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17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4.27 선거 관전법

4.27  선거 관전법
공식일정에 돌입한 재보궐 선거전으로 정국이 들떠있다.
그러나 달아오른 건 표심경쟁에 조급증을 내고 있는 후보군뿐이다. 
세상에 더 없는 ‘일꾼’임을 자처하는  구애에도 불구하고 정작 유권자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각 선거 캠프마다 표심을 읽어낼 수가 없다는 하소연이 넘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 어느 때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야 할 것 없이 그만큼 국민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은 정당이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는 볼만하다는 생각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12년 대선 지형의 변수를 미리 탐색해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제공하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정당 정치는 선거 때마다 영남이면 영남, 호남이면 호남 등 지역에 따라 ‘텃밭’이라는 이름으로 고착돼 있었다.  대체적으로 그 지역의 투표 성향이 일정한 틀을 유지함에 따라 투표 결과에 대한 예측 또한 가능했다.
어떤 의미에서 유권자들을 지역갈등의 볼모로 만들어 권리행사를 제한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는 선거가 될 것 같다.
재보궐 선거의 특수성 때문에 일반적인 정치이론이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기존의 예상치와는 상당히 다른 방향의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럴 만한 징후와 조짐들이 눈에 많이 뜨이고  있다. 
이른 바 텃밭으로 믿고 있던 곳에서의 ‘이변’이 일어난다면?
여야 구분없이 특정 정당의 일방적인 승리 개념보다는 엄청나게 큰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질서를 갈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동인으로, 구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메시지로서 존재하는 중차대한 역할로 말이다.

변화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는 거센 물결이 기존의 정치 질서나 사회 구조를 허물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어떤 의미에서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새 시대를 위한 새로운 비전과 그 가능성에 대해 이미 결론이 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물론 내게 선거 판세를 예측할 수 있는 전문적 감각이 있거나 해당 지역 분위기를 세밀하게 연구한 결과는 아니다. 그렇다고 그동안 금과옥조처럼 지켜 온 묵은 가치나 질서를 외면하자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미 그것들을 지켜야겠다는 사람들의 각오에 힘을 실어주기에 충분한 사인들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
며칠 전 여당 초선의원으로서 몸싸움 거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법안심사소위에서 기권표를 던져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부결시킨 홍정욱 의원의 경우도 그 예가 될 수 있다.
결과론 적으로 허를 찔린 셈이 됐지만 누구도 당론에 의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왔던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의원 개인의 소신을 선택한 홍의원을 제지하지 못했다. 그의 행보에 대해 당 내부의 복잡한 셈법과는 별개로 여당내 기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거라는 관측도 있고 용기와 소신의 주역이 되어 민심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선거가 여야에 보내고 있는 시그널은 그 어느 때보다 독특한 것 같다. 
조금만 관찰하면 양 진영 모두 이기는 선거를 치룰 수도 있고 동시에 패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 결과가 특정 정당에만 유리한 국면을 제공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어느 편에 속해있건 선거판 징후들을 잘 분석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을 얻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를 재보궐이라는 한정된 틀에 가둬  생각하지 않는 게  좋겠다. 
이번 선거를 통해 총선과 대선을 볼 수 있는 진영이야말로 더 큰 의미의 선거를 예비할 수 있음이다. 
그나 저나 유권자의 권리행사는 투표 참여에 있다는 사실만큼은 잊지  말자.                                              (2011 . 4. 17)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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