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6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성폭행, 우리 모두의 문제다

성폭행, 우리 모두의 문제다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다.

나라 전체가 아동을 상대로 한 성범죄 때문에 발칵 뒤집혀 있는 이 와중에 보호자와 함께 있던 아동을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낮에 할머니와 함께 놀이터에서 놀던 여섯 살 여아를 성폭행하려다 검거됐는가 하면 새벽에 집에서 자고 있던 3살, 7살 여아들을 성폭행하려다 함께 있던 할머니가 저항하자 할머니에게 위해를 가하면서까지 재차 범행을 시도하던 범인이 도망가 버린, 믿기 힘든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기가 막힌다.

이제는 홀로 있는 아동 뿐 아니라 보호자와 함께 있어도 그 안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갈수록 도를 넘고 있는 범인들의 인면수심을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 지 정말 걱정이다.




늘어나는 성범죄 배경에 혹시 환경 파괴가 관련돼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환경 파괴가 비정상적인 주변 여건을 형성하고 그것이 인간성 파멸 초래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단초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마치 정신질환이 유발되는 과정처럼 말이다.

인간성 파괴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마저도 저버리는 ‘무개념’의 범죄를 양산시킬 수 있다는 가정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솔직히 아동 성폭행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번 처음 일은 아니다. 그 때마다 화닥닥 끓어오르는 여론을 타고 금방이라도 범죄가 '박멸‘될 듯한 기세였지만 결과는 언제나 도루묵으로 끝난 전력이 있다.

인간의 추악함이 어디까지 하한선을 두고 있는 건지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대안 제시가 무기력해지는 분위기다. 성폭행 근절을 위해 ‘화학적 거세’ 등의 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근본적 치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하기만 하다. 오히려 사회적 관성이 되어 ‘불감증’을 키우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나로서도 무슨 뾰족한 대책이 있는 건 아니지만 깨우치도록 알려주는 게 그나마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타의에 의해 강요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 인격체임을 가르쳐줘야 한다. 특히 물리적 힘으로 상대의 권리영역을 침범하는 행위가 얼마나 큰 죄악인지를 어렸을 때부터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내가 타인의 침범이 싫은 것처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중고등학교에서 윤리나 도덕 부분을 강화하는 노력이 실천돼야겠다. 솔직히 그동안 학력 만능주의에 치여 자라는 세대에게 정작 필요한 인성 교육이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좀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교육현장의 인성강화 교육에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방법의 일환으로 신앙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싶다.

모든 종교들이 계파나 종파를 떠나 인간의 기본소양을 쌓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면 사회적으로 인간성 회복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즈음 교회나 사찰들이 너무 눈에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역사회의 공동체 교육을 통한 방법은 어떨까 싶다.

마을 단위로 건전하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어른들이 주체가 되어 특별히 우려되는 사람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행하는 일종의 시민교육 형태가 그것이다.



아동 성폭행 피해자의 경우,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트라우마를 갖게 되고 심하면 인격 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

한 순간의 비뚤어진 욕망이 한 사람의 인생을 철저히 망가뜨릴 수 있는 성폭행에 대한 문제의식을 달리가져야 할 시점이다.

대담해지고 만연돼 있는 범죄행각만 봐도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으로 처리할 수 없는 다급한 지경이 됐다. 우선 당장 어느 누구도 피해범주에서 자유롭다고 장담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도 그렇다.

우리 모두의 책임과 의무라는 생각을 갖고 성폭행 근절에 한마음으로 나서야하는 이유다.
(2010.7.7)
...홍문종 생각

댓글 없음:

댓글 쓰기