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0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진정성의 힘

진정성의 힘 
살아가면서 진정성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조용필의 소록도 공연도 그랬다. 진정성에는 반드시 감동이 따르기 마련인 법칙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작은 약속을 잊지 않았던 슈퍼스타의 진정성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결과다.
그런 점에서 불발에 그친  ‘4.19 사과 파동’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과를 전하려던 이승만 전 대통령 측의 뜻이 4·19혁명 관련 단체의 공식 거부로   무산되고 말았다. 
참배를 위해 묘역을 찾은 이 전 대통령 측 일행과 이를 저지하려는 희생자 유가족들 사이에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반백년 세월에도 엇갈린 갈등의 고리를 풀어내지 못하고  등을 지는 돌아서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얼마나 깊은 원한이기에 오랜 세월에도 앙금이 남은 걸까 싶지만 ‘진정성'을 항변하는  희생자 측의 입장을  떠올리니  생각이  많아졌다.  진심을 담아   절박한 심정을  덧붙였다면  상황은 분명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며칠 전 가족과 함께 찾았던 강남의 한 공연장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부제로, 좋은 소비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 소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삶을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아 진행된 음악회(Social Responsonsibility Concert)였다.
이날의 출연진은 김현철, 이치헌과 벗님들, 김세환, 변진섭씨 등 네 명의 가수들이었는데 저마다의 히트곡을 부르며 무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무대  분위기가  제일 좋았던 가수는 뜻밖에도 최고령(?)인 김세환씨였다. 48년생이라는 적지 않은  연륜의  그가 그 날의 출연진 중에서  군계일학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통기타 붐을 일으킨 세시봉 멤버라는 후광 효과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무엇보다 그의 진정성이 관객에게 어필한  점이 주효했던 건 아닐까 싶다.  단순한 매뉴얼이나 테크닉 위주의 프로세스를 넘어 진심을 담은 공연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케이스라고나 할까.
 어차피 좋은 취지의 프로모션과 참여하는 사람들이 확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더 확실하고 분명한 결과를 보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어떤 일을 해도 그 작업에 혼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가수가 됐건 선생이 됐건 정치인이 됐건- 그 작업은 얄팍한 테크닉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게 돼 있다.
그런 점에서  최선이 함께 어우러진 진정성은 최고의 가치창출의 보고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는 기계의 출연을 허용했다. 머지않아 가정용 로봇이 인간의 가사노동을 대체하게 된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테크닉만으로 우리 사회에 진정한 감동과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승복- 우리 사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를 지켜내고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감동으로 전할 수 있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에게 주는 감동이 없고 재벌이 근로자들에게 주는 감동이 없다.
카이스트 재원들이 스스로의 목숨을 끊거나 남편을 죽이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피할 수 없었던 여인의 비극적인 삶도  감동의 부재로 인한 막막함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외국의 경우, 빈곤국을 위한 기금이나 에이즈 퇴치, 반전 운동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를 개진하고 확산시키데 앞장서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효과도 큰 것 같다.  점차 그런 문화들이 만들어지고 사회적 참여와 호응이  커지는 분위기인데  우리나라에서도  단순한 돈벌이보다 사회적 취지에 확신을 갖고 관심을 갖는 연예인들이 늘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하기는 싫다
어렵지만   이 세상을  진정이  넘치는  감동의 도가니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나를 지배하고  있다.
그렇게 모두가 하나로 거듭나는 사회를 꿈꾼다면  지나친 이상주의일까?
묻고 있지만  진정성에 대한  확신이 더 크다.
                                                           (2011 . 4. 20)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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