애가 되는  부작용이 속출하는 요즈음이다.  
더구나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다. 
그저 내 자식의 안위만 챙기려드는 천박한 이기심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마비된 양심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구직난에 방황하는 이 땅의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저버려서는 안되겠다.
그들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면 최소한 우리 사회가 정의의 질서아래 공정하게 순환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그것이  반드시 이행해야 할 우리들의 역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고용세습.
탐욕의 자화상 앞에서  문득  할 말을 잃게 된다.    
부끄러움 때문에 얼굴이 화끈 거린다. 
코미디도 아니고...단순한 해프닝으로  그치길 바라는 마음이다.
많은 이들이 격분하고 거센 비난을 퍼부을 만하다는 생각이다.
                                                      (2011.  4.  23)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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